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Study] 덩치큰 이통사 카톡에 힘 못쓰는 까닭은 ?
매일경제 경제 2011.04.15 (금)
유료문자에 집착하다 시장 빼앗겨…스스로를 파괴하는 혁신 추구해야
▶ 생각열기
모바일 무료 메신저인 카카오톡 가입자가 1000만명에 이르면서 이동통신사들의 불만이 높다. 카카오톡이 이통사들의 수입원 중 하나인 문자서비스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통사들은 이 같은 상황을 예측하고 준비하지 못한 것일까. 왜 자본ㆍ인력이 압도적인 이통사들이 소규모 벤처기업인 카카오톡에 시장을 급속하게 빼앗긴 것일까. 오랫동안 휴대폰 문자서비스를 제공한 이통사들은 마음만 먹었다면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를 남들보다 훨씬 빨리 선보였을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문자서비스 수입에 대한 집착 때문이었다면 어리석은 일이다. 어차피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무료 메신저에 빼앗길 수입이었기 때문이다.
◆ 모바일 메신저의 문자서비스 대체는 예측된 것
모바일 무료 메신저인 카카오톡 가입자가 1000만명에 이르면서 이동통신사들의 불만이 높다. 카카오톡이 이통사들의 수입원 중 하나인 문자서비스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이통사들은 이 같은 상황을 예측하고 준비하지 못한 것일까. 왜 자본ㆍ인력이 압도적인 이통사들이 소규모 벤처기업인 카카오톡에 시장을 급속하게 빼앗긴 것일까. 오랫동안 휴대폰 문자서비스를 제공한 이통사들은 마음만 먹었다면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를 남들보다 훨씬 빨리 선보였을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문자서비스 수입에 대한 집착 때문이었다면 어리석은 일이다. 어차피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무료 메신저에 빼앗길 수입이었기 때문이다.
◆ 모바일 메신저의 문자서비스 대체는 예측된 것
=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모바일 무료 메신저가 인기를 끌 것이라는 것은 대다수가 예측한 일이었다. 특히 초기에 주도권을 잡은 모바일 메신저로 시장 흐름이 급속하게 쏠릴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이유는 상당수 고객이 네트워크를 형성하면 다른 고객 수요마저 끌어들인다는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금이라도 삼성전자가 자본ㆍ인력을 투자한다면 페이스북보다 기능이 뛰어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버리고 삼성전자가 만들 SNS에 가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미 페이스북이 구축한 거대한 네트워크 때문이다. 페이스북에 가입하면 이미 알고 있던 친구ㆍ지인들과 손쉽게 연결된다. 페이스북이 아닌 다른 SNS에 가입해 친구ㆍ지인들과 연결되기를 오랫동안 기다리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이처럼 이미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은 네트워크는 블랙홀처럼 새로운 고객을 네트워크 안으로 빨아들이는 속성이 있다. 이 같은 네트워크 효과 덕분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서비스는 1등 기업이 시장의 90%를 차지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카카오톡이 빠르게 1000만 가입자를 확보한 비결도 네트워크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카카오톡에 가입하면 많은 친구ㆍ지인들과 거의 자동으로 연결된다. 이미 많은 사람이 카카오톡에 가입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 남이 나를 파괴할 때까지 기다린 셈
= 막강한 자본ㆍ인력을 보유한 이통사들이 네트워크 효과를 몰랐을 리 없다. 이통사들이 미래를 냉정하게 보았다면 문자서비스보다 잠재력이 뛰어난 모바일 무료 메신저의 위협을 미리 간파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남들보다 빨리 기능이 뛰어난 모바일 무료 메신저를 내놓고 시장 변화에 대응했을 것이다. 역시 그랬다면 카카오톡이 아닌 자신한테 문자서비스 시장을 내주었을 것이다. 시장을 남한테 빼앗기는 것보다 자신한테 빼앗기는 게 훨씬 이롭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1000만명의 스마트폰 가입자가 카카오톡이 아니라 SK텔레콤 또는 KT의 모바일 무료 메신저를 이용하는 상황이 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통사의 엄청난 자산이 됐을 게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가 됐다. 이통사들은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놓쳤고 문자서비스 시장도 잃고 있다. 문자서비스 시장만 놓고 본다면 이통사들은 모바일 무료 메신저가 자신을 파괴할 때까지 기다렸던 셈이다.
