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활 칼럼] 한국 언론, 역사와 후손에 부끄럽지 않은가
펜앤드마이크 2019.07.27 권순활 논설주간
http://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20779
이제라도 文정권 失政에 분명한 목소리 내고 ‘미친 기관차의 폭주’ 제동 걸어야 한다
권순활 논설주간
공영방송을 자처하는 KBS와 MBC의 행태가 갈수록 가관이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고 민노총 소속 좌편향 언론노조를 대변하는 양승동 최승호 사장 체제가 들어선 뒤 두 방송을 아예 보진 않지만 들려오는 소식마다 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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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 JTBC 연합뉴스 등, 급진좌파 정권 홍위병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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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의 최소한의 기본도 내팽개치고 좌편향 편파방송으로 집권세력에 노골적으로 부역하는 두 공중파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외면이 가속화하면서 시청률과 경영상황은 악화일로다.
과거 상당기간 뉴스 시청률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기도 했던 MBC 뉴스데스크의 전국 기준 시청률은 지난 2월 24일과 이달 14일 두 차례나 1%대로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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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안 전 KBS 해설국장이 올린 글에 따르면 2016년 연평균 16.7%이던 KBS 뉴스9 시청률은 올해 상반기 10.7%로 주저앉았다. 5월 시청률은 9.7%로 10%도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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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원리를 조금이라도 아는 국민이라면 요즘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을 걱정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어렵게 세우고 피나는 노력으로 번듯하게 키운 나라가 이러다가 망국(亡國), 또는 그에 가까운 나락으로 추락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이병태 KAIST대 교수나 김정호 전 연세대 특임교수, 공병호 박사 같은 분들까지도 유튜브 방송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내보내는 메시지를 보면 거의 ‘투사’로 변신했다.
문 정권 외교안보 정책의 실패로 한국은 주변 4강인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로부터 모두 ‘왕따’나 ‘국제 호구’ 취급을 받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다.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인 북한 김정은 정권에 쩔쩔 매면서 대북(對北) 안보관을 심각한 수준으로 망쳐놓았다. 정권 고위인사 및 그 홍위병들이 나서서 국제사회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운 궤변을 내세워 몰아붙이는 시대착오적 반일 정책의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떠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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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추락'에 둔감한 국민, 왜곡된 언론환경과 무관한가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빠지면서 의식 있는 상당수 국민이 밤잠을 설치는 반면 또 다른 상당수 국민은 여전히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 후 가장 위기로 빠져들고 있는데도 나라를 이 꼴로 만들어놓은 주역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50% 안팎에 이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 여론조사를 둘러싼 문제점이 적지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조사결과를 무시할 일만은 아니다.
현 정권의 대안세력으로 야당이 신뢰를 주지 못하는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나는 심각하게 왜곡된 한국의 언론 환경도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 아무리 이런저런 야당의 문제점이 적지 않더라도 냉정하게 비교할 때 현재의 집권세력만큼 총체적 저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좌편향 노조가 사실상 지배한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은 이미 문재인 정권의 선전선동 기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편 중에도 손석희 사장의 JTBC는 문 정권의 나팔수란 면에서 결코 KBS나 MBC에 못지않다. TV조선 채널A MBN 등 나머지 세 개 종편 채널은 JTBC보다는 정권 편향이 덜하지만 재허가권을 지닌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다. 골수 좌파가 아니라도 뚜렷하게 우파적 이념으로 무장되지 않은 국민이라면 지상파 TV나 종편을 통해 세상을 읽을 가능성이 높고 이런 식으로는 문재인 정권이 얼마나 잘못하고 있으며 국가와 국민에 얼마나 해악을 미치는지도 알기 어렵다.
왜곡된 국내 언론환경과 관련해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은 국가 기간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의 좌편향이다. 연합뉴스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각 언론사의 기사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언론기관이다.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뒤 KBS MBC와 마찬가지로 '피의 숙청'과 함께 연합뉴스와 이 언론사의 대주주인 뉴스통신진흥회의 핵심 보직을 모두 친문(親文) 좌파 인사들이 차지했다. 요즘 연합뉴스 기사를 보면 정권의 잘못은 거의 지적하지 않고 어떻게든 감싸려는 기사 투성이여서 ‘공식 통계상의 숫자’ 외에는 참고할 게 별로 없다. 과거보다는 영향력이 낮아졌지만 포털의 좌편향성도 하루이틀 논란이 된 문제가 아니다.
