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박상후의 문명개화] 과장된 우크라이나 전면전 공포/스캔들과 전쟁의 상관관계/바이든의 속내는?

배세태 2022. 2. 23. 12:07

[박상후의 문명개화] 과장된 우크라이나 전면전 공포/스캔들과 전쟁의 상관관계/바이든의 속내는?
(박상후 전 MBC 부국장 '22.02.22)
https://youtu.be/e_2YcES4D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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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위기를 두고 전운이 짙게 깔렸다. 긴장이 높다, 일촉즉발이라고들 많이 하지만 실제 전쟁이 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미국과 러시아의 전략목표는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병력을 빼는 듯 하다가 핵전쟁 연습을 하는 등 판돈을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이 그리는 러시아의 침공시나리오는 뻔합니다. 우선폭격기로 타격하고 미사일을 발사한 뒤 지상군이 전차로 밀어붙여 이틀만에 전격적으로 키예프를 포위한다는 시나리오입니다. 이는 아주 표준적인 전투시나리오로 웬만한 군사전략가라면 모두 똑 같은 시나리오를 그릴 수 밖에 없습니다.

과거 구소련과 현재 러시아의 전술교리는 널리 알려져 있는 겁니다. 과거 구소련의 Operational Maneuver Group을 그대로 상정하고 있습니다. 유럽을 신속하게 종심 돌파하기 위한 구소련의 교리로 한국어로는 작전기동단이라고 합니다. 또 Steam and Roller라고도 해서 압도적인 포병 화력으로 적진을 초토화한 뒤 대규모의 기갑부대로 밀고 들어가는 전통적인 구소련의 교리입니다.

지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에도 똑 같은 작전교리를 구사합니다. 침공방향이나 경로도 누구든 상정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 침공설을 계속 흘리면서 내놓고 있는 전쟁시나리오도 별게 없습니다. 푸틴도 만약 전쟁을 한다면 미국과 영국이 흘리는 시나리오를 따를 게 분명합니다.

그러나 전쟁계획이 있다는 것과 실제 전쟁을 하느냐는 완전 별개의 문제입니다. 개전 결심은 지도자의 전략적, 정치적 판단입니다. 우크라이나 매체 노보예 브레먀에 따르면 전 세계 39개국가가 우크라이나 여행자제령을 내렸습니다. 이는 미국이 사실상 각국에 대해 자기네 선전을 따르라고 동원령을 내린건데 나름 성공을 거뒀습니다.

군사정보에 따르면 2월 16일이 침공날자라고 미국이 떠들자 영국을 비롯해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이 여기에 따랐습니다. 외교공관이나 교민을 철수시키고 항공편운항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전쟁발발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푸틴의 전략목표는 현상황을 유지하는 겁니다.

미국의 전략목표는 갈수록 확실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를 바라는 겁니다. 토니 블링컨은 판도라 상자를 언급하면서 상자가 열리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는 식의 얘기를 했습니다. 미국은 NATO 길들이기도 하고 있습니다.

과거 30년동안 러시아가 강대해지는 사이 한게 뭐가 있느냐는 겁니다. NATO와 EU가 약해진데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NATO가 군사비지출에 인색하게 구는 사이 미국만 덤터기를 썼다는 겁니다. 게다가 일부 회원국들은 러시아와 가까워지면서 노르트스트림2를 개통하려 하고 있는데 대한 불만도 있습니다.

NATO안에서 독일과 프랑스의 에너지 정책도 확연히 다릅니다. 프랑스는 다시 원자력 발전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반면 탈원전, 녹색에너지에 주력했던 독일은 탄소중립을 이룰 때까지 당분간 러시아의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으로서는 사실 멀리 떨어져 있는 우크라이나를 잃어봐야 그리 손해날 것도 없습니다. 미국의 속내는 우크라이나 사태는 본질적으로 유럽의 일이라는 겁니다.

