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윤석열 X파일/쥴리] 김건희의 반박 인터뷰 둘러싼 세대전쟁...김어준은 “긁어 부스럼”이라는데, MZ 세대는 “잘했다”

배세태 2021. 7. 1. 18:06

김건희의 반박인터뷰 둘러싼 세대전쟁...김어준은 “긁어 부스럼”이라는데, MZ 세대는 “잘했다”
펜앤드마이크 202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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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은 김건희씨의 반박 인터뷰에 대해 "정무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지점이 있다"고 했고, 윤호중 의원은 "배우자가 이렇게 빨리 등판한 후보는 처음"이라며 "대개 이런 경우에는 직접 나오는 것이 굉장히 불리하다"고 평가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자신을 둘러싼 ‘윤석열 X파일’의 내용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김씨는 지난 30일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들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 부인했다. 쥴리라는 이름의 접대부로 일했다는 설, 유부남과의 동거설 등이 사실무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씨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친문 상왕을 자처해온 김어준은 김씨의 발언을 이슈화하는 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고, 여당 정치인들은 “김건희씨가 침묵하는 게 바람직했는데, 이제 윤석열이 곤란해졌다”는 식으로 분위기를 잡았다. 김씨가 긁어서 부스럼을 만들었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MZ세대 정치인이나 변호사는 다른 입장이었다. 근거없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김씨가 당연히 해야할 반박을 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추미애, “대선후보는 가족도 깨끗해야” 주장...진보성향 MZ세대 강민진, “추 장관이 정치를 저질로 만들어”

김건희씨 문제에 대해 가장 먼저 의견을 밝힌 사람은 ‘윤석열 저격수’로 불리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다. 추 전 장관은 지난 30일 오전 YTN라디오에서 진행자의 “쥴리라는 인물을 들어봤냐”는 질문에 대해 "들어봤다"면서 "방송에서 제가 다 말하긴 어렵지만 대선후보는 본인만이 아니라 가족, 주변 친인척, 친구 관계 등이 다 깨끗해야 된다"고 답했다.

추 전 장관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쥴리 의혹에 대해 들어봤다'며 공개적으로 밝혀 이슈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추 전 장관의 발언은 경악스럽다"면서 "이렇게까지 정치를 저질로 만들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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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쥴리 의혹에 대해 들어봤다'는 추 전 장관의 발언은 경악스럽다"면서 "이렇게까지 정치를 저질로 만들어야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사진=연합뉴스]

강 대표는 "대선 후보 배우자의 과거 직업이 어쨌다느니, 예명이 뭐였다느니, 과거 누구와 관계가 있었다느니 하는 식의 이야기를 시민들이 대체 왜 들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타 후보의 부인을 향해, '깨끗하지 못하다' 고 암시하는 발언 자체가 더 지저분하다는 것이 강 대표의 주장이다. 강 대표는 “여성을 공격할 때 과거에 대한 성적인 의혹을 제기하는 행태는 너무 낡고 전형적인 방식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연설문에 대해서 “알맹이가 없고, 왜 대통령이 되려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혹평을 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릴 반전 카드는 민주당이 거저 내어줄 것만 같다"면서 "(쥴리 언급) 이런 식의 저질 공격은 하면 할수록 하는 쪽에 손해, 받는 쪽에는 이득일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을 저격하기 위해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씨의 예명으로 거론되는 ‘쥴리’라는 이름을 언급했다가 같은 진영의 젊은 정치인으로부터 몰매를 맞은 것이다. 강민진 대표는 1995년생이다.

홍준표, “본인 입으로 물꼬 터서, 국민이 검증하려 할 것”