◆ 남보다 앞서 나를 파괴해야
= 어떤 이들은 말한다. "문자서비스는 이통사의 주요 수입원이다. 따라서 모바일 무료 메신저를 이통사들이 남보다 앞서 개발하는 것은 애초부터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고 말이다. 그러나 남(카카오톡)이 나(이통사의 문자서비스)를 파괴하는 것보다 내(이통사의 모바일 메신저)가 나(이통사의 문자서비스)를 파괴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GE 등 글로벌 기업들이 `스스로를 파괴하라`라는 말을 기업의 경영 이념으로 실천하는 것도 그래서다. 미국의 경영 월간지인 패스트컴퍼니가 가장 혁신적인 10대 웹 기업 중 하나로 꼽은 넷플릭스는 남보다 앞서 스스로를 파괴한 기업이다. 원래 넷플릭스는 영화ㆍ드라마 DVD를 우편으로 빌려주는 업체였다. 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해 텔레비전 컴퓨터 등을 통해 시청하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산될 경우 커다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컸다.
이 같은 위험에 직면한 넷플릭스는 자신을 파괴하기로 결심했다. 경쟁사보다 앞서 성능이 뛰어난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했다. 훌루 같은 경쟁업체들이 자신의 DVD 렌탈 서비스를 파괴하는 것보다는 넷플릭스 자신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자신의 DVD 렌탈 서비스를 파괴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넷플릭스의 DVD 렌탈 서비스 비중은 크게 줄어들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는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덕분에 넷플릭스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해 말 2000만명에 이르렀으며 2010년 매출액은 2009년보다 29% 늘어난 22억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넷플릭스 고객 가운데 70%는 스트리밍 서비스만 이용한다.
◆ 기존 기업은 파괴적 경쟁자가 아니다
=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스스로를 파괴하지 못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진짜 무서운 경쟁자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이미 시장을 분점하고 있는 기존 업체만을 경쟁자로 잘못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새로운 기업이 등장해 파괴적인 제품ㆍ서비스를 내놓는다.
문자서비스 시장을 대체하고 있는 카카오톡처럼 말이다. 따라서 기업은 지금 시장을 분점하는 경쟁사보다는 깜짝 놀랄 제품으로 미래에 등장할 새로운 기업을 두려워해야 한다.
니케시 아로라 구글 수석부사장이 "(기존 기업이 아니라) 모두를 놀라게 할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어낼 미래 기업이 무섭다"고 말한 것도 그래서다.
제프리 이멀트 GE 최고경영자가 "GE의 전통적인 라이벌인 독일의 지멘스, 네덜란드의 필립스, 영국의 롤스로이스 등은 절대 GE를 파괴할 수 없으며 (중국 인디아 등) 신흥시장의 떠오르는 거인들이 GE를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늘날 한국 이통사들은 커다란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통사들을 구할 수 있는 것은 혁신 제품의 유통을 막는 시도가 아니다. 스스로를 파괴하는 혁신뿐이다.
