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미국 전직 관리들 “미국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북한 ‘핵 보유’ 상태로는 불가”

배세태 2022. 6. 23. 18:32

전직 관리들 “미국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북한 ‘핵 보유’ 상태로는 불가”
VOA 뉴스 2022.06.23 조은정 기자
https://www.voakorea.com/a/662897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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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열린 미한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미국 전직 관리들은 미국 정부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지지해 왔다며 장기적인 전략 수립에 미한 동맹의 긴밀한 조율이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미국 정부가 핵를 보유한 현재의 북한과 한국의 통일은 지지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 정권의 교체를 추구하지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전쟁 72주년을 맞아 한반도 통일에 대한 미 전직관리들의 견해를 조은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한반도 문제를 다뤘던 미국 전직 관리들은 자유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이 미한 동맹의 공동 목표라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22일 VOA에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달성하는 것은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의 정책이며, 두 나라의 전임 정부들도 이 목표에 합의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과의 통일은 미국이 지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현재 바이든 정부, 그 어떤 전임 미국 정부나 미래의 미국 정부도 핵무장한 적대적이며 권위주의적이고 반민주주의적인 북한에 의한 한반도 통일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도 “지금같은 상태의 북한 정부와 한국이 합치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1990년대 북한과 제네바 핵 협상과 미사일 협상 등에 참여하는 등 국무부에서 40여 년간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문제에 집중했던 아인혼 전 특보는 미국 정부 당국자들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인식을 전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 통치 체제의 급진적인 변화 없이는 통일이 실현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다”며 “한국 정부가 김씨 왕조와 통일을 성공적으로 협상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남북한 모두 통일이라는 목표를 지지하지만, 문제는 남북한 각각이 선호하는 통일의 조건은 서로 완전히 모순된다는 것이 내가 미국 정부에 있을 때 기본적인 인식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통일을 위해서는 우리가 때때로 ‘정권 교체’라고 부르는, 내가 더 선호하는 표현으로는 ‘북한 통치 체제와 가치의 완전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아인혼 전 특보는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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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5월 렉스 틸러슨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 국무부 직원을 상대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설명하면서 '4불 원칙'을 언급했다. 다만 전직 관리들은 미국 정부가 북한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미국 정부, 북한의 정권 교체 추구하지 않아”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이 2017년 북한에 대한 ‘4개의 노(NO)’ 정책을 밝힌 데 대해서 아인혼 전 특보는 “그가 미국의 정책을 말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은 북한의 정권 교체나 붕괴를 추진하지 않고, 한반도 통일의 가속화를 시도하지 않으며, 비무장지대(DMZ) 북쪽에 미군을 보낼 이유를 찾지 않는다고 밝혔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틸러슨 장관이 밝힌 정책은 “북한에 도발적으로 보이지 않고 합리적인 조건의 관여를 독려하는 분별력 있는 정책”이었다며 “하지만 틸러슨 장관이나 그 누구도 그러한 정책이 완전한 통일로 신속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도 틸러슨 전 장관의 ‘4개의 노(NO)’ 발언이 오랜 미국 정부 기조라고 설명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틸러슨 전 장관의 발언은 북한과 더 나은 관계를 추구하고 미국의 의도에 대해 북한을 안심시키려 했던 여러 미국 정부들의 정책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들은 한반도의 모든 근본적인 문제들을 평화롭게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는 점과 북한에 대한 미국의 의도는 북한이 오랫동안 묘사한 것과 다르다는 점을 알리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4개의 노(NO)’ 발언이 “처음 나온 것도 아니고 마지막으로 나온 것도 아니”라면서 “지금 미국 당국자에게 같은 질문을 해도 틸러슨 전 장관의 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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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3일 서울에서 진행된 미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 대표는 북한이 미국의 대화 제안에 호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비핵화 해야 통일’ Vs ‘통일이 북한 문제의 해결책’

비핵화와 통일의 선후 관계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나왔습니다.

2003년에서 2006년 6자회담 차석대표를 지낸 조셉 디트라니 전 국가비확산센터 소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인권 문제를 통일의 가장 큰 장애물이자 선결 과제로 꼽았습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우리는 모두 통일에 대한 움직임을 저해하는 핵심적인 문제들의 해결을 추구해 왔다”며 “즉,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 핵 프로그램, 인권 기록이 그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자신들에게 부과된 제재에 극도의 불쾌함을 표현해 왔는데 이것들이 핵심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이러한 핵심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야 하며, 그것과 비례해 궁극적인 통일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한반도의 통일을 통해서만 북한 비핵화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