이처럼 방송, 뉴스통신사, 포털이 좌파 정권과 노골적으로 유착했고 심지어 자발적으로 권력에 부역하는 참담한 현실에서 한국 언론계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신문의 현주소는 어떤가.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만 해도 신문, 특히 조선 동아 중앙일보로 대표되는 메이저 신문의 권력감시 기능이 살아있었다. DJ 노무현 정권은 집권에는 성공했지만 ‘노무현 탄핵 역풍’이 거세게 몰아친 2004년 총선을 제외하면 재임 중 각종 선거에서 대부분 참패했다. 권력의 실정(失政)에 대한 주요 신문, 특히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날카로운 비판으로 유권자인 국민이 정권의 문제점을 비교적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었던 점과 무관하지 않다.
'기성언론 마지막 보루' 조선-동아-중앙일보의 결기와 분발을 호소한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급진좌파 성향의 문재인 정권 탄생을 가능케 한 결정적 단초인 졸속 탄핵정변 과정에서는 이들 세 신문도 모두 공범(共犯)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문 정권 출범 후 조선일보는 한일 관계 등에서는 때로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서슬 퍼런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면서 정권의 실패를 비교적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반면 동아일보와 중앙일보는 논설실과 편집국 칼럼 중에 눈에 띄는 글도 가끔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좌파 정권의 실정에 당당히 맞섰던 예전의 결기와 강단이 거의 눈에 띄지 않고 무기력하다. 확고한 반공(反共) 정신에 입각해 자유와 시장의 가치를 핵심으로 하는 ‘대한민국 체제’를 세우고 키우는데 큰 역할을 한 동아일보 창업자 인촌 김성수 선생과 중앙일보-TBC 창업자 호암 이병철 회장이 요즘 동아-중앙 미디어그룹의 지면 제작과 종편 방송 내용을 본다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를 생각해봤으면 한다.
상당수 국민, 특히 자유우파나 보수우파 성향 국민이 최근 몇 년간 기존 미디어에 실망하고 이탈하면서 우파 성향 유튜브 채널과 온라인 신문을 통해 정보를 찾는 미디어 혁명이 진행중인 것은 사실이다. 우파 유튜브 채널 전체 구독자를 합치면 엄청난 수준이지만 이 중 상당수는 겹치기 때문에 아직 전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지상파나 종편, 주류 신문과 비교할 수준은 아니다.
필자가 지금 몸담고 있는 펜앤드마이크의 경우 창간 후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여러 열악한 여건에도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온라인 신문의 글과 유튜브 방송의 말을 통해 ‘시대착오적 급진좌파 광풍(狂風)의 시대’와 맞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신생 매체로는 크게 약진했지만 솔직히 말해 아직까지는 영향력의 한계를 종종 절감한다.
만의 하나라도 북한 정권 주도의 한반도 적화라는 비극이 발생한다면 나는 32년의 언론계 생활을 통해 누구 못지않게 김일성 3대 세습 정권의 폭정과 독재, 인권 유린과 무능을 자주 비판한 만큼 가장 우선적으로 생명을 빼앗길 한국인 중 한 명에 포함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과거 소련 중국 베트남 북한 등의 공산화 과정을 보면 세상이 그렇게 뒤집히면 우파 인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어설프게 좌파나 중도좌파 행세를 하던 사람들의 말로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대한민국 건국과 6.25 전쟁 후 사회 전 분야에서 가장 좌경화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달은 요즘 한국 현실을 보면 엄청난 피를 불러올 공산화 통일의 가능성을 과연 완전히 부정할 수 있을 것인가.
현재 한국의 언론계는 문화계와 함께 구성원의 이념적 분포에서 급진좌파나 중도좌파 성향이 우파 성향을 압도하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한국사회의 급격한 추락을 두 눈으로 보면서도 “그래도 지금이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보다는 훨씬 좋다”고 강변하는 구제불능의 인간들은 제쳐두기로 하자. 하지만 적어도 지금 돌아가는 우리 현실을 걱정하고 “이건 정말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언론인이라면 이제라도 시시비비(是是非非)의 정신에 입각해 현 정권의 잘못에 대해 분명한 자기 목소리를 내서 ‘미친 기관차의 폭주’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만약 계속 미적대면서 그런 저항의 움직임에 끝내 동참하기를 거부하거나 시기를 놓친다면 대한민국 역사와 후손 앞에 엄청난 죄를 짓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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