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정치인들이여, 제발 거짓말 좀 하지 마라

배세태 2020. 6. 7. 17:50

※정치인들이여, 제발 거짓말 좀 하지 마라

일상생활에서 거짓말을 예사로 할 때 우리는 이를 두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한다’고 말 한다. 우리 주변에선 불행하게도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정치인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인 또는 상인이 그렇고, 심지어는 종교인까지도 얼굴 하나 붉히지 않고 거짓말을 천연덕스럽게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거짓말의 사전적 의미는 ‘사실과 다르게 꾸며 하는 말’로 허언(虛言)이라고도 한다. 그 대칭 되는 말이 참말이다. 그런데 성경에서의 거짓말에 대한 정의는 사전적 의미보다 더 심오하고 명확하다. 즉, 거짓말이란 ‘마귀의 특징’이라든가,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부인하는 것’, ‘형제를 미워하는 것, ’진리에서 나지 않는 모든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거짓말을 하면 어떻게 될까? 세상 사람들은 괴롭다고 한다. 우선 상대방을 대하기가 괴롭고, 다음엔 자기 자신에 대하여 괴롭다고 한다. 그러나 철면피들은 자기가 거짓말을 하는 것조차 모른다. 성경을 보면 거짓말은 사람을 미혹케 하고, 악을 증가시키며, 파멸을 만들고, 결국은 죽음을 가져온다고 한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10계명 가운데 인간사회에서 지켜나가야 할 6가지 계명 속에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 하지 마라’고 한 것이다.

사실 우리네 삶 가운데서 전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인간 심리의 애증(愛憎)을 깊이 파헤친 작가 도스토엡프스키도 일찍이 소설 ‘악령(惡靈)’에서 ‘인생에서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고 사는 것이다’라고 말한바 있다. 그는 해서는 안 되는 줄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가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고 본 것이다.

우리는 흔히 거짓말이라고 하면 정치인을 떠올리게 된다. 정치인들은 대개 적극적인 거짓말보다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거짓말을 많이 한다. 비근한 예가 “나는 절대 다시는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하고도 “그때만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며 대통령까지 지낸 분도 있었다. 국회 청문회에서는 “위장전입을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하지 않고 “내 기억엔 없다”고 말한다. 나중에 들통이 나도 거짓이 아니라 오류였다고 말하려는 것이다.

영국의 중서부 지역인 샌턴브리지라는 시골에서는 매년 11월‘세계 최고의 거짓말쟁이 대회’가 열린다고 한다. 19세기 이 동네에 살았던 윌 릿슨이라는 노인을 기리는 행사란다. 릿슨은 술집 주인이었는데 늘 그럴듯한 거짓말로 손님들을 즐겁게 했다고 한다. 그런데 누구나 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으나 정치인과 변호사는 참가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거짓말 기술이 너무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자 모 일간신문에 윌 릿슨 보다 더 뛰어난 한국인 거짓말쟁이 부부에 대한 기사가 실려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본인의 출생연도부터 시작해 딸의 생일, 출생신고자 등 별 희한한 것들까지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1년에 한 번 만나는 5촌 조카에게 전 재산을 맡겨 투자시켰다는 조국씨 부부이야기였다. 조씨는 기자회견에서 코링크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고, 자기 부부는 사모펀드라는 것이 뭔지도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과정에서 이들이 주고받은 문자는 이 모두가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났다.

거짓말을 하면 얼굴에 나타난다. 나쁜 거짓말을 하면 얼굴이 붉어지고, 장난 거짓말을 하면 어색한 웃음을 보인다. 또 어떤 때는 무슨 자신들이 억울하게 핍박을 당하는듯 한 표정을 지으면서 거짓말을 한다. 조국씨 부부가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최근에 윤미향씨가 조국씨 부부를 닮은 연기를 해서 화제가 되었다. 기자들 앞에서는 회견 내내 비장한 얼굴을 하거나 땀을 뻘뻘 흘리다가도 엘리베이터를 탄 뒤나 사무실로 옮겨가서는 환하게 웃던 모습도 빼닮았다. 이 정도 되면 세계 거짓말대회에 출전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누구든 사람다운 삶을 영위하려면 자기 자신이 먼저 거짓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에 열중해 나가도록 힘써야 한다. 더 나아가서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참되게 살도록 인도하고 가르쳐야 한다. 적어도 사회의 지도층인사가 되려면 말이다. 무괴어심(無愧於心)이라고 했다. 정치인들에게 당부한다.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다는 것이 자신들의 높은 소망이 되도록 노력해 주길 바란다.

출처 : 장석영 페이스북 2020.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