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서훈·양제츠 회동, 한중관계 이정표 vs 미중갈등 낀 韓 확인■■

배세태 2020. 8. 22. 20:22

서훈·양제츠 회동, 한중관계 이정표 vs 미중갈등 낀 韓 확인
머니투데이 2020.08.22 권다희 기자
https://news.v.daum.net/v/20200822194601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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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서훈(왼쪽) 국가안보실장이 22일 오전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과 회담을 하고 있다. 2020.08.22. scchoo@newsis.com

22일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중국 외교정책 총괄자인 양제츠 중국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 위원간 회담은 '한중관계 발전'에 대한 양국의 의지를 재확인한 자리로 평가된다. 그러나 동시에 미중 전략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지지를 요청 받는 자리가 돼 한국의 난처한 입장이 부각됐다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서훈 실장과 양제츠 위원은 이날 부산 부산 해운대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회담과 오찬 등 약 6시간대면 협의를 가졌다. 코로나19(COVID-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한반도 문제, 국제정세 등이 의제였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양 위원의 이번 방한이 "한중 간 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라 평가했다. 또 이날 회동이 "고위급 대면 소통을 통해 양국 간 교류‧협력을 회복하고 활성화 해나가고자 하는 양국 간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라 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합의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을 완전히 봉합하고 양국 관계를 한층 개선시키기 위한 중요한 계기로 볼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날 회담장에선 예상대로 '미중관계'도 거론됐다. 청와대는 "양제츠 위원은 최근 미중관계에 대한 현황과 중국측 입장을 설명했고, 서훈 실장은 미중 간 공영과 우호 협력 관계가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중요함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공개되진 않았으나 미중갈등 관련 구체적 현안들과 관련해 양제츠 위원이 중국의 입장을 우리 측에 설명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홍콩보안법,남중국해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중국의 입장설명이 이뤄졌을 수 있다. 입장을 설명했다는 건 최소한 미중 사이에서 중립을 지켜달라는 요구일 수 있다. 양 위원의 방한 전부터 그의 이번 방한 목적이 '우군확보'일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양 위원은 한국 방문 직전인 20일 싱가포르에서 리셴룽 총리와 만나 미국을 견제하는 듯한 메시지를 내놨다. 전날 중국 인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양 위원은 리 총리에게 "현재 국제 정세에는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요소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은 싱가포르와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각국과 손잡고 불안정한 국제 정세를 잠재우고 국제사회 정의와 평화를 수호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역시 미국에 대항한 '우군확보' 의도가 읽히는 발언이다.

이날 양측은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지역 및 국제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과정에서 한중 양국 간 전략적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북한을 다시 대화 테이블로 불러오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논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 관련 의제 대부분은 기존에 논의돼 왔던 것들이다.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가속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연내 서명 △제3국 시장 공동진출 △신남방·신북방정책과 '일대일로'의 연계협력 시범사업 발굴 등이다. 이와 함께 △인문 교류 확대 △지역 공동방역 협력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등 다자 분야 협력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편 이날 양측은 시 주석 방한 일정을 '연내'로 특정하지 않고,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연다고 밝혔다. 이날 양측이 구체적 방한일정에 합의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물론 최근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등 방역 관련 상황을 예단할 수 없다는 점이 연내를 명시하기 힘든 우선적인 이유로 추정되나, 오는 11월 3일 미 대선 등이 방한일정 확정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단 청와대는 "중국 측은 '한국이 시 주석이 우선적으로 방문할 나라'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이 코로나19 상황 후 첫 해외순방지로 한국을 택하겠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방한시점은 특정하지 않았으나 한국을 우선순위에 뒀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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