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는 북한, 중국, 미국 국무부가 작용했다▲▲

배셰태 2020. 1. 3. 20:43

※박근혜 탄핵 요약

(탄핵에 신경쓰기 싫어하는 사람을 독자로 삼은 글이라, 직함 없이 이름만 썼습니다)

 

◆박근혜 탄핵에는 북한, 중국, 미 국무부가 작용했다. 박근혜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도발에 대해 강성 대결 노선을 선택했다. 박근혜는 UN 제재 보다 1년 이상 앞서 개성공단을 철수시키고, 미국의 의사와 상관없이 참수부대를 육성하였으며, 미 국무부의 입장에 반하여 북한해방을 선언하고 사실상의 흡수통일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북한, 중국은 대한민국 안의 친중, 종북, 친북을 움직여서 탄핵으로 몰고 갔다. 평양은 2016년 봄부터 ‘박근혜 탄핵’을 선동했다. 2000년부터 중단됐던 난수 방송은 2016년에 무려 19회나 이루어졌다.

 

◆ 한편, 지난 30여년 동안 중국사랑 친중 근성에 물들어 온 미 국무부는, 2016년 무렵, 중국의 패권 도발과 북한의 핵*미사일 때문에 더 이상 중국사랑을 이어갈 수 없는, 매우 곤란한 처지에 빠져 있었다. 매우 심각한 자기모순에 함몰돼 있었던 것이다.

 

◆박근혜의 참수부대 육성, 북한해방 선언, 사실상의 흡수통일 천명은 미 국무부에 대한 정면 비판, 정면 도전에 다름 아니었다. 미 국무부는 기겁할 수 밖에 없었다. 미 국무부로서는, 박근혜가 곱게 퇴임하는 경우, 천만 표 가까운 지지기반에서 나오는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서 자신들을 한 층 더 곤란하게 만들 것이라 예측했다. 이 같은 배경에서 미 국무부는 박근혜를 ‘철저하게 도려내야 마땅한, 위험한 인물’로 보았을 가능성이 높다. 한 마디로 2016년 가을, 중국, 북한, 종북-친북, 미 국무부 등 모든 주요 플레이어들이 박근혜를 ‘제거해야 할 사람’으로 적대시하게 됐다.

 

◆이 같은 상황을 틈타 조중동을 위시한 거대 언론과 구(舊)여권 거물들이 탄핵 물고를 텄다. 이른바 보수 우파를 대변한다는 제도권 세력이 박근혜를 제거하는 데에 앞장 섰다.

 

◆박근혜가 만약 갈팡질팡 자기모순 빠져 있던 미 국무부에 적당히 비위맞춰 주면서 뜨듯 미지근한 정책을 취했다면? 개성공단도 유지하고, 참수부대도 안 만들고, 북한해방도 선언하지 않고, 사실상의 흡수통일도 천명하지 않았다면? 또한 박근혜가 만약 거대 언론과 구(舊)여권 거물들의 비위를 적당히 맞추어 주면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면? 박근혜 탄핵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

 

◆박근혜에게 죄가 있다면 두 가지이다. 하나는 미 국무부를 상대로, 목표를 최소화시킴으로써 적을 최소화시키는 ‘링컨 게임’ (아래 뱅모의 페북 꼭지 참조!) 을 진행하지 못 하고, 정면으로 들이받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거대 언론과 구(舊)여권 거물들을 능수능란하게 요리는 ‘마키아벨리 게임’을 펼치지 못하고, 원리원칙대로 자기 일만 하려 든 것이다.

 

◆박근혜 탄핵은, 우리가 참으로 위태로운 상황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첫째, 미국과 중국 사이의 줄다리기에 의해 북한의 운명이 결정된다. 미 국무부가 중국과 대결할 각오를 세우지 못한 상황, 혹은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승부 나지 않은 상황에서는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흡수통일 관점을 공공연하게 표현하거나 그를 실행하려는 정책을 취해서는 안 된다. 한반도는, 중국이라는 무시무시한 폭력집단이 한발 깊숙이 담그고 있는, ‘매우 위험한 화약고’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뿐 아니라 대한민국 어느 지식인도 이러한 냉엄한 현실을 꿰뚫어 본 사람은 없었다.

 

둘째, 거대 미디어와 구여권 거물들이 대표하는 대한민국 제도권 권력층은 국가와 사회에 대한 공적 책임감이 결여돼 있는, 이기적인 기회주의 집단이다. 이들은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이라는 자기중심적 망상에 매달리고 “박근혜를 곱게 퇴임시키면 상황을 모시게 되니까, 기회 왔을 때 철저하게 도려내야 한다”라는 사악한 권력욕에 물들어 있다.

 

셋째, 박근혜가 미 국무부를 상대로 ‘최소 목표를 겨냥하는 링컨 게임’을 펼치지 못 했다, 거대 언론과 구여권 거물들을 상대로 능수능란한 마키아벨리 게임을 펼치지 못 했다는 비판은 맞다. 그러나 또한, 어떤 지식인도 그 같은 링컨 게임, 마이카벨리 게임이 무엇인지 밝힌 바 없다는 점을 주목 해야 한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아무도 보지 못 한 길을 걷지 않았다고 해서, 인격살인, 인민재판, 징역32년, 벌금??원을 뒤집어 씌우고 있는 세상은 정상일까?

 

“박근혜가 당하든 말든 내가 신경 쓸 문제가 아니다”라는 태도는 과연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될까? 폭도 정치가 횡행하는 세상, 거짓이 진실을 깔아뭉개는 세상은 우리 각자를 언제든 어디서든 ‘새로운 희생자’로 삼을 수 있다.

 

넷째, 박근혜 탄핵 이후 “대한민국이 크게 잘못 돼 있다”라고 느낀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이 지난 3년 동안 집회, 유튜브, 소셜미디어, 조직 형성 및 활동 등 ‘자유민주공화국의 시민됨’관 관련된 여러 분야에서 결사적 실험을 해 왔다. 그 결과 이들은 이제 상당한 수준의 지능과 전략을 갖추었으며, 스스로 스타와 지도자를 만들어내고, 적정 수준의 보상과 활동비를 모아내는 활발한 생태계를 형성했다. 이들은 조만간 대한민국 정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출처: 박성현 페이스북 2020.01.02

(이선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