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박상후의 문명개화] "차 한잔 합시다" 떨고 있는 홍콩 부동산 재벌들/헝다(恒大·에버그란데)로 인한 블랙먼데이, 세계 금융시장은?

배세태 2021. 9. 22. 20:06

 

 

"차 한잔 합시다" 떨고 있는 홍콩 부동산 재벌들/헝따로 인한 블랙먼데이, 세계 금융시장은?
(박상후의 문명개화/전 MBC 부국장 '21.09.21)
https://youtu.be/pri7aYAOWlg

중공이 헝따 사건이 불거진 이후 홍콩 재벌들을 통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베이징 당국이 홍콩의 부동산 거부들에게 주택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는 로이터 보도가 나온 이후인 9월 20일 월요일 홍콩의 항셍지수는 크게 폭락했습니다.

9월 17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홍콩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로 방침을 정한 베이징 당국이 홍콩의 주요 부동산 개발회사의 고위층 세사람을 접견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새로운 임무를 일방적으로 요구했습니다.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자원과 영향력을 베이징의 이익을 지지하는데 사용하라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사회안정을 파괴하는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도우라고 요구했습니다. 홍콩사회의 불안요소 가운데 하나가 높은 부동산 가격이니 이를 부동산 재벌들이 솔선수범해 해결하는 것이 곧 애국이라는 논리입니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공 관리들이 홍콩 개발상들에게 이제 게임의 룰이 바뀌었음을 알렸다고 보도했습니다. 게임의 룰이 바뀌었다는 말은 더 이상 일국양제가 통용되는 것으로 착각하지 말라는 얘기입니다.

오래전 덩샤오핑이 마가렛 대처에게 일국양제는 앞으로 50년동안 불변이라고 하면서 한 유명한 비유가 있습니다. 马照跑, 股照炒, 舞照跳, 홍콩의 레저 경마는 하던 대로 계속하고, 주식투기도 하던대로 할수 있고 춤도 하던대로 계속춰도 된다, 즉 자본주의 라이프스타일을 중공당국이 보장한다는 비유적 표현입니다.

여기서 马照跑, 舞照跳는 매년 새해가 되면 볼수 있는 홍콩의 풍경입니다. 연초 사틴에 있는 경마장 오프닝 세리머니에서 무희들이 춤을 추고 이어 경주마들이 달립니다. 자본주의의 상징인 경마장을 앞으로도 계속 운영해도 된다는 덩샤오핑의 약속입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으니 게임의 룰도 바뀌었다.

이제 모든 것은 베이징 정부가 결정하니 여기에 따라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공 당국이 홍콩의 부호들에게 돈을 내놓으라고 사실상 엄포를 놓은 거였습니. 홍콩재벌들을 옥죄는 이번 움직임에 직접 영향을 받는 이들은 신홍지디찬의 궈빙샹, 청공허치슨집단의 리카싱, 헝지디찬의 리자오지, 신스지디찬의 정위통등입니다.

홍콩 재계의 4대 천왕이라 불리는 거물들입니다. 좀 부연설명을 드리자면 지난주 금요일 베이징 당국이 홍콩개발회사의 책임자를 불러 차 한잔 마시면서 대화를 했다고 합니다. 중공에서 차 한잔 하자 칭허차请喝茶는 때로 아주 무시무시한 말입니다.

0:52차 한잔 하지 라는 말은 조사할게 있으니 어디로 나오라는 의미로도 통용됩니다. 구체적으로 누구를 불러 대화를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남방 특히 광동성에서는 喝茶라는 말대신 飮茶라고 해서 식사를 한다음 디저트로 차 한잔 하자는 의미지만 베이징 관가에서 喝茶라는 표현은 좀 다릅니다.

베이징 당국은 홍콩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부동산 가격이 너무 높으니 내릴 방법을 강구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베이징 당국은 홍콩에서 국가안전법을 준수하기 위한 더욱 광범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홍콩개발상에게 말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습니다.

또 베이징 관리는 2019년 홍콩 자유화 시위사태가 발생했을 때 부동산 재벌들이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고 질책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당시 리카싱이 공익광고를 통해 경찰의 폭력을 비판한 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말인 즉슨 시위를 촉발시킨 원인 가운데 높은 부동산 가격으로 인한 민생고도 있는데 그 원흉들이 왜 가만히 있었느냐는 겁니다.

이 같은 로이터 보도가 나가자 홍콩의 항셍지수는 821포인트나 빠졌습니다. 장중에는 1000포인트 이상 빠지기도 했는데 결국 낙폭이 3.3%에 달했습니다. 연초에 3만1183포인트 였던게 2만3871까지 떨어졌습니다.연초 대비 23%나 빠졌습니다.

