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준석 ‘분탕 정치’ 대선 직전 再發 않는다는 보장 있나
문화일보 2022.01.07
http://m.munhwa.com/mnews/view.html?no=2022010701073111000003
온갖 추태 끝에 국민의힘 내분이 6일 다시 한 번 봉합됐다.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포옹하며 ‘원팀’을 선언하고, 이 대표가 운전하는 차량으로 순직 소방관 빈소를 함께 찾는 이벤트까지 연출했지만, 한 달 전 ‘울산 만찬 쇼’만큼의 감흥도 없다.
문제의 근원인 윤 후보와 이 대표의 관계가 깨끗이 정리된 것도 아니다. 이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 백의종군을 선언했으면 ‘뇌관’이 제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성 충돌에다 대표 탄핵 직전까지 갔다가 최소한의 실질적 안전장치도 없이 막연하게 과거를 잊자고 했다.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했을 뿐이다.
앞으로 두고 봐야겠지만, 이 대표가 허리를 굽히고 물러서는 모양을 취한 것은 싸늘한 여론과 당내 분위기에 따른 전술적 선택일 가능성이 크다. 의원총회에서 사퇴결의안이 채택되면 정치적 사망 선고를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반성’과 ‘사과’ 시늉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 내홍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툭 하면 내부 문제를 외부로 가져가는 ‘분탕 정치’ 행태에도 큰 책임이 있다. 586세대의 정치 카르텔을 깰 ‘세대 혁명’을 기대했던 국민과, 청년세대의 아이콘으로 성장해 정권 교체에 기여할 것을 희망했던 보수 세력에 실망만 안겨 주었다.
분란의 재발(再發) 여지도 여전하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가 대두될 경우, 이 대표의 기존 행태를 볼 때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선과 함께 실시될 서울 종로·서초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공천도 마찬가지다. 나아가 6월 지방선거 문제도 있다. 대선 직전에 내홍이 발생한다면 야권엔 재앙, 여권엔 축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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