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이준석은 남자 추미애...윤석열 대통령을 카운터파트로 설정, 이긴다면 국힘당을 자신의 당으로 확실하게 만든다

배셰태 2022. 8. 14. 15:35

※이준석은 남자 추미애

어제 이준석의 기자회견을 보며 답답한 심정이 치밀어 입까지 차오르는 듯했다. 그러면서 작년 정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추미애 법무장관의 일이 오버랩되었다. 어쩌면 둘은 비슷한 면모를 가졌는지 모른다.

과도한 자기애와 자아몰입으로 현실을 잊어버리고 대신에 ‘전도된 현실’에 매달리는 점에서 그렇다. 추장관은 대단한 명분이 있는 양 착각하며 ‘검찰개혁’을 들고 나왔으나, 이는 조국 부부 사건과 월성원전 사건을 계기로 하여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한 것이 본령이었다. 그는 공정한 수사와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한 ‘사법개혁’에는 한톨의 관심도 없었다.

추 장관과 마찬가지로 이 전 대표도 심하게 왜곡된 현실인식을 하고 있다. 그는 눈물까지 흘려가며 자신에게 일어난 일이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정치적 보복에 의한 것임을 극력 주장하였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우선 그에게 성접대 향응수수의 의혹이 제기되었다. 그는 이를 면하고자 부하인 김철근을 심야에 지방으로 급히 보내어 7억원 투자약속을 하게끔 하였다. 국힘당의 윤리위원회는 확실한 근거로 남은 ‘투자각서’를 바탕으로, 그리고 이에 한해서 징계사유로 삼아 그를 6개월 당원권 정지에 처한 것이다. 그는 이 엄연한 사실을 가렸다. 그리곤 자신과 윤 대통령 및 측근들과의 오래된 불화를 일일이 들며 상대를 망신시키고 자신은 어디까지나 정치보복의 희생자임을 부각시켰다. 그런 면에서 그는 성공했다. ‘전도된 현실’을 이처럼 그럴듯하게,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는 가히 ‘남자 추미애’라고도 할 수 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 중에도 이런 유형이 간혹 있다. 어찌나 심하게 자기도취에 빠지는지 진짜로 자신은 그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는 지난 번 대선에서 자신이나 김종인 선생이 선대위를 헤집어놓지 않았으면 어떻게 이겼겠느냐고 당당히 그 어떤 주저도 없이 말하는데 그렇지 않다. 짧게 말해보자.

김종인 선생이 총괄선대위원장을 계속 맡았으면 그의 배우에 불과한 윤 후보는 반드시 졌다. 그가 그토록 반대했던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그의 말대로 하지 않았다면 역시 윤 후보가 졌으리라는 데에 대부분의 견해가 일치한다. 그의 직할 하에 있었던 여의도정책연구원은 대단히 안일한 자세로 계속 윤 후보가 5 내지 10% 정도 차로 승리한다는 예측을 하였다. 그러나 선거 전날 나는 민주평통 이석현 수석부의장과 만나고 있었다. 이때 이 부의장이 노웅래 민주당정책연구원장에게 선거판세를 물었다. 노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계속 추격해올라왔는데 지금 극히 박빙이다.” 이처럼 민주당은 예리하고 냉철하게 사태를 바라보고 있었으나, 국힘당 측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선거에서 정확한 정세판단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그는 그 역할을 잘못하였고 선거전은 핀트를 맞추지 못했다. 그가 한 선거운동은 이대남 유권자의 상당수에 어필할 수 있었으나 그보다 많은 수의 이대녀 유권자가 등을 돌리게끔 했다.

이렇게 극심한 아전인수에 사로잡혀 있는 그다. 그런데 추미애 장관과는 다르게 더욱 불길한 요소가 있다. 추 장관은 자기 진영을 생각하는 사람이고 또 그의 언행에는 금도가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에게는 그런 안전장치가 하나도 작동하지 않는다.

그는 타고난, 천성적인 싸움꾼이다. 어쩌면 그가 쌓은 숱한 업의 굴레에서 그러는지 모른다. 그만큼 탁월한 싸움꾼이다. 그의 과거를 보라. 그는 끊임없는 싸움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또 지위의 업그레이드를 꾀했다. 그에게는 국힘당을 떠날 의사가 없다. 어떻든 국힘당을 다시 먹어야 한다. 이번에 건 싸움에서는 바로 대통령을 카운터파트로 설정했다. 그가 이긴다면 그는 국힘당을 자신의 당으로 확실하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현재 국힘당 내부에서 그를 대적할 사람이 아무 데도 보이지 않는다. 암울한 국힘당이다. 수사결과라도 나오면 좀 나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는 계속 극한의 투쟁을 벌이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조국의 길’을 늠름하게 간다.

출처: 신평(변호사) 페이스북 2022.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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