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스마트 워크

배셰태 2011. 6. 21. 15:43

스마트 워크

강원도민일보 칼럼 2011.06.20 (월)

 

벌써 일주일 여 전 장마가 시작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비 소식은 없고 연일 낮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이어진다. 주말이면 탁 트인 바다, 또는 산과 계곡을 찾는 인파가 그야말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룬다. 지난달 6일 입하(立夏)를 맞은 지 달포가 지난 점을 상기하면 그럴 때가 됐지 싶다. 절기상으로야 이미 여름의 한가운데에 들어선 것이고 어제 오늘 뜨거운 날씨가 조금도 이상스러울 것 없다.

 

이틀 뒤면 일년 중 해가 가장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길다는 하지(夏至·22일)다. 지난 해 겨울 밤이 가장 긴 동지(冬至)를 지낸 것이 엊그제 같지만 시간은 어느새 그 대척점에 당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는 24절기 가운데 열 번째로 망종(芒種·6일)과 소서(小暑·7월 7일) 사이에 든다. 여기 저기서 덥다 덥다 아우성이지만 정작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는 소서는 아직 보름이나 남았다.

 

열흘 뒤면 달이 바뀌고 말그대로 ‘열하(熱夏)’의 시간이 된다. 7일이 소서라 했거니와 초복(初伏·14일) 중복(中伏·24일)과 대서(大暑·23일)가 버티고 있다. 오락가락 하던 장마도 완전히 물러나고 ‘염소뿔도 녹는다’는 말이 나올 만큼 더위가 맹위를 떨치게 된다. 음력 유월 한 달을 온통 지지고 볶은 다음에야 더위는 차츰 수그러든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쉽게 지치고, 생활에 활력이 떨어진다. 이럴 땐 보양식으로 체력을 지키고 휴식을 통해 기운을 충전하는 것이 오랜 삶의 지혜다. 옛 사람들은 휴식을 통해 더위를 피하고 에너지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았다. 휴식이 일로부터의 탈출이 아니라 또 다른 일의 시작으로 여겼던 것이다.

 

실적과 성장의 이데올로기에 빠져 있다는 소리를 들어 온 기업들이 최근 휴식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큰 변화다. 최근 삼성전자가 들고 나온 ‘워크 스마트(Work Smart)’는 그 사례 가운데 하나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의 최지성 사장은 직원 컨퍼런스에서 “열심히 일해서 성공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업무와 개인의 삶을 균형있고 스마트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업무 효율도 올릴 수 있다는 것. 이 여름을 어떻게 날 것인가? 이 문제가 개인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관심사가 돼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