김건희씨에 대해 발언한 사람들 중, 친여 방송인 김어준씨와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 그리고 국민의힘 정미경 최고위원의 발언도 주목된다. 이들은 모두 김건희씨의 해명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데에 뜻을 같이 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7월 1일 에 출연, 김건희 씨의 해명 발언이 ‘치명적인 실수’라고 혹평했다. 홍 의원은 “상대방이 누구라도 그런 이야기는 정치판에서 하기 어렵다”며 “그런데 (김 씨) 본인 입으로 물꼬를 터버렸으니까 이제 진위 여부에 대해서 국민이 집요하게 검증하려고 들 것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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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김건희씨의 반박 인터뷰에 대해 '치명적인 실수'라고 혹평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그러면서 “그건 대응할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닌데 너무 일찍 객관화시키고 일반화시켜서 과연 윤 전 총장한테 무슨 득이 되겠는가”라며 “어제 공개되는 것 보고 ‘잘못 판단했다’(라고 생각했다). 그런 문제는 상대 정치인이 거론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또 “SNS나 옐로 페이퍼에서나 거론할 문제를 정식으로 지면에 거론해 버렸으니까 상당히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말했다. 국민의힘에 복당하자마자 윤석열 전 총장을 저격하는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던 홍 의원은 윤 전 총장 부인에 대해서도 막말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김어준, “선제적 대응인데 정무적으로 맞냐” 질문...윤호중, “배우자가 이렇게 빨리 등판한 후보는 처음” 화답

같은 날 김어준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의 대담에서도 역시나 김건희씨의 반박 인터뷰를 문제삼았다. 김어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유흥주점 접객원 '쥴리'였다는 세간의 루머를 직접 부인한 것과 관련해 "정무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지점이 있다"는 말로 윤 의원의 의견을 이끌어냈다.

김어준은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그런 의미인 걸로 이해가 되는데, 이게 정치적으로 과연 정무적으로 맞는 판단이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윤호중 대표는 "배우자가 이렇게 빨리 등판한 후보는 처음"이라며 "대개 이런 경우에는 직접 나오는 것이 굉장히 불리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직접 인터뷰를 하면서 전 국민이 알게 한 이런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굉장히 불리한 판단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의원, 방송인 김어준, 윤호중 의원은 모두 윤석열 전 총장을 저격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런 평가를 내놓았다고 관측된다.

윤석열 지지해온 정미경, “굳이 대응할 필요 없었다”

하지만 윤석열 전 총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여온 국민의힘 정미경 최고위원도 김건희씨의 발언에 대해서는 ‘부적절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앞선 3사람과 같은 ‘저격성 발언’이 아니라, ‘윤 전 총장과 김건희씨 입장에서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발언을 했다’라고 밝혀, 취지가 달랐다는 차이가 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30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건희씨의 인터뷰에 대한 질문을 받자 “X파일에 대해 가장 먼저 발언을 했던 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나중에는 X파일이 없다며 꼬리를 잘랐다. 그렇기 때문에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굳이 대응할 필요가 없었다”라는 대답을 했다.

그러면서 “(X파일의) 발언자도 없고 누구인지도 모르고 진위 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 그럴 때는 그냥 넘어가야 되는 거지, 그것에 응대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김건희씨가 너무 억울해서 응대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응대를 하면 할수록 진짜로 커져버리기 때문에, 응대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총장 측에서 여의도 정치와 언론의 생리를 잘 몰라서 생긴 일종의 해프닝인 것 같다는 입장을 밝혔다.

MZ세대 변호사 전지현, “나라도 저렇게 나서서 입장 밝혔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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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인 전지현 변호사는 김건희씨의 반박 인터뷰에 대해 “나라도 저렇게 나서서 입장을 밝혔을 거 같다”며 지지했다. [사진=채널A 방송 캡처]

하지만 이들 정치인들보다는 좀더 젊은 세대에 속하는 전지현 변호사는 1일 채널A의 한 방송에 출연해 이들과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의 부인이 직접 해명을 할 거라고는 많은 사람들이 예측을 하지 못했다”는 앵커의 발언에 전 변호사는 “나라도 저렇게 나서서 입장을 밝혔을 거 같다. 예를 들어 전지현이 어디 가서 도둑질을 했다고 얘기를 하는데 그게 아니라면 내가 나가서 해명하는 게 잘못된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 문제에 대해서는 그런 문제가 있다고 주장을 하는 쪽에서 근거를 대고 입증을 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김건희씨는 이미 대법원 판결에서 정리가 됐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반박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전 변호사는 주장했다.

정치평론가 이성수씨는 “평소 보수적인 입장에 서 온 전지현 변호사는 77년생으로 앞서 발언한 정치인들보다 젊은 세대에 속한다. 김건희씨 반박 인터뷰에 대한 입장 차이는 여야간 진영논리보다는 세대간 이념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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