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문재인, 바이든 통화가 말해주는 한미간 입장 차이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배세태 2021. 2. 8. 13:52

※문재인, 바이든 통화가 말해주는 한미간 입장 차이

- 문재인 정부의 싱가포르 합의 계승 주장, 바이든 받아줄리 만무
- 마음 급한 문재인 정부, 4년이나 남은 바이든 정부 입장 차 명확
- 바이든‘ 같은 입장 중요’ 강조, 우리도 대북정책 전면 재검토 필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첫 통화를 하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한 이후 14일 만이다.

이번 통화로 한미 정상 간 입장 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연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강조하였다. 지난 1월 21일 바이든 정부 출범에 맞춰 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문 대통령은 올해를 “우리 정부에 주어진 마지막 1년이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다”고 강조했다. 그 후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연장선에 있는 ‘싱가포를 합의 계승’을 주문했었다.

하지만 이번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싱가포르 합의’의 ‘싱’자도 꺼내지 못했다. 통상 정상 간 통화에서 의제와 내용이 사전에 조율되는 점을 고려하면 싱가포르 합의 계승은 바이든 행정부가 고려하고 있는 방향이 아닐 수 있다. 문재인 정부가 1년 남았지만, 바이든 정부는 4년이나 남았다.

현재 미국 새 행정부는 전 정부 한반도 정책에 대한 총괄적인 리뷰(review)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설리번 NSC 보좌관은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즉답 대신 “대북 정책에 대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고 그 검토를 앞질러 가지 않으려고 한다”고만 답했다. 바이든 정부는 급할 것이 하나 없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급하다. 임기 내에 겉으로 보이는 이벤트를 하나라도 해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릴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입장 차를 이미 알고 있는 듯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과의 같은 입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당연히 바이든 정부는 실패한 싱가포르 합의 계승할 리 없다. 그들은 외교협상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싱가포르 합의가 실패 원인을 정확히 알고 있다. 바로 합의문에 들어간 ‘단어와 그 배치 순서(sequence)’때문이다. 싱가포르 합의문 전문에 명시된 ‘상호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한반도 비핵화를 증진 할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라는 말은 결국 비핵화 실현 전에 신뢰 구축을 위해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선 신뢰구축 후 비핵화’를 상징한다. 이러한 이행구도를 바이든 정부에서 받아 줄리 만무하다.

문재인 정부도 이제껏 추진하고 있었던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정의용 후보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사는 아직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얼마 전 북한의 지난 8차 당대회만 보아도 이런 말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북미 핵 협상에 대한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길 바란다. 이제 정말 1년뿐이다. 미국 새 행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발맞춰, 새롭고 실효적인 북핵 협상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또한 과거에 우리가 북한과 맺었던 핵 합의들을 먼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그 안에 답이 다 있다.

2021년 2월 8일
대한민국 국회의원 태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