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결국 허무한 종말 맞을 종전선언 집착
문화일보 2021.12.10 이춘근 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
http://m.munhwa.com/mnews/view.html?no=2021121001073511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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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임기종료 꼭 5개월을 남겨둔 지금도 종전선언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반드시 무슨 꼼수가 있을 것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종전선언을 하면 북한이 순순히 핵무기를 내려놓을까? 휴전선에 집결된 군사력을 후방으로 재배치할까? 종전선언 한 이후 우리 젊은이들은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될까? 국방예산이 대폭 줄어들까? 종전선언을 밀어붙이는 현 정부 당국자들은 종전선언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실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극단적인 낙관론이다.
그러면 왜 이 방법을 오래전에 꺼내지 않았을까? 현 정권을 가장 애태우는 부분은, 6·25전쟁 종전선언에 관한 한 결정적인 갑(甲)의 입장인 미국이 전혀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은 실질적 의미가 없는 공허한 선언을 문 정부가 왜 그토록 원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유엔군사령부 해체,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종식 등 현존하는 한반도 안전장치에 현상 변경이 없다는 조건부로, 게다가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는 문안이 포함된다면 종전선언에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엔군사령부·주한미군·한미동맹의 현상에 아무런 변경도 없는 종전선언을 북한이나 중국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런데도 문 정부는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미·중·남북한 등 4개국 지도자가 회합할 계기를 활용, 종전선언의 장을 마련해 보려고 백방의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지난 6일 미국이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바람에 매우 난감한 처지가 되고 말았다.
바로 다음 날, 미국 공화당 연방 하원 영 김 의원이 주도하고 같은 당 하원의원 35명이 서명한 종전선언 반대 서한이 국무장관, 국가안보보좌관 및 대북 특별대표에게 전달됐다. 편지에서 의원들은 ‘이 (종전)선언은 평화를 증진하는 대신 한반도의 안보를 훼손하고 불안정하게 할 것이라는 데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공화당 의원들의 이러한 우려는, 문 정부가 주도하는 종전선언에 반대하던 인사들의 견해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며, 수천 년 국제정치사에서 반복적으로 증명된 보편타당한 진리에 따른 것이다. 유사 이래 1만 개에 가까운 평화조약·협정·선언이 있었고, 그것들이 선언될 때마다 사람들은 장기간의 평화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평화협정(종전선언 등)이 효력을 발휘한 기간은 평균 2년도 안 됐다. 더 놀라운 사실은, 평화협정이나 불가침협정을 체결한 나라들이 그런 조약이 없는 나라들보다 더 빈번하게 전쟁에 빠져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전쟁을 할 가능성이 없는 나라들은 애초에 이 같은 조약을 체결할 일도 없기 때문이다.
문 정부의 종전선언 추구는 허무한 일이었다. 그들의 주장대로 종전선언에 긍정적 요소가 있다 하더라도 부정적인 요소들이 차고 넘친다. 국가안보정책을 결정할 때 치명적인(crucial) 원칙이 있다. ‘비관론에 의거하라’는 것이다. 안보는 삶과 죽음의 영역이니까. 낙관적 보고를 선호했던 선조와 임진왜란의 처절한 경험이 잘 말해준다. 임기가 채 반년도 안 남은 현 정권이 허무하고 공허할 뿐 아니라 극단적 낙관론에 근거한 종전선언에 더는 매달리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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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의 국제정치 223-1회 ] 베이징 동계 올림픽, 한국 정부의 종전선언 동시 폭망
(이춘근 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 '21.12.10)
https://youtu.be/3aIDSMGsmnY
※ 2021.12.09 촬영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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