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박근혜 사면해 윤석열 때리게 한다?
월간조선 2021.03.05 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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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보수세력 이간계(離間計)설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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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실상 정치 선언을 하자, 정계에서는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고 있다. 그중 음미해 볼 만한 게 하나 있다. 바로 윤석열과 보수세력 이간계설이다.
오는 8월 15일 박근혜 전 대통령(또는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을 사면한 뒤, 박 전 대통령으로 하여금 윤석열 전 총장을 공격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골수 보수세력과 윤 전 총장을 서로 이간질하겠다는 의미다. 여권이 이미 이 같은 플랜을 세웠다는 설(說)이 정치권에서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여권 입장에서는 그다지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시기적으로 그렇다. 8월 15일 이후면 대선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이다. 이때 박근혜-윤석열이 자중지란을 형성하면 여권으로서는 호재 중에 호재일 수밖에 없다. 병법 상 적(敵)의 분열만큼 승기를 잡는데 유리한 전략이 또 있을까.
박근혜란 존재는 태극기로 대표되는 골수 보수세력에 있어 하나의 ‘신앙’과 같다. 그런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영어(囹圄)의 몸으로 만든 윤석열 전 총장을 겨냥해 쓴소리 한마디라도 한다면,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 반(反)윤석열 바람이 불 수도 있다. TK 지역에서 박 전 대통령 동정 여론은 아직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석열 전 총장도 TK 지역과 연고가 없지는 않다. 검사 초임지가 대구였고, 박근혜 정권 당시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좌천돼 2년간 대구고검에서 근무했었다. 윤 전 총장은 TK 방문 직후 검찰총장직을 사퇴하고 사실상의 정치 선언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윤 전 총장이 TK 지역에서 박 전 대통령에 필적하는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현재로선 의문이다.
혜성처럼 등장한 윤석열 전 총장이지만 정치에 있어서는 어디까지나 초보다. 어떻게든 남을 끌어내리는 데 사활을 건 정치판에서 ‘정치 초보’ 윤석열 전 총장이 이간계란 외풍(外風)을 견딜 수 있을까. 이를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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