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첫 대북 제재 꺼낸 바이든… “종전선언 어려워질 듯”

배세태 2021. 12. 11. 15:19

첫 대북 제재 꺼낸 바이든… “종전선언 어려워질 듯”
조선일보 2021.12.11 이벌찬 기자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1/12/11/RUEKQIHYENHOFOH55RN77WQVQ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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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 오전(현지 시각) 수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민주주의정상회의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언론·집회·종교의 자유 및 개인의 고유한 인권 등을 위해 정의와 법치를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10일(현지 시각) 반인권 행위를 이유로 북한 등에 경제 제재 결정을 내렸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새로운 제재를 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국제 인권의 날인 이날 북한, 중국, 미얀마 등의 단체 10곳과 개인 15명을 반인권 행위 관련 경제 제재 목록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우리의 조치는 국가 권력을 남용하는 자들에 대항하는 전 세계 민주주의가 보내는 메시지”라고 밝혔다.

제재 명단에는 북한 중앙검찰소와 사회안전상(경찰청장 격) 출신 리영길 국방상 등이 포함됐다. 미 재무부는 제재 이유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강제 노동과 지속적인 감시, 자유와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 받고 있다”면서 “중앙검찰소와 북한의 사법체계는 불공정하게 법을 집행하고, 주민들을 악명 높은 강제수용소로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북한 여행 중 억류됐다가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례 또한 언급하며 “외국인들도 북한의 불공정한 사법 체계의 피해자가 된 사례가 있다”고 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위반하고 북한 노동자들을 해외에 취업시킨 북한 기업도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북한이 운용하는 조선 4·26아동영화촬영소(SEK Studio)는 북한의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을 중국에 불법 취업시켰다는 이유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 대학인 유러피안인스티튜트주스토는 수백명의 북한 국적자들에게 러시아 건설 노동자 비자를 불법으로 내준 혐의로 제재 결정을 받았다.

외신들은 미국이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압박책을 꺼내들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초 출범한 바이든 정부는 지난 4월 새 대북정책을 검토 완료하고 북한과 대화 재개에 나섰지만,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NK뉴스는 미국이 내놓은 새로운 대북 제재가 북한을 자극해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 실현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종전선언을 구상했지만, 최근 미국이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나서는 등 추진 동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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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공지능(AI) 기업 센스타임의 로고/뉴시스

이날 미국은 중국과 미얀마에도 제재 결정을 내렸다. 미 재무부는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자행되는 인권 유린과 관련된 단체·간부가 제제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센스타임’(商湯科技)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은 센스타임이 신장의 위구르족을 감시하는 안면인식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고 있다.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센스타임이 미 상무부가 지정하는 미국인 투자 금지 기업 명단에 오를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도 제재 명단에 올랐다. 군부가 사용하는 무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 등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