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 찐이야” 그럴려면
경남여성신문 2020.08.22 남강/시인.수필가.작가
http://gnnews.newsk.com/mobile/view.asp?group_name=426&intNum=39445&ASection=9&category=2
찐찐찐찐 찐이야 완전 찐이야
진짜가 나타났다 지금
요즘 같이 가짜가 많은 세상에
믿을 사람 바로 당신 뿐
끌리네 끌리네 자꾸 끌리네
쏠리네 쏠리네 자꾸 쏠리네
이상은 지난 1월 방송되면서 역대 케이블TV 최고 시청률35.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TV CHOSUN '미스터트롯'에서 영탁이 부른 노랫말의 핵심부다. 가요차트순위1위를 독차지할 만큼 가슴이 뻥 뚫리는 노래다. 영탁(38)은 이 노래로 오랜 무명가수를 벗어나 스타덤에 올랐다.
그가 오늘의 스타가 되기까지는 50여 번의 오디션을 거쳐야만 했다. 호기심에 샀다가 1등 당첨된 로또 인생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영탁의 노력만으로 그 엄청난 행운의 여신을 맞을 수 있었을까? 그의 뛰어난 재능을 발굴해준 '미스터트롯' 오디션의 동기부여가 있어 가능했던 것이다. 아무리 좋은 가사와 훌륭한 작곡이라도 세상에 널리 알릴 수 없다면 사장되기 일쑤다.
인기몰이의 더욱 중요한 요인은 이 노랫말이 시대상황의 대변이기 때문이다. “진짜가 나타났다 지금” “요즘 같이 가짜가 많은 세상에”라는 바로 이 대목이다. 가짜가 판치는 세상에 지금 진짜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물론 남녀의 사랑가이지만 이 시대의 정치상황과 국민정서가 알게 모르게 딱 맞아떨어진 것이다.
▲ 남강/시인.수필가.작가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방역 조치를 방해하는 일이 아주 조직적으로 일부에서 행해지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에는 현행범 체포라든지 구속영장 청구라든지 엄정한 법 집행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했다. 바로 조선시대의 어명이었다. 이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번 코로나 감염 폭발은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극우 단체에서 시작됐다"고 했고, 정세균 국무총리도 같은 말로 동조했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방역 활동을 악의적으로 방해하는 사람에 대해선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겠다"고 했다. 방역 당국과 경찰은 즉각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에 착수했다. 문 대통령이 지시한 지 8시간여만의 전광석화였다. 팬데믹을 빙자한 자유민주주의체제 말살의 신호탄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에 야당은 "정부가 7월부터 교회 모임을 허용하고 각종 소비·공연 쿠폰을 뿌리는 등 방역에 허점이 있었다"며 "모든 책임을 그쪽으로만 돌리는 건 문제"라고 했다.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방역 준칙을 정부 스스로 허문 결과가 다시 코로나를 번창하게 만든 요인"이라며 "코로나 재확산에 당황해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통합당의 2인자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8·15 광화문 집회에 주도적으로 참석한 전광훈 목사에 대해 "공동선(善)에 반하는 무모한 일을 용서할 수 없으며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했다. 김종인은 '5·18 사죄'라며 광주에서 무릎을 꿇었다. 전두환의 대리인 행세다. 주호영은 세월호 참사의 사고 책임을 인정한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두 번 죽이겠다는 민주당 2중대 일원의 인간답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성향 국민들의 대안이 윤석열 검찰총장 카드다. 한국갤럽이 최근(14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다음 대통령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재명 지사라고 응답한 사람은 19%로, 이낙연 의원은 17%로, 윤석열 검찰총장은 9%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3%, 홍준표 무소속 의원 2%다. 윤 총장은 대구·경북(TK)에서 지지율 20%로 대선주자 중 1위를 차지했다.(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것이 “윤석열이 찐이야”의 실체다.
통합당이 문재인 정권의 들러리로 전락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맞물려 있다. 김무성·유승민 일당 62명이 민주당과 야합한 헌정파괴에서 비롯된 전체주의적시대의 자초다. 무한무치의 왕정으로 되돌린 기막힌 세상을 스스로 만든 것이다. 배신의 아이콘 김무성·유승민의 통합당에서는 도저히 희망을 엿볼 수 없다는 결론이 윤석열 대망(大望)론일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이 과연 보수의 대표주자로 나설 수 있을까? 매우 회의적이다. 그렇다고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문제는 본인의 결단이고 명분과 처신의 타이밍이다. 영웅의 탄생은 모두 그랬다.
윤석열이 대한민국을 안을 만큼의 큰 그릇일까? 그릇이 안 되면 결단에서 막힌다. 명분이야 헌정수호니까 간단할 수 있다. 참으로 큰 난제는 박근혜 대통령 구속기소의 적법성여하에 대한 솔직담백한 자기고백이다. 정치적인 행위였다는 자기부정이 없고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타이밍은 대통령이 수사를 지휘함으로서 제왕행세의 끝판을 보여준 지금이다. 하지만 검찰총장의 옷을 벗는 순간 직권남용과 피의사실공포혐의로 구속 대기 중인데 그럴 수 있을까? ‘내편의 죄는 무조건 덮고, 상대편은 없는 허물도 만들어서 처단’하는 이른바 내로남불 정권에 충성했던 그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정녕 구국의 영웅심이 털끝만큼이라도 있다면 못할 바도 없다. 그럴려면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이념과 박정희 대통령의 부국정신을 이어받겠다는 사즉생(死卽生)의 결연한 각오가 선행돼야 가능하다. 이 또한 부질없는 망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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