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미중 충돌 위기, 군산 비행장 출신이 미군서 뜬다는데…■■

배세태 2020. 8. 18. 17:52

[밀톡] 미중 충돌 위기, 이 비행장 출신이 미군서 뜬다는데…
조선일보 2020.08.16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https://www.google.co.kr/amp/s/m.chosun.com/news/article.amp.html%3fsname=news&contid=2020081600615

군산기지 비행단장들 사상 첫 미 흑인 공군참모총장 등 진출
중국과 가장 가까운 미 공군기지 등 전략적 중요성 감안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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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4일 사상 첫 미 흑인 공군참모총장인 찰스 브라운 대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브라운 신임 총장은 군산 공군기지 비행단장을 지낸 한국통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주한 미 군산공군기지 비행단장(대령급) 출신들이 사상 첫 미 흑인 공군참모총장 등 미군 수뇌부와 요직으로 잇따라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 공군기지는 세계 해외주둔 미공군기지 중 중국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대중(對中) 최근접 전초 기지인 군산 공군기지의 전략적 중요성 등을 감안해 우수한 인재들을 비행단장으로 보낸 뒤 수뇌부로 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첫 흑인 공군참모총장인 찰스 브라운 장군의 취임 선서를 주재했다. 앞서 미 상원은 지난 6월9일 미 태평양공군사령관 출신 브라운 신임 공군총장에 대한 인준안을 98 대 0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백인 경찰의 폭력에 희생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고향 휴스턴에서 영면에 들어간 날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라운 총장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다”며 “이건 아주 중요한 일이고, 우리는 당신과 당신 가족을 축하하기 위해 오벌 오피스로 초대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브라운 신임 총장은 “이런 기회를 갖게 돼 너무나 영광이며 축복받은 느낌”이라고 답했다. 브라운 신임 총장은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공화당 행정부 시절인 1989~1993년 합참의장을 지낸 콜린 파월 전 미 국무부 장관에 이어 미군 최고 수뇌에 오른 두번째 흑인 출신 인사다.

지난 6월 신임 주한 미 7공군사령관에 취임한 스콧 L. 플레어스 중장. 플레어스 사령관도 군산기지 비행단장 출신이다./미 공군

◇신임 주한 미 7공군사령관도 군산기지 비행단장 출신

브라운 신임 총장은 35년 복무기간 중 두 번에 걸쳐 2년 6개월 동안 한국에서 근무한 ‘한국통’이라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중위 시절인 1987년 4월부터 1988년 10월까지 군산 공군기지 제35전투비행대대에서 F-16 조종사로 복무했다. 그 뒤 대령 시절인 2007년 5월부터 2008년 5월까지 군산 기지 제8전투비행단장을 지냈다. 그 뒤 미 태평양 공군사령관을 지냈고 2900여 시간의 비행기록도 갖고 있다.

8전투비행단장 출신들의 미군 수뇌부 진출은 그 뿐 아니다. 지난 6월 오산 공군기지에서 미 7공군사령관에 취임한 스콧 L. 플레어스 중장도 지난 2011년 8전투비행단장을 역임했다. 7공군사령관은 주한 미 공군 중 가장 높은 장성으로 주한 미 공군을 지휘한다. 그는 앞서 1996년엔 F-16 전투기 비행교관으로 군산 공군기지 35전투비행대대에서 근무했다.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 항공·사이버 작전본부장 등을 지낸 플레어스 사령관은 미네소타대 ROTC 출신으로, 비행시간은 2300시간이 넘는다.

7~8년 전에도 8전투비행단장 출신들이 미군 최고 수뇌부에 잇따라 진출했다. 지난 2012년5월 당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신임 공군참모총장에 마크 A. 웰시 당시 유럽주둔 공군사령관을 지명했다. 웰시 총장은 1976년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F-16전투기와 A-10 공격기 조종사 훈련을 받았고 91년 걸프전에 참전했다. 지난 1997~98년 군산기지 8전투비행단장을 지냈다.

◇오산기지 비행단장 출신들보다 군산기지 비행단장들 중용

그 이듬해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주한미군 근무경험이 있는 필립 브리들러브 유럽·아프리카 주둔 공군 사령관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최고사령관으로 임명했다. 브리들러브 사령관은 1991~1994년 용산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령부에서 근무했고, 2000~2001년엔 군산기지 8전투비행단장을 역임했다.

