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이야기들] 추석민심은 험악했다(1)

배세태 2022. 9. 11. 20:49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이야기들] 추석민심은 험악했다(1)

올 추석민심은 예상했던 대로 험악했다. 모처럼 거리두기도 풀렸으나 곳곳에서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입어서인지 민심이 보름달처럼 그렇게 밝지만은 안은 듯 했다. 게다가 최근 벌어지고 있는 볼썽사나운 정치판 때문인지 만나는 사람마다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화난 표정을 짓는다.

민심의 향배는 한쪽으로만 기울지 않았다. 여. 야 가리지 않고 언성을 높여 나무란다. 우선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이야기들을 옮겨보자, 서울사람이건 고향 사람들이건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해서는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有分數)’라는 말로 시작한다.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들고 얼토당토않은 짓을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재명 대표는 검찰이 선거법위반 혐의로 소환하면 출석을 않고 ‘정치보복’, ‘야당탄압’으로 몰고 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은 이 대표가 기소되자 당 전체가 ‘이재명 방탄’에 총력을 쏟으며, 윤석열 대통령을 고발하고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 특검법을 발의, 반격했다. 이 모두가 ‘이재명 수사 물 타기 술수’라는 것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야당대표로 선출된 지 4일째 된 날 출석통지서를 보냈으며, 공소시효가 끝나기 하루 전에 이 대표를 기소했다. 이 대표가 향우 법정에 서게 되면 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 된다. 이 대표가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받으면 2027년 대선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보전비용 434억 원을 반납해야 한다.

이번 기소 이유는 대선 과정에서 이 대표가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처장을 몰랐다고 발언한 부분이 허위라고 본 것이다. 그 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인 2015년 1월 김 처장 등 일행과 9박 11일 일정으로 뉴질랜드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 됐다.

또 다른 기소 이유는 작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백현동 부지 특혜의혹을 둘러싼 질의에 답변한 대목을 허위라고 판단한 것이다. 당시 이 대표는 “백현동 용도 변경은 성남시가 수용할 수 없다고 했는데 국토부가 문제 삼겠다며 협박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국토부가 성남시를 ‘협박’한 사실이 없었다는 게 밝혀졌다.

이 대표가 검찰의 소환을 받은 사실은 정기국회 첫날인 지난 1일 이 대표가 성남시장 때부터 인연을 맺은 김현지 보좌곤이 보낸 문자를 의석에서 보다가 취재 카메라에 잡히면서 알려졌다. 메시지에는 “백현동 허위사(실공표), 대장동 개발관련(허위) 사실공표, 김문기 모른다 한거‘ 등 이유로 소환 통보가 왔어요. ’전쟁입니다‘”라고 되어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때부터 이 대표와 민주당은 즉각 “제 1야당에 대한 정치보복, 야당을 와해하려는 정치탄압”이라며 반발했다. 사전에 짠 각본 같았다. 이 대목에서 사람들은 “떳떳하면 방탄조끼 벗어놓고 소환 조사에 응하라”고 열을 올렸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동시에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고발과 부인 김건희 여사 대상 특검법 발의를 선언한 점이다.

민주당의 적반하장은 이어졌다.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사건의 핵심 인물인 경기도 5급 공무원 배 모씨의 구속영장이 지난달 31일 기각되자 “정치적 의도로 시작한 수사가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났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이 대표 측은 검찰 소환에 불응하다가 전에 받은 20장 분량의 서면 질의서에 단, 다섯줄의 답변서를 작성해 기소 직전 검찰에 보냈다고 한다.

‘법과 상식’을 지키는 것은 지도자의 몫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이번 사건을 ‘ 정치보복’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려 드는 것은 매우 큰 잘못이라는 게 민심이다. 이 대표는 온갖 구설에도 국회의원과 제1야당 대표라는 겹겹의 방탄조끼를 입은 게 사실 아닌가. 그게 바로 ‘정치보복’이라는 주장을 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정치지도자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일 광주로 달려가 여권을 향해 총공세를 폈다. “죄 없는 김대중을 잡아갔던 전두환이나 죄 없는 이재명을 잡아가겠다는 윤석열이나 뭐가 다르냐”며 “사정(司正)바람이 몰아치는 만큼 똘똘 뭉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먼지 털이 하듯 털다가 안 되니까 엉뚱한 것 가지고 꼬투리 잡으니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추석을 앞두고는 박범계 의원 등 민주당 내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항의농성을 했다.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도 지사시절 부지사로 있던 이화영 킨택스 사장이 1억여 원의 쌍방울그룹 법인카드 사용한 것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이 대표 측은 이것도 검찰이 이 대표와 관련성을 입증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한 지인은 “민주당이 이 대표의 숱한 범죄 의혹에도 불구하고 압도적 지지를 보내 당대표로 만든 것부터가 정상이 아니다”라면서 “ 온갖 비판에도 삼중. 사중 방탄조끼를 입었는데 뭐가 걱정 되는지 모르겠다”고 비아냥댔다. 그는 “이재명 대표는 2017년 성남시장 시절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게 정치보복이라면 그런 정치보복은 만날 해도 된다”고 했다고 상기시켰다.

또 다른 지인은 “민주당도 과거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수사기관에 출석하지 않을 때 ‘법 위에 군림하느냐, 민주주의 유린 하지 마라’라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상대 당이 불출석하면 민주주의 유린이고 자기들이 불출석하는 것은 정치보복 때문이라니 이거야말로 전형적인 ‘내로남불’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 측은 앞으로도 검.경 소환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한 모양이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법 사건 외에도 대장동. 백현동 비리 본안과 변호사비 대납, 법인카드 불법사용, 성남FC 후원금 유용 등 여러 건의 의혹으로 수사 받고 있다. 그는 “나와 무관하다”, “모르는 일이다”라고 대답해 왔지만, 그동안 그런 말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것이 많다. 주변 인사들은 줄줄이 구속되거나 극단적 선택을 했다.

한 번만이라도 솔직해보자. 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밀어붙였고, 이 대표는 대선 패배 두 달 만에 국회의원에 출마해 당선되고, 다시 두 달 만에 대표직에 올랐다. 그리고 기소 시에도 대표를 유지할 수 있게 당헌(黨憲) 개정까지 했다. 이 모두가 검. 경 수사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닌가.

현직 대통령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잇달아 고발한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다. 김 여사 주가조작사건은 문재인 정부 때 검찰 특수부와 금감원이 총동원돼 2년 반 동안 수사했지만, 기소조차 하지 못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특검반 구성에 100명, 기간은 120일 동안으로 했다니 이 대표에 쏠린 시선을 돌리려는 교묘한 술수가 아닌가.

범죄는 자기 연민에 능하다. 동정을 사고, 인권을 외치며, 관용을 요구한다. 포용하지 않으면 속 좁은 사람, 보복 수사, 정치탄압이라고 매도(罵倒)한다. 물론 갱생(更生)의 기회는 필요하다. 하지만 도둑의 핑계와 변명, 궤변, 위선에 너그러워지면 같은 범죄를 또 낳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악인이 빼앗아 가는 것은 재물만이 아니다. 그들이 진짜로 훔쳐가는 것은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회와 삶이다. 그래서 범죄인은 단죄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정치사범의 경우가 더 그러하다. 그들을 그냥 두면 세상은 그만큼 어지러워진다. 이게 모두 올 추석 민심의 향배였다.

출처: 장석영 페이스북 202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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