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조선일보/사설] 허위사실 공표(선거법 위반) 혐의...이재명 민주당 대표 말 거짓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들

배세태 2022. 9. 17. 17:01

[사설] 이 대표 말 거짓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정황들
조선일보 2022.09.17
https://www.chosun.com/opinion/editorial/2022/09/17/GSP7U2BQSNCI7CN5MY3N6VD3QI/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이던 지난 2015년 호주 출장에서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빨간 원 안)에게 농담을 건네는 모습. /TV조선 캡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대장동 사건’으로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시절엔 몰랐던 사람”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1월 9박 11일간 김 전 처장 등 10여 명과 함께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가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됐을 때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이 때문에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되자 “억지 기소이자 보복”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출장 기간 중 김 전 처장이 이 대표를 지근 거리에서 수행하고, 이 대표가 그를 바라보며 농담을 건네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다.

동영상을 보면 김 전 처장은 등산을 할 때도, 트램을 탈 때도 이 대표를 가까운 거리에서 수행했다. 이 대표 바로 옆에 서 있는 장면도 있다. 호주의 한 산에 들렀을 때는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에게 농담을 건네며 웃기도 했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 건넬 수 있는 농담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출장 중 골프도 함께 했다. 같은 해 12월 이 대표는 김 전 처장에게 성남시장 표창장을 주기도 했다. 이런 사람을 몰랐다고 하니 누가 믿을 수 있겠나.

검찰의 이 대표 공소장에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김 전 처장으로부터 수차례 시장실에서 보고를 받은 것으로 돼 있다. 2016년부터 2년간 총 여섯 차례에 걸쳐 보고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중엔 여러 사람이 보고한 것도 있지만, 김 전 처장 포함해 두 명만 들어간 보고도 있었다고 한다. 이 대표가 기자회견을 할 때 김 전 처장을 대동하기도 했다. 사람의 기억력에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 대표가 거짓말을 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국 사회는 거짓말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거짓말에 대한 처벌도 크지 않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에서 절반에 가까운 득표를 했고, 압도적 의석을 가진 거대 정당 대표의 거짓말은 차원이 다르다. 이 대표의 다음 대선 출마도 기정사실과 같다. 이 대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면 국민 앞에 명확히 입증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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