주한 미 공군 전투기 부대로는 군산 공군기지의 8전투비행단과 오산 공군기지의 51전투비행단이 있다. 각각 40여대의 F-16전투기들을 보유하고 있다. 오산기지엔 F-16외에 A-10 대지공격기, U-2 정찰기 등이 배치돼 있다. 주한미군 측면에서 오산 공군기지가 군산 공군기지보다 더 중요한 두뇌이자 심장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군산 공군기지 지휘관 출신들이 중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군내에선 군산기지의 지정학적 특성과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주미 무관 출신 한 예비역 장성은 “미군에게 군산기지는 전세계 미군기지 중 중국과 가장 가까운 공군기지라는 전략적 의미가 있다”라며 “우수한 엘리트 대령들을 단장으로 보내 경력을 쌓게 한 뒤 요직에 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공군은 최근 군산기지에서 무인공격기 등을 수용할 수 있는 최신형 격납고 기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미 공군

◇군산기지에 공격용 드론 등 배치할 최신형 격납고 건설

최근 군산 공군기지에 최신형 무인공격기(공격용 드론) 등을 배치할 목적으로 3세대 강화 격납고(HAS) 건립 기공식을 가진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해외주둔 미군의 드론 전용 격납고 건설은 중동(이라크)을 제외한 아시아권에서 처음이다. 미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7월 31일 군산 미 제8전투비행단이 20여 개의 HAS 완공식을 가진 사실을 공개했다.

이번에 완공된 HAS는 무인공격기외에 F-35A·B 등 스텔스전투기 주기(수용)도 가능한 규모로 알려졌다. 북한 초대형 방사포 등의 공격을 견뎌낼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하다. 또 격납고 문이 닫힌 상태에서 항공기 엔진이 작동할 수 있도록 환기 및 엔진 배기 시스템 등 최신 설비를 갖췄다. 격납고 건설에는 1억2500만 달러(약 1480억원)가 투입됐다.

◇군산기지 배치될 신형 그레이 이글-ER, 대함탄도미사일 중 항모 등 타격 유도 가능

그레이 이글 및 그레이 이글-ER 신형 무인공격기가 군산 공군기지에 배치됐거나 배치될 예정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주한미군은 지난 2018년 2월 군산 공군기지에서 그레이 이글 중대 창설식을 열고 그레이 이글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왔다. 현재 주한미군에는 6대의 그레이 이글이 군산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고, 이를 개량한 최신형 ‘그레이 이글-ER(Extended Range)’ 6대가 연내 군산 공군기지에 추가로 배치될 예정이다. 최신 그레이 이글-ER은 기존 그레이 이글에 비해 비행시간과 무장 탑재량이 50% 가량 늘어나 정찰 및 타격 능력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목되는 것이 함정 등 수상 목표물에 대한 타격 능력도 강화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그레이 이글-ER이 에이태킴스(ATACMS) 대함(對艦) 탄도미사일을 표적 함정까지 유도할 수 있는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에이태킴스 미사일은 원래 땅 위에서 발사돼 지상 목표물을 타격하는 지대지 탄도미사일이다. 최대 사정거리는 300㎞로, 주한미군은 물론 한국군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 2016년 이후 이 에이태킴스 미사일을 지대함 미사일로 개량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는 지난 2016년 태평양사령관 시절 강연회에서 “미 육군은 전통적 임무에서 벗어나 지대함 미사일로 해상에 있는 적 함정을 격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상 표적뿐만 아니라 함정도 파괴할 수 있는 에이태킴스 미사일 부대 발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태평양 지역에 이런 첨단 미사일 체계를 배치하면 남중국해, 동중국해, 동해 등에 있는 잠재적국(중국·러시아 등)에 상당한 위협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도 “(에이태킴스) 개량작업을 통해 300㎞ 거리의 함정 등 해상표적도 무력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한미 양국 공군의 F-16 전투기 60여대가 투입된 가운데 첫 한미 연합 대규모 '엘리펀트 워크'(코끼리 걸음)가 군산기지에서 실시됐다. 엘리펀트 워크는 수십대의 전투기가 최단 시간내 이륙하는 훈련을 하는 것으로, 무력시위 수단으로 종종 활용된다. /조선일보 DB

◇군산기지서 전투기 수십대 동원한 대북·대중 무력시위도

에이태킴스 대함 탄도미사일 개량형이 주한미군에 배치되면 유사시 남한 지상에서 동·서해상의 중국·북한 또는 러시아 함정들을 타격할 수 있다. 그레이 이글-ER은 유사시 에이태킴스 미사일을 서해상 중국 항모 등 함정들까지 정확히 유도하거나, 미사일을 유도하는 인공위성에 중국 함정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함정은 계속 움직이는 표적이기 때문에 대함 탄도미사일이 목표물에 도달할 때까지 정확한 위치 정보 등을 제공하는 게 중요한데 그레이 이글-ER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군산 공군기지는 한·미 양국군 전투기들이 대거 동원돼 ‘엘리펀트 워크(코끼리 걸음)’이라는 무력시위 훈련을 벌여온 장소로도 유명하다. 지난 2012년 우리 공군 38전투비행전대와 미 공군 8전투비행단이 군산 기지에서 KF-16, F-16 등 양국 전투기 60여대가 참여한 가운데 ‘엘리펀트 워크’로 널리 알려진 ‘한·미 연합 전시 최대무장 장착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이 훈련은 유사시 적 핵심표적을 타격하기 위한 최대 무장을 전투기에 신속하게 장착하고 최단시간 내 대규모로 출격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것이다. 주한 미 공군은 군산기지에서 독자적인 ‘엘리펀트 워크’도 실시해 왔는데 이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도 겨냥한 무력시위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