중공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주목하면서 푸틴이 어떻게 하는지를 학습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어떻게 미국과 유럽에 레드라인을 긋고 있는지를 배우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NATO가입 저지가 타이완 독립저지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으면 하고 바라는 미국의 의도는 대략 세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미국 내 중간선거입니다. 바이든은 지금 여러모로 정치적 궁지에 몰려 있습니다. 극도의 인플레이션에 난민문제, 그리고 힐러리의 트럼프 해킹스캔들 등 악재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우크라이나를 통해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와이에서 민주당 하원의원을 지냈던 Tulsi Gabbard도 최근 Fox news에서 이 점을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선거캠프와 백악관 해킹을 밝힌 Durham 조사를 덮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과 세계를 신냉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힐러리 클린턴과 그녀를 따르는 전쟁광들은 이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도 말했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도 모니카 르윈스키로 탄핵절차가 진행되던 1998년 전쟁을 벌인 바 있습니다. 그해 8월, 11월, 12월 수단,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 대해 크루즈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이런 사정을 잘 파악하고 있을 푸틴이 미국 좋으라고 전쟁을 벌인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듭니다.

두 번째는 동맹을 새롭게 구축하는 겁니다. 우크라이나 철수령을 내렸을 때 이에 어느나라가 따르는지를 보고 미국편인지를 아닌지를 떠보는 포석입니다.

세 번째는 에너지입니다.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미국의 스탠스는 확실합니다. 병력을 보내 교전하는 일은 없겠지만 신속하고 과감하게 반응한다는 겁니다. 참전없이 신속하게 반응한다는 말에 어폐가 있는데 사후적인 경제제재만 하겠다는 의사입니다. 쉽게 말해 우크라이나가 침략을 받든 어쨌든 내버려 두겠다는 얘기입니다. 경제제재는 가한다고 하더라도 언제 그 효과가 나타날지는 부지하세월입니다.

2014년 러시아 크림병합 당시 미국은 참전 대신 경제제재를 선택했습니다. 물론 러시아는 경제적 타격을 받긴 했지만 크림은 고스란히 러시아에 넘어갔습니다. 전쟁이 날 가능성은 적지만 지금처럼 계속 군사적 긴장이 이어지면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은 폭등하게 됩니다. 그러면 미국이나 러시아나 큰 이익을 봅니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유럽에 천연가스를 팔지 못하면 중공에 팔면 됩니다. 완벽한 대체시장을 이미 확보했습니다. .

그렇다고 NATO가 우크라이나를 포기하고 러시아에 넘기기도 힘듭니다. 우크라이나는 계륵입니다. 크림병합당시 한 번 참았고 체첸에 대해서도 아무 항의도 못했습니다. 조지아 사태때는 항의는 했지만 실제 행동은 없었습니다. NATO로서는 2차대전의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히틀러가 오스트리아와 체크를 병탄하고 폴란드를 노리고 있는데 유럽은 무기력했습니다.

NATO는 진퇴유곡의 상황입니다. 유럽은 현상황을 동결시키고 봉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번갈아가면서 셔틀외교를 벌이고 있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입장을 보면 명확합니다. 올라프는 푸틴에게 앞으로 10년동안은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하지 않도록 설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헌법상 NATO에 가입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젤렌스키에 대해서는 국가안전을 위해 그렇게는 하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올라프 숄츠는 젤렌스키에게 NATO가입목적이 국가안보라고 할 것 같으면 현 시점에서 국가안보를 위해 NATO가입을 자제하는게 정답이라고 설득했습니다.

지금 상황을 종합해 보면 러시아 우크라이나간 대규모 전면전이 발발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우크라이나가 결정적으로 NATO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유럽국가들이 참전할 명분이 굉장히 약합니다. 또 NATO회원국 가운데 독일과 프랑스 전쟁에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헝가리는 완전히 러시아편으로 자국영토내 NATO군 추가주둔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다만 돈바스 지역에서 국지전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도네츠크와 루간스크는 러시아계가 압도적인데다 드네프르 강을 경계로 동쪽은 러시아의 판도입니다. 크림이 2014년 전격적으로 러시아에 병합된 사례가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푸틴은 한국시간으로 2월 21일 밤 외교, 국방부문의 각료들과 함께 국가안보위원회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여러 각료들은 푸틴에게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의 독립승인을 선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NATO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면전 가능성을 두고 신경을 곤두세우는 동안 사태의 초점은 돈바스 독립 여부로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