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검토] 김남국 손대는 코인마다 급등, 이게 우연?…檢이 포착한 것■■

배세태 2023. 6. 25. 17:32

김남국 손대는 코인마다 급등, 이게 우연?…檢이 포착한 것
중앙일보 023.06.25 하준호 기자
https://www.google.co.kr/amp/s/www.joongang.co.kr/amparticle/25172271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수십억원대 암호화폐(이하 코인) 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시선은 김 의원이 코인을 대량으로 사고 판 절묘한 타이밍에 꽂혀 있다. 그간 암호화폐거래소와 전자지갑 서비스 제공 업체, 이와 연결된 시중은행 계좌 등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거래 내역에 대해 상당 부분 분석을 마친 결과다.

김 의원은 2021년 1월 보유 중이던 LG디스플레이 주식을 팔아 약 9억9000만원을 코인 초기 투자금으로 사용했다. 이후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이른바 ‘잡코인’ 여러 개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수억원 이상 들여 대량 매집한 코인들의 가치는 김 의원이 사들인지 얼마 안 지나 급등하곤 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자신의 코인 거래 의혹과 관련해 "미공개정보 제공 의혹 제기는 아무런 구체적인 근거도 없거니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 소환을 한다면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도 응하겠다"고 썼다. 사진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리특위 윤리심사자문위 2차 회의에 출석하는 김 의원의 모습. 뉴스1

25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21년 2월 비트토렌트에 처음 투자했다. 비트토렌트는 김 의원이 투자한 뒤 두 달여만에 가치가 10배 이상 뛰며 고점을 찍고 서서히 하락했다. 김 의원은 이 거래로 초기 투자금 약 10억원을 4배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9월
종자돈을 불린 김 의원은 2021년 9월 빗썸에서 위믹스 2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위믹스의 시세는 두 달 뒤인 같은해 11월 치솟아 평가액도 한때 80억~100억원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시기 위믹스의 발행사인 위메이드가 시세조종(MM·Market Making)을 통해 인위적으로 코인 시세를 띄운 정황이 있다고 보고 있다.

#2022년 2월
김 의원은 지난해 2월 대체불가토큰(NFT) 프로젝트인 메타콩즈의 메콩코인을 약 5만7000개(당시 약 3억9000원) 매수했다. 아직 상장되기 전의 메콩코인의 가치는 같은해 4월 메타콩즈의 ‘중앙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 확정’ 공지 이후 급상승했다. 비록 원화마켓 진입은 무산됐지만, 메콩코인 가격은 일시적으로 2.5배(약 1만7000원)로 올라 김 의원이 보유한 메콩코인의 평가액도 한때 약 10억원에 달했다.

#2022년 4월
김 의원은 지난해 4월 21일부터 5월 3일까지 코인 예치·교환 서비스인 클레이스왑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위믹스 등을 비상장 코인 마브렉스 약 1만9700개(당시 약 9억원)로 교환했다. 이후 5월 4일 마브렉스가 빗썸에 상장(5월 6일)된다는 사실이 공개됐고 마브렉스의 가치도 급등했다. 김 의원이 매수할 당시 개당 약 4만5000원 선이던 마브렉스 가격은 상장 직후 6만원대로 올랐다. 다만, 김 의원은 같은 시기 마브렉스 일부를 스테이블코인 테더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매도했다.

김남국 의원이 지난해 4월 21일부터 매집한 비상장 코인 마브렉스는 상장일인 5월 6일 가격이 급등했다. 자료 변창호코인사관학교

검찰은 김 의원의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에 대해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적용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 의원이 (문제의 코인들을) 상장 직전에 산 건 사실 아니냐”며 “상장 관련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것은 아닌지 따지는 건 합리적 의심”이라고 말했다. 뇌물 또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의 경우 금품·현물이 아니더라도 투자 등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성립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메타콩즈는 2022년 2월 초에 예치해서 약 1년 5개월 장기간 계속 보유 중이고, 마브렉스의 경우 약 10개월 장기간 보유하면서 심지어 중간에 추가로 재투자하기도 했다. 장기 예치 중 메타콩즈와 마브렉스는 각각 구매단가 대비 약 99%, 96% 하락했고 그에 따라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서 단기에 큰 수익을 얻고 나오는 거래 패턴과 명백히 다르다”고 해명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실제 차익 실현이 없었다면 김 의원이 억울한 측면이 있겠지만, 미공개 정보를 제공하는 측에선 언제 사서 언제 팔라는 얘기까지는 안 하지 않겠느냐”며 “김 의원이 어느 시점에 팔았다면 큰 수익을 봤을 텐데 조금 더 갖고 있는 바람에 손해를 본 건 미공개 정보를 받았는지 여부와 완전히 별개의 얘기”라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달 25일 본회의에서 국회의원을 포함한 고위공직자의 재산 신고·공개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일명 '김남국 방지법')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뉴스1

#연말매수·연초매도
검찰은 2021년부터 매년 연말 코인에 거액을 투자한 뒤 연초에 이를 처분한 김 의원의 거래 형태에도 주목하고 있다. 김 의원은 2021년 12월 31일 빗썸 연결 은행계좌에서 약 90억원 어치의 코인을 매수하곤 새해(지난해 1월)가 밝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약 50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지난해 12월 31일에도 연결 계좌 속 약 10억원을 코인에 투자한 뒤 해가 바뀐 지난 1월 비슷한 액수 상당의 코인을 팔았다.

공직자 재산 신고 기준일은 매년 말일이다. 이에 검찰은 김 의원이 공직자 재산 신고를 회피할 목적으로 편법을 쓴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과태료 사안인 허위 등록과 형사처벌 대상인 등록 거부 중 어떤 것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법리를 검토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는 요건이 굉장히 엄격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 “그 어떤 불법도 위법도 없다.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불사하겠다”며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으나, 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에 대해선 따로 해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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