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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 “중국 은행 제재해야 대북 ‘최대 압박’ 가능”

배셰태 2020. 1. 11. 10:35

[인터뷰: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 “중국 은행 제재해야 대북 ‘최대 압박’ 가능”

VOA 뉴스 2020.01.11 김영교 기자

https://www.voakorea.com/a/5240899.html

 

데이비드 애셔 전 미 국무부 선임자문관

 

미국은 북한에 금융 편의를 제공하는 중국 은행들을 제재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대북 `최대 압박’이라고 할 수 없다고, 데이비드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이 밝혔습니다. 지난 2005년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에 대한 제재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던 애셔 전 선임자문관은 미국의 현 대북 제재는 ‘최대 압박’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습니다.

 

애셔 전 선임자문관을 김영교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지난 2005년 9월 미국 정부가 애국법 제 311조에 근거해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 (BDA) 은행을 북한 불법자금 세탁의 주요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셨습니다. 현재의 대북 제재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초 북한이 세계적인 위협임과 동시에 미국에 위협이 된다고 명확히 판단을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는 ‘최대 압박’ 캠페인이라는 공격적인 조치를 취했고, 이는 명목 상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김정은과 직접 외교적 협상을 벌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 때문에 약해졌습니다.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정권 교체나 북한 정권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 없이는 북한의 비핵화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보다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랍니다.”

 

기자) ‘최대 압박’에 대해 언급하셨는데요. 현재 미국 정부가 북한에 대해 ‘최대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 겁니까?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 미국의 현 대북 제재는 ‘최대 압박’과는 거리가 멉니다. 특히 중국 내에서 돌아가는 북한의 기업망을 감안하면 말이죠. 중국과의 합작회사들도 있는 그 중에는 믿을 수 없게도 중국의 국영기업이 연루된, 북한의 핵무기와 관련한 회사들도 있습니다. 수 십 개의 북한 회사들이 단둥, 선양에 있고, 아마 상하이에도 있습니다. 홍콩도 그렇고요. 제재가 효과가 없는 정도가 아닙니다. 그 회사들은 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국영기업들과 관련된 80 여개의 합작회사들이 있고요, 그 중 적어도 절반은 북한 지도층의 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과 연계돼 있을 겁니다.

 

기자) 제재 자체가 충분하지 않은 게 아니라, 제재에 구멍이 생긴다는 말씀인지요?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 현재 상황에서 미국이 ‘최대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말하는 건 망상에 가깝습니다. ‘최대 압박’이 되려면 최대 법 집행, 최대 군사 압박, 최대 첩보전이 이뤄져야 합니다. 한 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힘의 도구를 활용해야 합니다. 그것은 정보, 문화 교류도 포함됩니다. 제 생각에는 미국이 과거 1981년부터 옛 소련에 했던 모든 것을 다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보타지부터 공공연한 관여, 그리고 군비 축소까지요.

 

기자) 앞서 대북 제재가 ‘중국 쪽을 제대로 건드리지 못했다’고 하셨는데요. 어떻게 하면 제대로 건드릴 수 있습니까?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 한 가지 방법은 중국 내 은행들을 추적하는 겁니다. 중국 은행들은 북한이 국제 금융망에 접속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에 연루된 몇몇 은행들은 매우 큰 은행들이죠. 하지만 그것과 상관 없이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대북 제재를 준수할 때까지요. 거기엔 중국은행도 있고 중국건설은행, 중국농업은행도 있습니다. 중국에서 매우 크고 중요한 은행들이죠. 하지만, 북한 회사들과 거래를 하거나 북한 지도층의 금융 지원과 아니면 더 심각하게도 북한의 핵∙미사일에 연루되는 잘못을 한다면, 그 은행들이 미국의 금융체제에 접근할 수 없게 하는 법적 의무가 우리에겐 있습니다. 그들이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한 뒤에 다시 정상적인 금융회사로 대우하면 됩니다.

 

기자) 워싱턴 DC 연방법원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 자금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중국 은행 3곳이 조사를 거부하는 데 대해 벌금형을 내렸습니다. 이런 게 시작이 될 수도 있겠죠?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애국법 제311조를 엄격히 이행해야 합니다. 북한과 러시아, 중국 내 국영기업들이 서로 어떻게 엮여있는지 그 규모를 파헤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군사 영역도 있습니다. 금융 영역도 마찬가지고요. 김정은 정권의 ‘생명줄’과도 연관이 있으니까요.

 

기자)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대북 제재 완화를 제안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 당연한 일입니다. 북한 정권이 유지되고 있는데 가장 책임이 있는 나라들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대북 제재는 ‘최대 압박’은 아니었을지라도 그 두 나라가 북한에 지원할 수 있는 역량에 영향을 미쳤죠. 게다가 북한의 체제는 자체적으로도 무너지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금 자금이 고갈되고 있을 겁니다.

 

기자) 과거 방코델타아시아 은행과 관련해 취한 조치에서 현재 정책 담당자들은 뭘 배울 수 있을까요?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 방코델타아시아 건에서 응용할 수 있는 건, 북한 정권이 재정적으로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또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위해 어떤 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지 구체적으로 추적하는 것입니다. 당시 상황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그런 추적을 통해 압박을 가하고 핵 개발 프로그램에 들어가는 자원을 뺏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진행되는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일각에서는 제재가 북한의 핵 개발을 막지 못해 효과가 없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제재 자체를 재고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 제재가 김정은 정권의 핵무기 개발을 막지 못한 건, 제재는 압박 전략의 일부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창의 끝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도 북한의 내부적인 응집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말하지 않겠지만, 북한 정권은 그것이 뭔지 스스로 알 것입니다. 미국 정부 내 훨씬 고위급 차원에서의 지휘통제를 통한 전방위적인 조직력과 계획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데이비드 애셔 전 국무부 선임자문관으로부터 미국의 대북 제재를 둘러싼 상황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김영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