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경제 A5면2단 2011.03.07 (월)
◆ 통신요금 폭탄 / ④ 여전한 독과점 구도 ◆
<중략>
중소 통신업체들이 준비하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역시 SK텔레콤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로 통신 3사가 10년 넘게 국내 이동통신시장을 장악하면서 결국 소비자는 선택권을 뺏겼다. 통신사 편의대로 만든 규격화된 서비스만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한 통신사가 내놓으면 다른 2개 경쟁사가 비슷한 상품을 따라 내놓는 미투(Me Too) 전략으로 특색 있는 서비스를 골라 쓸 수도 없었다. 자신의 이용패턴에 맞는 요금제가 없어 요금을 더 비싸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1984년 SK텔레콤이 서비스를 시작한 후 1997년 SK텔레콤·신세기통신·KTF·한솔PCS·LG텔레콤 5개사가 이통시장에서 경쟁했다. 이후 2001년 KTF가 한솔PCS를 인수하고 2002년에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면서 3사 경쟁체제가 고착화됐다.
3사가 이통시장을 사실상 과점하고 있어 다른 사업자들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특히 3사가 유선통신사를 사들이거나 합병하면서 덩치가 커져 웬만한 중소기업들이 모여도 상대가 안 된다.
해외의 경우 초기부터 MVNO, 선불요금전문사업자 등 다양한 사업자가 등장해 무한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럽 26개국에서는 무려 500여 개 MVNO가 사업하고 있고 미국, 캐나다에 83개사 등 전 세계에 700여 개 MVNO가 있다. 미국의 버진모바일과 트랙폰, 노르웨이의 텔레2, 일본의 일본통신 등이 각각 시장의 8~9%를 차지하면서 성공사례를 만들어냈다. 통신사가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좋은 품질을 원하면 비싼 요금, 단순한 서비스를 받고 싶으면 내게 맞는 저렴한 요금의 사업자를 고르면 되는 것이다.
번번이 벌어지는 국내 요금 논란은 시장에 신규 통신사의 진입을 과감히 허용하지 않으면 풀 수 없다. 더불어 벽을 낮춰 NTT도코모·차이나모바일 등 해외 통신사의 국내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방안도 나온다.
유럽과 미국 통신시장에서는 이미 국경이 의미가 없다. 영국에서 성장한 보다폰은 영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30여 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스페인 텔레포니카 역시 영국, 체코 등에 둥지를 틀었다.
방송통신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해외 사업자에게 MVNO 시장 문호를 개방하는 것은 현재 법 아래에서도 가능하고 도입해볼 만한 아이디어"라며 "경쟁 활성화 측면에서 KT가 일본에서 서비스하고 NTT도코모가 국내에서 사업하는 모델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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