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공수처는 ‘윤석열 고발 사주’와 ‘박지원 제보 사주’ 의혹 신속 공정하게 규명하라

배세태 2021. 9. 14. 10:23

※공수처는 ‘고발 사주’와 ‘제보 사주’ 의혹 신속 공정하게 규명하라

윤석열 고발 사주’의혹이 ‘박지원 제보 사주’의혹으로 번지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발단은 ‘고발 사주’의혹의 제보자인 조성은(33)씨가 지난 12일 sbs 방송에 출연해 발언한 내용 때문이다. 이날 조씨는 박지원 국정원장과 언론 제보 및 보도 날짜를 사전 모의한 것처럼 오해받을 수 있는 발언하는 ‘사고’를  친 것이다.

그는 인터넷신문 뉴스버스가 지난 2일 ‘고발 사주’ 의혹을 보도한 것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뉴스버스에서 의혹을 보도한) 날짜와 기간 때문에 어떤 프레임 씌우기 공격을 하시는데 사실 9월 2일이라는 (보도) 날짜는, 뭐 우리 (박지원) 원장님이나 저가 원했던, 저가 배려 받아서 상의했던 날짜는 아니거든요”라며, “(뉴스버스) 이진동 기자가 (윤석열을) ‘치자’ 결정했던 날짜고, 그래서 제가 ‘사고’ 라고 표현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일 이 기자가 10월에 날짜를 선택했으면 10월에 했을 거고 12월이 됐으면 12월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조씨가 언론 제보 과정에서 박 원장과 상의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쏟아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게 3차 ‘사고’인 셈이다. 파장이 커지자 조씨는 “황당한 주장에 말실수를 한 것”이라고 했지만, 야권에서는 “무의식중에 진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박 원장과 공모했음을 자백한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조씨가 밝힌 1차 ‘사고’는 뉴스버스가 ‘고발 사주’ 의혹을 보도한 이후 Jtbc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뉴스버스에 자료를 제보한 것이 아니고 단순 ‘사고’였다고 말한 것이다. 그리고 2차 ‘사고’는 지난 8월 11일 박지원 국정원장과 롯데호텔 38층 일식당에서 오찬을 하면서 찍은 식당 전경 사진과 함께 ‘늘 특별한 시간, 역사와 대화하는 순간들’이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것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박 원장과 조씨의 만남을 “국정농단이자 국기문란 행위”라고 규정하고, “조씨가 sbs 방송에서 말한 내용은 박 원장이 조씨의 배후라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그날 회동 때 이 사건과 관련한 대화는 전혀 없었다.“고 밝힌 바 있고, 자신이 ”제보를 사주했다는 것은 헛 다리를 짚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도 ‘고발 사주’ 의혹이 ‘제보 사주’로 번지는데 대해 ”황당한 물 타기“라며 윤 전 총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은 “박 원장은 정치 관여를 금지한 국정원법을 위반했으며, 조씨는 공범”이라며 공수처에 고발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중 최재형, 유승민, 원희룡 경선후보 등은 ”공수처가 야당 후보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것은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리는 폭거이자 국민을 모독하는 처사“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박지원 원장을 즉각 해임하고 공수처는 박 원장을 당장 수사하라”고 주장하는 등 윤 전 총장과 공조에 나섰다.

조씨는 평소 박 원장과의 소통을 통해 두 사람 사이가 친밀한 관계임을 나타냈다고 한다. 예컨대 조씨는 2019년 5월 9일 페이스 북에 “불쑥 찾아오는 반가운 전화는 늘 설레게 한다” 고 하고 박 원장는 “그게 나야”라는 댓글을 달았다. 다시 조씨는 “대표님의 응원과 애정으로 무럭무럭 자랍니당”이라고 댓글을 쓰기도 했다. 조씨는 또 평소 주변에 박 원장과의 친분을 빈번하게 거론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조씨는 지난 2월에는 지인과 만난 자리에서 박 원장이 화제에 오르자 “최근에 박 원장의 초대를 받아 국정원장 공관에 초대받아 다녀왔다”고 했다고 한다. 그는 그날 국정원 공관의 사진을 찍어 누구나 볼 수 있는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리기도 했다. 국정원장 공관은 비밀이 보장돼야 하는 장소인데 아무리 무지하다 해도 공관 사진을 찍어 SNS를 통해 공개했다니 대한민국의 비밀 장소가 전 세계에 알려진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더구나 조씨는 지난 7월 21일에는 1차로 이른바 ‘제보 자료’ 21장을 캡쳐 해서 뉴스버스 측에 전달했고, 박 원장과 회동하기 전날인 지난 8월 10일과 회동 다음 날인 8월 12일 두 번에 걸쳐 ‘제보 자료’ 11장을 캡쳐 해서 뉴스버스 측에 전달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제보 자료’의 전달을 앞두고 조씨가 박 원장과 상의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두 사람이 회동 당일 이 사건과 관련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믿기 어렵다.

조씨가 제기한 의혹과 관련됐다는 인물들에 대한 SNS 상의 조씨의 평가는 종잡을 수가 없다. ‘고발장’을 손준성 검사로부터 전달받아 자신에게 텔레그램으로 보냈다는 김 웅 의원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고발을 사주한 단서가 드러난 게 없는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서는 적대감을 나타내왔다. 2019년 6월 페이스 북에서는 “개인적으로 김일성 역시 독립운동에 관한 한민족 결속을 위한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대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여야간 정책과 비전 경쟁은 사라지고 온통 네거티브와 마타도어 만 난무하고 있는 현상은 우리 국민 모두의 비극이다. 이 마당에 현직 국정원장이 공무 중에 정치인인 ‘제보자’를 사적으로 만나 정권 차원의 ‘정치공작’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엔 완전 범죄가 있을 수 없다고 한다. 또 범인은 어딘가에 반드시 흔적(痕迹)을 남긴다고 한다. 수사에서 찾아내지 못해 미제사건(未濟事件)이 될 뿐이다. 범죄 심리학자들의 말이다. 공수처는 ‘고발 사주’와 ‘제보 사주’ 의혹이라는 이 두 고발 사건을 가볍게 보지 말고 신속하고 공명정대하게 수사해서 한 점 의혹도 없이 소상히 진실을 국민들께 밝혀주기 바란다. 그것만이 소모적이고 막장으로 치닫는 대선정국의 정쟁(政爭)을 막는 길이다.

출처: 장석영 페이스북 202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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