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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독일인들은 스마트폰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

배셰태 2011. 3. 28. 12:33
 

 

 

얼마 전 친구 집을 처음 방문하는데 집 근처까지 갔다가 그만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날은 어둡고, 좁은 골목길이 많은 동네라 무척 난감했습니다. 마침 지나가는 사람이 있어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독일은 밤거리에 인적이 드물어 가끔 길 물을 사람 만나기도 쉽지 않을 때가 있죠. 길을 물었는데, 하필 그 사람도 그곳이 처음이었습니다. 아 이런. 그런데 그 사람이 잠깐 있어보라며,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습니다. GPS 기능이 있는 지도 앱인 것 같았는데, 내가 찾아갈 주소를 입력하니 현재 위치와 목적지가 지도 상에 함께 표시되었습니다. 그리고선 그 사람은 길을 찾아가며 목적지까지 저와 동행해주었습니다. 그 친절에 얼마나 감사하던지. 그런데 제가 친구에게 그 얘기를 하며 정작 힘주어 했던 말은 우습게도 이런 말이었습니다.

 

", 스마트폰 정말 좋지 않아?"

 

 

 

나날이 발전하는 정보통신 기술과 함께 그렇게 우리의 작은 일상도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기술에 대한 관심이 사람보다 더 앞서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미디어의 영향이 인종, 지역, 문화를 초월해 보편적인 변화를 초래하는 것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제가 무사히 길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스마트폰의, 말 그대로 스마트한 기술 덕이기도 했지만, 제게 길을 안내한 한 사람의 친절함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결국 기술과 사람이 함께 가는 것이겠죠. 때문에 같은 기술이라도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그 이용의 양상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볼 때 각 나라들이 정보통신기술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를 들여다 본다면 그 속에서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 재미있는 비교를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소식에서는 독일인들은 과연 스마트폰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독일의 스마트폰 이용자 현황부터 알아볼까요? 현재 독일의 스마트폰 이용자는 9백만 명 가량으로 독일 전체 인구의 약 11% 정도입니다. 독일도 최근 스마트폰이 인기가 높아, 작년 한해 동안 스마트폰 보유율이 두 배로 껑충 뛰었습니다. 2012년에는 현재 보다 다시 두 배 증가해 전체 인구의 22%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이나 미국 등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보면 그 이용률과 증가속도가 그렇게 높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변화나 새로운 것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은 독일인들의 성향을 고려할 때 이 정도 증가세는 상당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독일인들은 검소해서 자동차나 물건들을 오랫동안 잘 관리하여 쓰는 편입니다. 수십 년이 된 오래된 차들도 길에서 흔히 볼 수 있을 정도이니까요. 독일 TV의 주요 인기 드라마들도 상당 수가 20-30년 동안 방송해 온 장수 드라마들이라는 점도 그렇습니다. 독일인들의 이 같은 개인적, 사회적 경향이 스마트폰 같은 새로운 미디어가 수용되는 과정에서도 관련이 있는 듯 합니다.

 

 

스마트-네이티브의 탄생

스마트폰은 휴대전화와 컴퓨터의 기능이 함께 구현되어 그 이용범위가 매우 다양하고, 또 운영체제, 앱, 그리고 이용자에 따라 각자 다른 방식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 독일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이용방식에 대해 조사한 한 연구결과를 보면 이러한 특징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 연구는 전체 이용자와 스마트-네이티브(smart-native)를 구분하여 조사한 것이 특징입니다. 스마트-네이티브는 모바일 미디어의 이용이 능숙하고, 일상생활에서 그 이용 정도가 높은 젊은 이용자층을 가리킵니다.

 

 

 

출처: Go Start 2012: Always-In-Touch (2012).

 

 

위의 그래프에서 확연히 두드러지는 점은 스마트-네이티브는 전화이용이 전체평균에 비해 적은데 반해 소셜네트워크나 인터넷/앱의 이용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점입니다. 스마트폰 전체이용자의 23% 정도가 매일 스마트폰으로 인터넷과 앱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는데, 이 정도의 이용자가 스마트-네이티브 층을 형성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면은 한국이나 다른 나라들과도 비슷한 점일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삼국지 : 영원한 강자는 없다

스마트폰의 운영체제도 PC분야의 ‚애플의 맥 VS. MS의 윈도우‘처럼 앞으로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점차 나눠지게 될 것 같습니다. 때문에 현재 스마트폰 업계는 이 운영체제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독일의 운영체제 점유율은 한국이나 북미시장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독일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운영체제는 심비안(Symbian)으로 작년 말 기준으로 47.7%를 차지했습니다. 한국 이용자들에게는 좀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심비안은 주로 노키아가 이용하고 있는 운영체제로 오픈소스 방식입니다. 노키아는 독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중저가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자연히 점유율면에서 심비안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독일에서도 아이폰이나 윈도우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심비안의 점유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계속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안드로이드의 빠른 상승률이 눈에 띕니다. 반면 북미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림(RIM, Research In Motion)이 독일에서는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출처: comScore MobiLens (2011).

 

 

 

앱 생태계는 성장 중

스마트폰하면 앱을 빼놓을 수 없죠. 2010년 한해 동안 독일에서는 모바일 앱 다운로드 횟수가 총 9억 회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2009년의 4억 2천 5백만 건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작년 스마트폰 이용자가 9백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1인 평균 90회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였습니다. 모바일 앱 관련 매출액은 2010년 총 3억 5천 7백만 유로(한화로 약 5천 4백억 원)로 2009년의 1억 9천만 유로보다 88%가 증가하였습니다. 모바일 앱의 분야별 인기도는 역시 가장 인기 있는 앱은 게임관련 앱이고, 그 뒤로 엔터테인먼트, 책, 여행, 교육, 관리형 앱 순으로 인기가 있었습니다.


올해도 독일에서 스마트폰의 인기와 성장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과연 스마트폰의 생태계는 올 한해 어떤 모습으로 변해가게 될까요? 독일도 이 같은 물결 속에 빠르지는 않지만, 서서히 변화를 거듭해갈 것 같습니다. 빨리 달궈지지는 않지만, 잘 식지 않는 독일 냄비처럼 독일인들의 스마트폰 사랑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독일통신원 - 오정택

ojt3737@gmail.com

 

 


 

 

 

 

 

 

 

출처 : 두루누리의 행복한 상상
글쓴이 : 방송통신위원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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