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미국 전문가들 “북한 미사일 도발은 ‘핵전쟁 연습’…억제 가능 여부엔 엇갈린 분석”■■ 

배세태 2023. 2. 22. 15:02

미 전문가들 “북한 미사일 도발은 ‘핵전쟁 연습’…억제 가능 여부엔 엇갈린 분석”
VOA 뉴스 2023.02.22 조은정 기자
https://www.voakorea.com/a/6973563.html

20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 도발에 관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20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의 잇단 미사일 발사 도발에 관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최근 미사일 도발에 대해 미한 양국을 동시에 겨냥하는 ‘핵전쟁 연습’이자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고도화된 북한의 전술핵무기 위협을 더 이상 막을 수 없게 됐다는 비관적 분석이 나오지만, 미국의 방위 공약과 미한 연합 군사력은 여전히 북한의 위협을 압도한다는 인식도 여전합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의 안킷 판다 선임연구원은 이틀 간격으로 이어진 북한의 최근 미사일 도발을 미국과 한국을 겨냥한 “핵전쟁 리허설”로 규정했습니다. 판다 연구원은 21일 VOA에 “북한은 실질적으로 핵전쟁을 연습하고 있다”며 “ICBM과 600mm 초대형방사포 사이에 가용한 전략적, 전술적 옵션이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단거리 무기의 경우 북한은 “스텔스기가 배치된 (한국의) 비행장에 선제적으로 사용할 것임을 이미 분명히 밝혔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도 “북한은 한국, 미국, 일본과 실제로 충돌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을 과시하려 한다”고 말했습니다.시험발사한 무기들의 실제 작동 여부와 관계 없이 “이런 무기들을 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미국과 한국 일본에 보내는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북한은 미한 동맹에 대한 위협을 확대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략 무기로는 미국을 타격하고 전장용 핵무기로는 한국을 인질로 잡겠다는 의도를 부각함으로써” 그런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으로 봤습니다.

북한이 지난 2020년 3월 초대형방사포를 시험발사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전술핵 실제적 위협… 한국 대응역량에 관심

실제로 북한은 최근 시험한 600mm 초대형방사포가 전술핵 공격 수단이라며 한국의 작전비행장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판다 연구원은 “전술 핵무기 공격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북한의 맹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방법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미사일 방어망도 북한의 전술핵 공격을 막기에 역부족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이 입을 피해를 다소 줄일 순 있지만 한국의 도시나 인근에서 전술핵무기 단 1개만 폭발해도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입니다.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기 위해 판다 연구원이 제시한 해법은 “재래식 전쟁 억제”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다는 단서가 달렸습니다. “남북한이 재래식 전쟁에서 맞붙는 순간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위험이 상당해 방어망 등 군사 기술로 해결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따라서 “북한과 협력해 ‘위험 감소’ 노력을 기울이는 게 상책이지만 남북한 간 적대적 관계 등 현재의 환경에서 이를 실천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고 판다 연구원은 설명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고도화 되는 전술핵 위협을 억지하고 실제 충돌이 일어날 경우 격퇴할 수 있을 지는 결론이 나지 않았다”면서도 한국과 일본 공격에 특화된 북한의 무기 역량과 진화에 더 무게를 뒀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은 일본과 한국을 사정권에 두는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에 전술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10년 전부터 보유했고, 이제는 전장용 소형 핵무기 등 개량된 신세대 전술핵무기 개발에 나섰다”는 예를 들었습니다.

반면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역량을 과시한다고 해서 이를 격퇴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미국과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에 더 큰 신뢰를 보였습니다. 특히 “600mm 초대형방사포에 재래식 무기를 탑재하든 핵무기를 탑재하든 방어 원리는 같다”는 전제하에 ‘한국형 3축 체계’가 작동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완벽한 방어는 없지만 “킬 체인(선제 타격),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한국형대량응징보복 체계가 방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게다가 한국이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과 미사일 방어 역량 등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고, 미한일 미사일 방어망 통합 쪽으로 움직이는 것도 한국의 방어 역량 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맥스웰 연구원은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18일 평양국제공항에서 화성-15형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ICBM 역량 과시… “확장억제 약화하려”

북한이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최대 사거리 1만 3천 km의 화성-15형 ICBM을 고각으로 발사한 이번 시험이 제기하는 위협 수준에 대해 전문가들은 엇갈린 진단을 내놨습니다.

판다 연구원은 북한의 핵역량에 대해 “미국을 효과적으로 억지할 만큼 충분히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북한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가능 여부는 부차적 문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 공격을 망설일 만큼 북한 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성공적으로 타격할 확률이 상당할지가 북한의 억지력을 가늠하는 요소”라는 설명입니다.

판다 연구원은 북한이 2017년 처음으로 ICBM 발사에 성공하며 입증한 역량과 이후 계속해서 보여준 기술 진전을 볼 때 미국에 대한 핵 억지력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크로닌 석좌는 북한 ICBM의 미 본토 도달 역량에는 “한계가 있다”며 “미국은 김정은 정권에 실존적 위협을 가할 만한 능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확장억제는 다소 약화됐지만 여전히 신뢰할 만하다”며 “동맹은 공격에 대한 믿을 만한 위협을 계속 보유하기 위해 계속 방어력을 증진하고 확장억제를 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해 “확장억제를 약화시켜 미한 관계에 균열이 가게 할 의도”라며 “김정은의 정치전 전략은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 의지에 대한 한국의 확신을 떨어뜨려 미한동맹을 깨트리려는 시도”로 읽는 분석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확실히 한국에서는 확장억제의 실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이는 자체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한국민의 지지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에 대한 미국의 대답은 ‘철통같은 방위 공약’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한국은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고, 미국 대통령과 지도부가 조약상의 공약과 확장억제의 강력함을 확인했으며, 2만8천명의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한다”는 점을 미국의 굳건한 약속으로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전 미군 전사자가 3만 6천명에 달하고 연합군사훈련과 전략자산의 순환배치를 복원한 것도 한반도 충돌 상황에서 동맹인 한국과 함께 하겠다는 미국의 확실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덧붙였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도 한국과 일본, 미국에 대한 최고의 방어는 ‘확장억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미국의 확장억제가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하고 강력하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북한이 핵을 사용할 경우 정권 종말을 불러올 것이라는 점을 미국이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