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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주제 유지하되 소재 달리해 다양한 연령·계층 아우를 수 있어

배셰태 2011. 7. 3. 17:13

[Weekly BIZ] 형식·주제 유지하되 소재 달리해 다양한 연령·계층 아우를 수 있어

조선일보 경제 2011.07.02 (토) 

 

커뮤니케이션 인사이드-미투데이와 원타임애드

 

조경식 제일기획 마케팅전략본부장

 

네이버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미투데이'는 최근 두 달간 하루에 한 편씩 총 60편의 서로 다른 광고를 내보냈다. 제품 광고의 수명이 보통 한두 달, 짧아도 일주일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미투데이는 광고를 말 그대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한 것이다.

예를 들어 5월 8일자 광고에는 어버이날 에피소드를 담았다. 광고가 시작되면 책상 위에 어머니가 남긴 영수증과 메모가 보인다. '바쁠 것 같아서 선물은 내가 알아서 샀다. 입금해라. 고맙다.' 광고 속 주인공은 이 메모를 휴대전화 사진기로 찍어 미투데이에 올리고 '어버이날 엄마의 배려. 자식 생각을 너무 하신다'라고 글을 남긴다. 곧바로 주인공 친구들의 답글이 붙
는다. '선구매 후입금!', '폭풍 배려'. 광고는 '나, 오늘 지금. 미투데이'라는 엔딩카피로 끝난다.

6월 6일은 자전거 편이다. 주인공은 바퀴만 남기고 도둑맞은 자전거 사진과 함께 '바퀴라도 남겨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나'라고 글을 올리자 '내 자전거는 안장만 남았음', '자전거의 명복을'이란 답글이 달린다. 엔딩카피는 역시 '나 오늘 지금. 미투데이.'

형식과 주제를 유지하되 매번 소재를 달리하는 광고를 '원타임애드(One-Time Ad)'라고 부른다. 우리 말로 하면 일회용 광고쯤으로 번역되는데 제품의 주기가 짧거나 광고 대상 소비자의 연령이나 계층이 다양해 이들을 두루 공략할 때 쓰인다.

이런 광고의 장점은 매번 다른 소재를 통해 보는 사람의 흥미를 높이고, 광고에 대한 집중력을 유지해준다는 점이다. 시트콤처럼 사람들로 하여금 다음 에피소드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소재는 사람들의 선호도 및 인지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이를 '신기성 효과(Novelty Effect)'라고 부른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서도 새로운 소재는 그 자체로 강력한 힘을 갖는다. 특히 이야기의 설득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직원들에게 회사의 비전이나 방침을 이야기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회사의 비전은 중요한 메시지이기 때문에 여러 번 반복해 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매번 똑같이 하면 듣는 사람에게는 고역이다. '잔소리'나 '만날 그 타령'처럼 부정적인 반응만 돌아올 수 있다.

일본의 제과회사인 '고토부키 스피릿'은 다른 전략을 택했다. 이 회사는 회사 비전에 대한 직원 개개인의 의견을 모은 뒤 매일 조회시간에 한 사람씩 자신의 의견을 전체 직원 앞에서 발표하도록 했다. 말하는 직원 입장에서는 동기부여가 되고, 듣는 직원들 역시 매번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회사의 비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네이버 미투데이에서 배우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스킬-1. 신기성 효과(Novelty Effect): 반복해야 하는 이야기일수록 늘 새로운 소재로 얘기하라 2. 생활의 단면(Slice of Life): 일상 속의 순간순 간을 관찰해서 이야기 소재로 삼아라

하지만 어떻게 하면 새로운 소재를 찾을 수 있을까?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그 가운데 일상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광고계에서 쓰는 방법 가운데 '생활의 단면(Slice of Life)'이라는 기법이 있다. 흘러가는 일상의 한 부분을 잘라내서 돋보기로 들여다보듯 자세히 표현하는 방식이다. 미투데이의 광고 소재를 보면 빨래건조대가 된 러닝머신, 술 마시고 잘못 신고 온 짝짝이 구두처럼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을 한 번 더 돌아보며 발견한 소재가 많다. 이런 광고가 설득력이 있는 이유는 일상 속 이야깃거리에는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해서 언제나 빳빳한 정장 느낌의 대화만 오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생활의 단면에서 찾은 소재, 이야깃거리가 서로의 긴장감을 완화하고 문제를 해결하거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최근 SNS를 이용하는 경영자들의 인기가 높은 이유도 이들의 메시지 자체가 의미심장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일상에서 얻은 새로운 경험을 소재로 직원이나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때문이다. 오늘은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며 비즈니스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줄 이야깃거리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