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수도 카불 주민들이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이륙하는 美공군기 매달려 필사의 탈출…“하늘서 사람들 떨어졌다”

배세태 2021. 8. 16. 20:23

이륙하는 美공군기 매달려 필사의 탈출…“하늘서 사람들 떨어졌다”
조선일보 2021.08.16 이가영 기자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1/08/16/DS5FYVLTBVGOTNNH2TTA3VXX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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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 공항 이륙한 비행기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트위터

활주로를 가득 메운 사람들이 미 공군기와 함께 달린다. 일부는 아슬아슬하게 비행기 몸체에 매달린다. 공군기의 출입문은 굳게 닫혔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듯하다. 비행기 밖에 매달려 하늘을 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든 탈출하려는 절박함이 느껴진다. 심지어 이륙한 비행기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모습을 찍은 현지 뉴스통신사는 사람이 추락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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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하면서 수도 카불 주민들이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공항으로 몰려들었다/트위터

16일 톨로뉴스와 외신들에 따르면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순식간에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재장악하자 수도 카불 공항은 필사의 탈출을 위해 몰려든 수많은 인파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날 날이 밝기도 전에 수천 명이 시민이 공항으로 몰려들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공항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시민은 활주로를 장악했고, 여객기 탑승 계단은 어떻게든 여객기에 타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일부는 탑승 계단에 거꾸로 매달리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총성도 들렸다. 아이를 업거나 안은 시민들은 비명을 지르며 내달렸다. 게시물 작성자는 “미군이 총을 발사했다”고 적었다. 이에 한 미국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공항에 몰려든 군중이 통제 불능 상태였다. 발포는 혼란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날 공항에서 최소 5명이 숨졌다는 목격자의 말을 전했다. 다만 이들이 총에 맞은 것인지, 군중 속에서 압사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밀려든 인파로 도저히 여객기가 뜰 수 없는 상태가 되자 공항 당국은 모든 민항기의 운항이 중단됐다고 이날 오후 발표했다. 아울러 아프간 항공 당국은 카불 영공 통제가 군에 넘어갔다며 카불을 거치는 모든 항공기에 항로를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탈레반은 과거와 달리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과거 탈레반이 통치했던 5년 동안 극단적인 이슬람 율법 적용을 경험했던 시민들은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다. 당시 음악, TV 등 오락이 금지됐고 도둑의 손을 자르거나 불륜을 저지른 여성을 돌로 쳐 죽게 하는 가혹한 벌도 허용됐다. 탈레반은 공항 상황이 매우 급하게 돌아가자 “아프간에 머물기로 한 사람은 모두 카불 공항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용한다. 민간인은 해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