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아프간 사태] 남의 불행을 보면서도 너무나 태평한 대한민국 사람들■■

배세태 2021. 8. 19. 14:49

※남의 불행을 보면서도 너무나 태평한 사람들

미군 철수에 따른 아프간 국민들의 절박한 생존 몸부림을 보며 요 며칠, 저게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는데, 싶어서 걱정되고 우울한 게 사실. 그러나 '내가 당할 고통'에 대한 상상을 빼고 냉정하게 생각한다면, 건질 사람들 먼저 안전하게 건져놓고 철수 선언을 하던가, 하는 아쉬움만,남을 뿐.

기껏 원조해 줬더니 자기 주머니만 채우느라 눈이 벌개서 자국민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들, 미군이 지켜주겠거니 하고 지원해 준 무기를 적에게 팔아먹고 탱자 탱자 놀고 자빠진 남의 나라 군대와 국민을, 무슨 전생의 죄가 많아 미국이 지켜줘야 하겠나, 하는 데 생각이 미치는 것이다.

저 아비규환이 트통 탓이다, 바똥 탓이다, 말이 많지만, 또 '내가 사인은 했는데 이건 트통이 결정한 거거등. 그니까 트통 책임이야'란 말은 애한테도 씨알도 안 먹힐 소리. 바똥이 백악관 입성하자마자 한 일이 트통 정책 죄다 뒤집기였다. 하루에도 수십 개씩 안돼, 안돼, 바꿔, 바꿔, 하고 사인했는데('내가 지금 뭐 하는 짓이지~' 중얼거리면서도 열심히 사인했음!) 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판단했거나 참모들과 뒤집자 합의했다면 사인 안 했을 일이다.

결론은 트통이든 바똥이든, 그들의 의지를 넘어 미국이란 나라는 국익에 대해서는 한마음, 한뜻이란 거다. 투자해봐야 이익을 주지 않는 남의 나라에 미국 돈, 아까운 미국인의 청춘들 목숨 바쳐가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더는 안 하겠다는 것이다. 옳든 그르든, 공산주의든 테러리스트든, 아프간보다 더 이익을 주는 나라가 있다면 가차 없이 버리고 다른 쪽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미국이 빠졌을 때 당해야 하는 그 나라 국민의 고통을 왜 미국이 안타까워하고 책임져야 하겠나.

문제는 저 경고가 우리에게도 해당된다는 것. 한미훈련하지 마라, 미군 물렀거라. 전작권 내놔라, 중국한테 잘 하라며 쏼라거리는 지금 우리나라의 짓거리는, 차마 미국의 동맹국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할 정도다.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외교적 눈은 아예 감아버린 정치인들, 국방력은 죄다 발로 차서 무너뜨리면서 성추행 사건만 만나면 그거 내가 전공이다, 하는 식으로 격노하신다는 그노-오옴. 만약 일 터지만 바뤼바뤼 돈 싸 들고 36계 줄행랑쳤다는 아프간 대똥 못지않은 실력을 발휘할 그 노-오옴 하는 짓을 보면, 미군 물러가라 데모하는 대다수 이 나라 국민들을 보면, 내가 미국인이라도 '니들 한 번 맛 좀 봐라!' 하고 혼쭐 내주고 싶지 않은 게 이상한 거 아닐까.

비행기에 매달려 살려달라 하는 사람들, 거기 탄 사람들, 저게 나라면, 하고 생각할 때는 아찔하지만, 이 역시 냉정하게 본다면, 그들은 아마도 우리나라 버전의 대깨문이나 기회주의자들이 아닐까. 에서 로즈의 약혼자였던 그 남자처럼. 저 살려고 남의 아이 지 딸인 양 냉큼 안고 여자들 구명보트에 홀라당 오르는, 그리고 살아서는 그 아이마저 나 몰라라 했을, 그런 사람들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 중 여자도 없고 아이도 없고 노인도 없는걸 보면 말이다.

아마 이 나라에 그런 일이 생긴다면, 진성 우파들의 피를 가진 사람들은 공항으로 달려가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게 매달리지도 못할 거고, 그저 멀리서 그런 사람들을 바라보며 아, 이제 때가 왔구나, 지금까지 잘 살아서 감사했다. 뭐 그럴 거다. 아프간에서도 진짜 선량하게 열심히 자기 생을 살았던 사람들은 총 들고 집집마다 찾아와 겁박하는 탈레반들의 세상을 또 묵묵히 견디며 살아갈 것이다.

그렇게 아프간의 상황이 영 남의 일로만 보이지 않는 것은, 게다가 더 걱정이 되는 것은, 홍콩을 시작으로, 대만한테 하는 짓을 봐도 그렇고. 차이나 콩사탕과 탈레반과 같은 공산, 폭력, 극악무도한 전체주의 독재 치하에서 살아가게 되는 지구인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라는 것.

우리야말로 이미 종북 세력 밑에 들어간 것은 옛날이고, 일상에서도 자유가 뚝뚝 잘려나가고 있지 않은가. 마우스 브라, 화이트 슈즈를 내세운 계-엄령 못지않은 통제 하에서. 이미 그게 통제인 줄도 모르고 그러려니 하며, 적응인지 포기인지 따져볼 생각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은 걸 보면.

2020년 세계 경제 포럼(다보스포럼)이 선언한 것처럼 그레이트 리-셋, 뉴 월드 오-더, 2030년까지 완성하겠다는 No Privacy, No Property. 사유재산 완전 몰수, 개인의 자유 완전 박탈의 세상이 도래하고 있다. 모든 자산은 국가가 소유하고 개인의 움직은 전자로 일거수일투족 추적되는 빅 브라더 통제 사회로 이 세계가 이끌려가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거센 물결 속에서 우리라고 언제까지 안전할 거라는 법이 어디 있을까. 무엇보다 이런 이야길 하면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고 그런 건 다 음모론이야, 하고 콧방귀나 뀌는 대중의 우매함이 그런 세계를 더 빨리. 더 쉽게 앞당기고 있다.

그래도 희망을 가져보려 애를 쓰자면, 내가 하도 다운되어 있는 걸 알고 어느 분이 말씀해 주신 대로, '창조를 위한 파괴 과정'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그레이트 리셋(The Great Reset) 을 저지하는 방법은 오직 그레이트 어웨이크닝(The Great Awakening),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시민들의 저항, 개인의 대각성의 물결이 얼마나 거센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서방 세계와는 달리 지금 화약고가 되어가고 있는 아시아 전체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자체의 힘만으로는 각성을 넘어 지금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도, 지구 종말이 오는 건 아닐 것이다. 산 사람은 어떻게든 산다. 의 윈스턴처럼 빅브라더를 언제까지 거부하며 살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이 문제일 뿐. 이대로 간다면 끝내는 2+2=5라고 비명 지르다 탈진해서 빅브라더에 대한 사랑을 큰 소리로 울며 고백해야 할 것이다. 벌써 뭉브라더 통제에 길들여져 스톡홀름 증후군 환자들처럼 너무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은 이 나라라는 게 또 새삼 슬픔.

그런데 이런 세계의 흐름과 너무나 무관한 우리나라 정치판. 비위가 약해서 자세히 들여다보진 않았지만 지들끼리 서로 잘났다고 치고받고 싸우는 꼴이라니. 6.25사변 나고 수십 년, 전쟁이 없었던 건 정말 로또 맞은 기적이라고밖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대박 로또 상금 홀라당 까먹고 지금 또 만회해보겠다고 도박하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집 팔고 마누라 팔고 딸 팔아도 모자랄 게 뻔할 뻔자다.

출처: 김규나(작가) 페이스북 202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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