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달라지는 창업 트렌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창업 성패 가른다

배셰태 2011. 4. 20. 10:51

[창업 트렌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창업 성패 가른다

매경이코노미 경제 2011.04.20 (수)

 

‘브랜드’보다 ‘친구 추천’이 중요

 

◆ 달라지는 창업 트렌드 ◆

SNS로 폭발적인 마케팅 효과를 보여준 미인시계.

 

얼마 전 미국 란제리회사인 허슬러란제리가 우리나라에 론칭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헌 팬티 보여주면 새 팬티 줄게’ 이벤트를 실시했다. 다소 선정적이어서 참여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여러 SNS 타임라인을 동시에 탔고, 트위터의 리트윗(retweet·전달)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수십 명의 당첨자에게 불과 2만9000원짜리 새 팬티를 주는 극히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 대박을 터뜨린 것.

치킨 제조와 프랜차이즈를 전개하고 있는 ㈜대대는 바비큐오리구이전문점 ‘오리궁뎅이’를 내놓으면서 소셜커머스를 통해 반값 이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단 하루 만에 1500명의 고객을 확보했고 198㎡(60여평) 가게는 매일같이 북적거렸다.

이처럼 SNS는 기업 흥망성쇠를 좌우할 만큼 괴력을 가진 유기적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SNS는 글자 그대로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타인과 교감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 트위터, 페이스북, 포스퀘어(foursquare) 등 다수가 있고 국내 가입만도 12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언제 어디서나 이들 SNS와 연동이 가능해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SNS의 활용 가치는 날로 높아지는 중이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샀다면 지금은 ‘공동 관심사를 가진 친구의 생각’을 사는 시대로 바뀌었다. 한 친구가 어느 음식점 메뉴에 대한 호평을 페이스북에 포스팅하면 그 호평은 실시간으로 다른 친구에게 전달되고 이는 곧 유용한 정보로 작용해서 이들을 우호적 소비자로 만드는 효과를 가져온다.

일본의 한 사례를 보면 SNS를 활용한 마케팅이 어떤 방법으로 진화할지 가늠해볼 수 있다.

얼마 전 신주쿠에 ‘미인시계(美人時計)’가 등장했다. 미인들이 차례로 나와 시간을 알려주는 오프라인 이벤트다. 그런데 이 마케팅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이번에는 모방이벤트인 ‘마스크녀’가 등장했다. 마스크를 쓴 간호사들이 역시 매시간 나와 피켓을 통해 시각을 알려주는 이벤트다. 주최기업은 제약회사였고, 연고를 하나 사면 마스크를 벗어 실물을 확인하도록 서비스했다. 역시 대성공이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를 웹으로 옮겨 진행했고, 이어서 앱(application)을 개발해 스마트폰과 연동시켰다. 간단해 보이는 이벤트이지만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그리고 이벤트에서 판매로 이어지는 아이디어의 진화를 잘 보여준다. 지금도 여전히 이 이벤트는 SNS의 타임라인을 훑고 있다.

SNS 상업적 접근, 고객 반발 염두

트위터를 이용한 미국의 한 창업 사례는 SNS의 활용 가능성을 잘 보여준다. 한 치킨업체가 트위터만으로 주문할 수 있는 ‘트윗치킨’을 선보였다. 조리시설을 장착한 탑차가 일정한 코스로 이동하면서 다음지점의 트위테리안(twitterian)들에게 미리 주문을 받아 배달하고 다시 다음 지점으로 이동하는 영업 형태다. 저비용 창업이 가능하고 상권 제약이 없을 뿐 아니라 사람이 모인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갈 수 있는 기동력이 돋보이는 모델이다. 가히 ‘찾아가는 서비스’의 진수를 보여주는 비즈니스모델이라 할 만하다.

이처럼 SNS는 대소기업을 막론하고 그 활용 가치가 상당하다.

그러나 SNS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자칫 반작용을 가져올 수도 있다. 트위터는 속보 교환 측면에서 장점이 있으나 단문 위주의 잡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소통의 축적과 인적 교류는 효과적이나 콘텐츠의 데이터베이스화에는 한계가 있으며 포스퀘어는 비교적 단순한 도구여서 깊이가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에 최근 외식업체들이 주로 활용하는 소셜커머스는 자칫 단골고객의 반발 등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SNS 이용자들은 상업적인 접근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형석 비즈니스유엔 대표컨설턴트 leebangin@gmail.com]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602호(11.04.20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