예를 들어 지금이라도 삼성전자가 자본ㆍ인력을 투자한다면 페이스북보다 기능이 뛰어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버리고 삼성전자가 만들 SNS에 가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미 페이스북이 구축한 거대한 네트워크 때문이다. 페이스북에 가입하면 이미 알고 있던 친구ㆍ지인들과 손쉽게 연결된다. 페이스북이 아닌 다른 SNS에 가입해 친구ㆍ지인들과 연결되기를 오랫동안 기다리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이처럼 이미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은 네트워크는 블랙홀처럼 새로운 고객을 네트워크 안으로 빨아들이는 속성이 있다. 이 같은 네트워크 효과 덕분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인터넷 서비스는 1등 기업이 시장의 90%를 차지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카카오톡이 빠르게 1000만 가입자를 확보한 비결도 네트워크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카카오톡에 가입하면 많은 친구ㆍ지인들과 거의 자동으로 연결된다. 이미 많은 사람이 카카오톡에 가입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 남이 나를 파괴할 때까지 기다린 셈
= 막강한 자본ㆍ인력을 보유한 이통사들이 네트워크 효과를 몰랐을 리 없다. 이통사들이 미래를 냉정하게 보았다면 문자서비스보다 잠재력이 뛰어난 모바일 무료 메신저의 위협을 미리 간파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남들보다 빨리 기능이 뛰어난 모바일 무료 메신저를 내놓고 시장 변화에 대응했을 것이다. 역시 그랬다면 카카오톡이 아닌 자신한테 문자서비스 시장을 내주었을 것이다. 시장을 남한테 빼앗기는 것보다 자신한테 빼앗기는 게 훨씬 이롭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1000만명의 스마트폰 가입자가 카카오톡이 아니라 SK텔레콤 또는 KT의 모바일 무료 메신저를 이용하는 상황이 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통사의 엄청난 자산이 됐을 게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가 됐다. 이통사들은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놓쳤고 문자서비스 시장도 잃고 있다. 문자서비스 시장만 놓고 본다면 이통사들은 모바일 무료 메신저가 자신을 파괴할 때까지 기다렸던 셈이다.
◆ 남보다 앞서 나를 파괴해야
= 어떤 이들은 말한다. "문자서비스는 이통사의 주요 수입원이다. 따라서 모바일 무료 메신저를 이통사들이 남보다 앞서 개발하는 것은 애초부터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고 말이다. 그러나 남(카카오톡)이 나(이통사의 문자서비스)를 파괴하는 것보다 내(이통사의 모바일 메신저)가 나(이통사의 문자서비스)를 파괴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GE 등 글로벌 기업들이 `스스로를 파괴하라`라는 말을 기업의 경영 이념으로 실천하는 것도 그래서다. 미국의 경영 월간지인 패스트컴퍼니가 가장 혁신적인 10대 웹 기업 중 하나로 꼽은 넷플릭스는 남보다 앞서 스스로를 파괴한 기업이다. 원래 넷플릭스는 영화ㆍ드라마 DVD를 우편으로 빌려주는 업체였다. 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해 텔레비전 컴퓨터 등을 통해 시청하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산될 경우 커다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컸다.
이 같은 위험에 직면한 넷플릭스는 자신을 파괴하기로 결심했다. 경쟁사보다 앞서 성능이 뛰어난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했다. 훌루 같은 경쟁업체들이 자신의 DVD 렌탈 서비스를 파괴하는 것보다는 넷플릭스 자신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자신의 DVD 렌탈 서비스를 파괴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넷플릭스의 DVD 렌탈 서비스 비중은 크게 줄어들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는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덕분에 넷플릭스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해 말 2000만명에 이르렀으며 2010년 매출액은 2009년보다 29% 늘어난 22억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넷플릭스 고객 가운데 70%는 스트리밍 서비스만 이용한다.
◆ 기존 기업은 파괴적 경쟁자가 아니다
=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스스로를 파괴하지 못하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진짜 무서운 경쟁자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이미 시장을 분점하고 있는 기존 업체만을 경쟁자로 잘못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새로운 기업이 등장해 파괴적인 제품ㆍ서비스를 내놓는다.
문자서비스 시장을 대체하고 있는 카카오톡처럼 말이다. 따라서 기업은 지금 시장을 분점하는 경쟁사보다는 깜짝 놀랄 제품으로 미래에 등장할 새로운 기업을 두려워해야 한다.
니케시 아로라 구글 수석부사장이 "(기존 기업이 아니라) 모두를 놀라게 할 획기적이고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어낼 미래 기업이 무섭다"고 말한 것도 그래서다.
제프리 이멀트 GE 최고경영자가 "GE의 전통적인 라이벌인 독일의 지멘스, 네덜란드의 필립스, 영국의 롤스로이스 등은 절대 GE를 파괴할 수 없으며 (중국 인디아 등) 신흥시장의 떠오르는 거인들이 GE를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늘날 한국 이통사들은 커다란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통사들을 구할 수 있는 것은 혁신 제품의 유통을 막는 시도가 아니다. 스스로를 파괴하는 혁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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