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의회 난입 1년… 트럼프의 공화당 장악력 최고가 됐다
조선일보 2022.01.06 이철민 선임기자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us/2022/01/06/WTO2PHHYOJDHJONZNM6YKD2JGM/
미 연방의회의사당 난입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된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년 전 당내 친(親)트럼프 상‧하원의원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前)대통령에게 “의사당 난입사건의 책임이 있다”며 분명하게 선(線)을 그었다. 그의 정치적 생명이 끝나간다고 예견했지만, 작년 한 해 상황은 정반대로 흘렀다.
사건 이후 트럼프와 거리를 뒀던 공화당 연방의원들은 이후 그에게 ‘투항’해, 플로리다 주에 있는 트럼프의 골프리조트 ‘마라라고’에서 다시 트럼프의 골프 친구가 됐다. 11월 8일 미 중간선거에 나서려는 공화당 예비후보들에게 트럼프 지지(endorsement)는 당내 경선의 ‘필수 아이템’이다. 애틀랜틱 몬슬리는 2일 “미 중간선거는 사실상 트럼프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referendum)가 됐다”고 평했다.
◇공화당 수뇌부, 속속 다시 트럼프 품으로
트럼프의 공화당 내 맹방(盟邦)이었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1년 전 의사당 난입 사건 직후 연설에서 “대선 결과 인증을 지연하는 것은 매우 나쁜 생각”이라며 “이렇게 말하긴 싫지만, (인증 거부 주장에서) 나는 빼주시오. (선거 부정 의혹 제기 주장은) 할 만큼 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다시 트럼프 품으로 돌아가, 작년 내내 트럼프의 골프 친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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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1주일 뒤인 작년 1월13일 트럼프의 폭동 책임론을 주장했던 케빈 매카시 당시 하원 공화당 대표도 1월28일 마라라고를 찾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늘날 인기는 사상 최고이며, 그의 지지는 어느 누구의 지지보다도 강력하다”고 ‘고백’했다. 심지어 플로리다 주의 연방상원의원 릭 스콧은 4월12일 마라라고에서 트럼프에서 ‘자유(freedom)를 위한 챔피온’상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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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통신이 최근 발표한, 1년전 의사당 폭도 난입 사건에 대한 트럼프의 책임을 묻는 여론 조사 결과. 공화당 응답자들은 트럼프가 '전반적으로'(13%), '일부(9%)' 책임있다고 밝혀, 다른 정치 성향의 응답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응답을 했다. /AP 조사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들이 ‘친(親)트럼프’를 유지하는 것은 공화당 민초(民草)들의 여론과 상관이 있다. 지난 4일 미 AP통신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의회 난입사건에 전반적으로/조금이라도 책임이 있다’는 공화당 응답자는 22%에 불과했다. 무당파(無黨派)의 51%, 민주당 성향 응답자의 87%가 ‘그렇다’고 답한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 가상 후보들 간 공화당 내 여론조사서 54%로 압도적 1위
지난 2일 로이터‧입소스가 공개한 공화당원을 대상으로 한 ‘2024년 미 대선 공화당 가상후보’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무려 54%를 차지했다.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한참 떨어진 11%, 마이크 펜스 전(前)부통령 8%,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4%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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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성향 유권자들에게 물어본 대선 후보 당내 가상 대결. 트럼프가 54%로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다./로이터-입소스 조사
그러나 트럼프가 재출마하면 승리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지난 11월의 트럼프 대(對) 바이든 가상대결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공화당 성향 응답자군(群)에선 73%대 10%로 압도했지만, 무당파에선 31%대 34%, 민주당 성향에선 7%대 78%로 바이든에 밀렸다. 또 같은 조사에서 무당파의 73%가, 공화당에서도 40%가 그의 재출마를 원치 않는다고 답했다. 이른바 ‘트럼프 피로증’이었다.
◇예비후보들, “2020 대선은 부정 선거” 고백하고 지지 받아
뉴욕타임스는 5일 “오늘날 미 공화당은 트럼프의 당”이라며 “공화당 경선에서 그의 지지를 받으려면 ‘2020년 대선이 도둑질 당했다’고 인정하는 것이 하나의 시험대가 됐다”고 전했다. 공화당 경선에 나가려는 정치인들이라면 마라라고를 방문해 그를 알현하고 자신의 정치행사 참석을 요청하는 것이 필수코스다.
트럼프의 지지와 정치모금 위력은 막강하다. 작년에 트럼프가 ‘보수주의 정치행동위원회’를 위해 온라인 모금을 독려했을 때 하루에 350만 달러가 모금됐다. 당내 1일 최고 기록이었다. 공화당의 온라인 모금 캠페인에는 친(親)트럼프 메시지가 따라다닌다.
트럼프 지지가 공화당 경선에선 강력하지만, 경합주(州)의 본선에선 “축복이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무당파의 반(反)트럼프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반(反)트럼프 인사인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공화당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가장 트럼프스러운(Trumpy)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가장 낮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이미 40명 후보 ‘지지’ 선언…꼭 손 볼 대상은 3명
올봄의 아이다호‧앨라배마‧조지아를 시작으로, 여름엔 애리조나‧알라스카‧와이오밍으로 공화당 경선이 시작한다. 사실상 트럼프에 대한 국민투표다. 이미 40명 가까이 지지했고, 추가 작업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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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올해 중간선거에서 손 보겠다고 공언한 공화당 3인방인 체니 하원의원, 머코스키 상원의원, 켐프 조지아 주지사./위키피디아
특히 트럼프가 반드시 손보기로 작정한 공화당 정치인은 트럼프 탄핵의 선두에 섰던 리즈 체이니 하원의원(와이오밍)과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알라스카), 트럼프의 ‘부정선거’ 주장에도 대선 결과를 승인한 조지아 주지사 브라이언 켐프(공화당) 3인이다. 이들에 맞설 당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천명하고 선거운동에 나섰다.
◇트럼프 키즈(Kids)의 성적표가 결국 ‘대선 컴백’의 주요 변수
트럼프가 지지한 후보의 당내 경선 및 본선 성적표는 트럼프의 대선 컴백에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될 것이다. 이 탓에, 지지할 후보들을 일일이 만나서 얘기해 보고 골랐다고 한다. 트럼프 측근은 애틀랜틱에 “트럼프가 이처럼 완전히 콘트롤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다른 잠룡(潛龍)들에게도 중간선거 결과는 자신들의 ‘출마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는 주요 변수다. 애틀랜틱 몬슬리는 ‘트럼프 키즈’들이 경선과 본선에서 이긴다면, “트럼프는 현직 대통령인 조 바이든보다도 더 강한 입지를 갖고 2024년 대선에 거침없이 나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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