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김경수 ‘일부 유죄’...친문주자 상실한 민주당,'김명수 대법원'에서 마지막 역전 노리나

[뉴스분석]법원, 김경수 ‘일부 유죄’...친문주자 상실한 민주당,'김명수 대법원'에서 마지막 역전 노리나
펜앤드마이크 2020.11.06 이세호 객원기자
http://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37640

법원 ‘드루킹 사건’ 항소심 김경수 ‘일부 유죄’ 선고
댓글조작 공모 2년, 공직선거법 위반은 무죄
거듭된 ‘재판 연기’ 1심 이후 22개월만의 선고
그 동안 재판부 교체되고 여권은 “법관 탄핵” 압박
진정한 ‘친문 적자’ 김경수의 귀환 실패
당내 친문세력 결국 이낙연으로 쏠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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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지사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재판부는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지만, 댓글 조작(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020.11.6/연합뉴스

법원이 6일 ‘드루킹 사건’ 항소심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일부 유죄를 선고하면서 정치권도 셈법 계산이 빨라지고 있다. 김경수 지사의 대권도전이 사실상 힘들게 되면서 친문들도 다른 대안을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이 됐고,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 시계도 빨라질수 있는 일이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재판장 함상훈)는 이날 항소심 재판에서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에 참관한 것은 의심 없이 증명됐다”면서 댓글조작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다만, 김 지사가 드루킹 측근에게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1심을 뒤집고 무죄로 판단했다.

작년 1심 판결에서 김 지사는 업무방해(댓글조작) 혐의에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징역 10월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또한 재판부는 김 지사가 현재 공직에 있고 공판에 성실하게 참여해왔으며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점 등을 참작해 법정구속하진 않았다. 김 지사는 이날 선고 이후 “법원의 판단은 존중한다. 하지만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면서 대법원에 즉각 상고할 것을 밝혔다.

◇ 거듭된 ‘재판 연기’ 1심 이후 22개월만의 선고
◇ 그 동안 재판부 교체되고 여권은 “법관 탄핵” 압박

1심 재판 이후 이번 항소심 결정까지 22개월이 걸리면서 법원은 여러 차례 우여곡절을 겪었다. 2심 재판부는 당초 작년 12월 24일 선고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지난 1월 21일 한 차례 연기시킨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이날도 선고를 하지 못했다. 이후 재판부가 심리를 다시 처음부터 진행하면서 선고 기일은 8월 17일로 지정됐다. 하지만 이날도 정부가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여 재판을 진행하지 못하면서 이번 선고까지 최종적으로 22개월이나 걸렸다.

지난 2월에는 법원 정기 인사로 인해 재판부가 변경되는 일도 있었다. 사건을 최초에 담당했던 서울고법 형사2부 차문호 부장판사는 김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 씨의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을 봤다고 잠정결론을 내리고 “공동정범 성립 여부는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후 현재의 재판부(부장판사 함상훈)으로 바뀌면서 다시 심리가 재개됐다.

한편 지난 1심에서 김 지사가 유죄로 실형을 선고 받자, 여권은 재판부(부장판사 성창호)에 강하게 반발하였다. 이 때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거론된 “법관 탄핵” 주장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에 의하여 곧장 국회에서 공식화되기도 했다.

박 의원은 “(1심 주심인) 성창호 부장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 판사를 했던 상당한 측근”이라면서 ‘정치적 판결’이라 비판했다. 이후 민주당은 김 지사의 법정구속 이후 ‘사법농단’ 관계 법관들에 대한 탄핵 소추를 추진하면서 사법부를 강하게 압박했으나 국민적 비판을 받게되자 중단했다. 사법부에 대한 ‘선 넘는’ 겁박으로 인해 성창호 부장판사는 1심 판결 이후 결국 법원으로부터 신변 보호 조치를 받았다.

◇ 진정한 ‘친문 적자’ 김경수의 귀환 실패
◇ 당내 친문세력 결국 이낙연으로 쏠리나

김 지사가 항소심에서 일부 유죄를 선고 받고 정치적 입지가 다시 좁아지면서 여권은 충격에 빠졌다. 당초 여권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앞두고 조심스레 무죄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지사가 법적 부담을 덜어내고 차기 대권주자로 등판해 선거판을 흔들 것이라는 낙관섞인 기대였다.

당내에서 ‘진정한 친문’ 내지 ‘친문 적자’로 통하는 김 지사가 등판하면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지사의 양강구도가 깨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김 지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을 역임했고 문재인 대통령과도 노무현재단에서 함께 있었다. 이낙연 대표는 ‘원조 친문’이 아니고 이재명 지사는 ‘비문’이다.

얼마 전 만들어진 민주당 내 최대 규모의 싱크탱크 ‘민주주의 4.0 연구원’도 김 지사 판결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진다. 명칭에 있는 ‘4.0’은 네 번째 민주당 대통령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당내 친문의 ‘대선 플랜’이 가동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번에 김 지사의 행보에 ‘빨간불’이 들어와 향후 민주당 차기 대권 레이스는 이낙연-이재명 양강구도가 더욱 확고해 질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가 즉각 상고해도 대법원 선고가 있을 내년까지 정치적 행보는 극히 제한되기 때문이다. ‘친문 적자’ 이외에는 아직 다른 실력을 보여주지 못한 김 지사가 대권에 나서기에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