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범 칼럼] 문재인에게는 이기고도 사회주의 나라가 될 위험성
펜앤드마이크 2019.10.11 김행범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
http://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23185
다수를 신봉하는 미신은 필연적으로 군중주의 정치 낳는다...사기 탄핵으로 만들어진 文정부의 실체
자신이 곧 다수이고 대세인 듯이 보이려고 전념하는 文정권이 우파시민 광장에 결집시킨 건 역설적
군중주의란 사회주의로 귀결...우파 이념戰 승리해도 다수 이룩하느라 군중에 혈안돼선 안 돼
대한민국 우파의 책무이자 도덕적 자신감은 군중이 아닌 시민으로서 나라를 걱정하는 것
김행범 객원 칼럼니스트
놀라왔다. 조국(曺國) 가족의 입학 비위혐의로 가장 큰 오명을 얻은 대학에서 진실 규명이나 정보 공개 및 신속한 해결 조치를 촉구하기는커녕 ‘조국옹호’의 서명자들을 모으고 있었다. 수 천 명 지식인이 가담했단다. 그럼에도, 이미 정당성을 상실한 조국을 지지한다고 말하기엔 부끄러웠는지 최종 슬로건은 조국옹호가 아니라 사법개혁이라고 변명하였다. 그게 그 말이긴 하지만. 자기 측의 지지자로 동원된 사람 수가 많다는 것으로 상대를 이기려 하는 건 민주주의를 중공군 인해전술 전략쯤으로 보는 사고 틀과 무관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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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죽이기 인민혁명의 2017년 밤들, 광화문과 을지로 거리를 일사불란한 대오를 지어 거대한 발자국 소리로 도로를 짓밟는 LED 촛불 군중을 목도하면서 군복만 안 입은 평양식 군사 퍼레이드에 절망을 느꼈다. 이게 진정 ‘시민’이라면 난 이미 망명 시기를 놓치고 이 나라에 남아 있는 바보라고. 길거리 군중들의 숫자는 기레기의 희망이나 추측으로 수십만 혹은 백만쯤이라고 입맛대로 보도되었다.
그게 다수의 뜻이라는 것에 개인은 대개 위축된다. 과장된 화면을 보면서 개인은 이 다수파에 가담하도록 강요받는다. ‘대세’(bandwagon)에 굴복하는 것은 그가 특별히 무지하거나 도덕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다수에 붙어 안정을 얻으려는 것이 대중의 표준적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권력을 구하는 자들은 자신이 곧 다수이고 대세인 듯이 보이려고 전념한다.
이 여론조작에 언론 역할이 막중한데 언론이 진실을 잘 반영해서가 아니라 진실인 양 보이게 만드는 능력 때문이다. 다수의 지지를 받는다는 인식만 확립하면 어중간하고 기회주의적인 중도층은 이 대세에 가담할 것이다. 이 정권의 ‘2십년 집권론’도 광장을 채울 촛불시위 상비군 및 기레기 언론으로 다수 지지를 받는 정권이라고 조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온 것이다. ‘다수’를 신봉하는 미신은 필연적으로 군중주의 정치를 낳는다.
사기 탄핵 군중이 정권을 잡은 바로 그 시점 이후로, 한국 사회에는 군중(mass)만 남고 시민(citizen)은 다 피신했다. 다수파를 자처하는 좌파 정권에 눌려 있다가 그후 이 정권의 대실책들로 길거리로 쏟아져 나올 계기를 얻었다. 좌파 정권이 우파 시민들로 하여금 광장으로 불러준 건 역설이다. 그렇게 거리로 나온 우파 시위가 좌파 군중처럼 정연하지도 일사불란하지도 조직화되지도 못함은 수치가 아니다. 군중이 아니라 민주사회의 책임있는 개인으로서의 양식, 곧 시민성civicism)의 흔적을 아직 지니고 있다는 증거로 보면 된다.
이 싸움은 결국 자유시민의 승리로 끝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로 그 승리의 순간 우리가 직면할 또 다른 의미의 패배를 엄숙하게 고민해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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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우리는 좌파 군중에 맞서느라 우파 군중이 되어 격전을 치른 뒤 과연 ‘시민’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그리스를 몰락시킨 ‘참주정치’의 악순환도 이 시민성 상실에서 일어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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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좌파에게는 이겨야만 한다. 그러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주의 이념 가치의 확실한 향도가 아니라, 오직 문재인 정권의 자충수들과 정책실패들 및 이 정권에 대한 군중의 식상함으로 엉겹결에 권력을 얻는 것은 지금만큼이나 위험한 일이다. 그런 승리라면 촛불군중의 난동 몇 번이면 또 실없이 무너진다. 이념은 없이 오직 ‘다수’를 이룩하느라 군중에 영합하다 ‘우파 군중민주주의’, 실은 또 다른 사회주의로 전락함은 가장 위험한 일이다.
좌파는 사기 탄핵 난동으로 집권해서 우리를 처음 한번 이겨먹었고, 우리가 그들과 싸우다 간신히 승리할지라도 우리 또한 그 와중에 군중주의 및 그 아들인 사회주의로 시나브로 물들어 가는 바람에 좌파는 또다시 우리를 이겨 먹는 셈이다. 문재인을 몰아내었지만 결국 사회주의 나라로 만든다면 그게 승리일까?
아무렇게나 이기면 되는게 아니다. 군중이 아니라 시민으로 승리해야 한다. 심지어 패자 상태에 눌려 있는 현 상황에서도 자기 정파의 승리여부를 넘어 나라의 망국 여부까지 걱정하는 주제넘음, 이것이 대한민국 우파의 운명적 책무이다. 그것은 지지 군중의 숫자만 구하는 좌파에 대비한 도덕적 자신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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