리카싱의 청꽁실업은 9.43% 가량 폭락했습니다. 연초대비 25.6% 흘러내린 청꽁실업은 홍콩 주식의 대표주자입니다. 궈빙샹의 신홍지는 10.3% 폭락했습니다. 신홍지는 포시즌스 호텔체으로 유명한 부동산업체입니다. 정위통의 신스졔의 낙폭은 12.23%나 됐습니다. 신스졔의 정위통은 헝다의 쉬쟈인과도 밀접한 관계입니다. 헝다주식도 보유했다가 처분한 쉬쟈인의 맹우이기도 합니다. 헝지디찬 Henderson Land Group은 부동산 업체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인 13.19%를 기록했습니다.

홍콩의 부동산 거물 가운데 가장 리스크 관리를 잘한 이는 역시 리카싱입니다. 리카싱 일가는 상하이 징안구에 있는 24층, 8만6500평방미터 규모의 오피스텔 단지 스지성후이 광장을 팔아 21억 위앤을 현금화한 것으로 18일 보도됐습니다.

리카싱은 2013년부터 베이징, 광저우, 난징, 상하이 다롄, 충칭 등에 산재해 있는 부동산들을 하나 하나 처분해 1178억 홍콩달러 한화로 17조 9천억원 정도를 현금화했습니다. 공식적으로 계산된 것만 이 정도로 통계에 잡히지 않은 것들을 감안하면 그 배는 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홍콩의 부동산 가격은 지나치게 고평가 돼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극단적일 경우 중공 당국이 홍콩 재벌의 토지를 국유화할 지도 모른다는 공포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홍콩의 국영기업들도 하루에 3.38% 폭락했습니다. 연초 1만2271였던게 8523까지 빠졌으니 거의 30%가 증발한 겁니다.(헝다지수)

제2의 리먼 브러더스라 불리는 중공의 헝따도 자유낙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9월 20일 또 10%나 빠졌습니다. 연초에 17위앤하던 주식이 지금 2위앤입니다. 연초대비 무려 88.2%나 주가가 빠졌으니 거의 휴지조각이 됐습니다.

빈사상태에 빠진 헝따를 시진핑 정권이 구제할지 아니면 그냥 죽도록 내버려 둘지가 지금 가장 관심사입니다. 전적으로 시진핑 마음에 달려 있는데 두 가지가능성 다 있습니다.

만약 구제를 한다 하더라도 그 후유증은 만만치 않습니다. 토지는 국가의 것이란 원칙에 의거해 어떤 극단적인 조치를 할지 알수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냥 파산하도록 방치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습니다. 그 이유는 후시진의 웨이보 계정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오늘날 누란에 처한 헝따사태는 맹목적 확장과 경솔한 금융조작. 과다한 레버리지가 불러온 결과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후시진은 헝따에 대해 너무커서 무너질리 없다는 요행심을 가지지 말라, 스스로의 문제는 알아서 처리하라 정부에 기댈 생각하지 말라고 비판을 퍼부었습니다. 헝따 사태는 마치 폭죽처럼 연쇄 폭발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헝따에 금융지원을 해줬거나 보증을 제공했던 회사들도 일제히 휘청이고 있습니다.

중공최대 보험사로 불리는 중궈핑안이 90일 5.6%폭락했고 중궈타이핑, 중궈렌서우, 신화보험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헝따는 해외로도 폭탄을 던졌습니다. 헝따는 일본에도 충격을 미칠 전망입니다. 헝따에 돈을 융자해 준 일본양로기금은 헝따사채를 보유한 해외리스크 9위로 랭크됐습니다. 닛케이평균지수도 30021에서 시작해 510포인트 빠진 29989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3만엔선이 무너졌습니다.

구미시장도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미 재무장관은 역사적인 금융위기의 출현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공황위험지수가 무려 23%나 상승했습니다. 20일 뉴욕증권시장의 다우공업지수는 1.78% 나스닥은 2.19%, 스탠다드 푸어스 500은 1.7퍼센트 하락했습니다. 캐나다 토론토300은 0.54% 브라질은 2.07% 멕시코는 1.69%하락했습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역시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헝따는 흔히 중공판 리먼 브러더스사태라고 불리지만 리먼 브러더스와 다른점은 정치적 요소가 짙게 깔려있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헝따사태의 향방을 예측하기가 극히 어렵습니다. 당장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도 불가피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