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서울 찾은 외국 전문가들 “북한 정권 미화하고 인권에 침묵하는 분위기 우려”●●

배셰태 2018. 11. 3. 08:02

[특파원 리포트] 서울 찾은 외국 전문가들 “북한 정권 미화하고 인권에 침묵하는 분위기 우려”

VOA 뉴스 2018.11.02 김영권 기자

https://www.voakorea.com/a/4639791.html

 

휴먼 라이츠 워치의 케네스 로스 사무총장이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 성폭력 실태 보고서 발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을 최근 방문한 미국과 일본 등 외국 전문가들이 북한에 관한 최근의 한국 내 분위기에 잇달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북한 정권을 너무 미화하거나 경제 상황을 과도하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관해서는 한국 정부조차 외면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VOA에 압박은 실효적 수단이 될 수 없다며, 교류협력을 통한 실질적인 인권 개선을 중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영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지난 1일 서울에서 북한 관리들의 성폭력 실태 보고서를 발표한 케네스 로스 휴먼라이츠워치 사무총장은 이례적으로 인권에 침묵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로스 총장은 남북 대화에 인권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순진하고 근시안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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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인권 변호사이고 인권을 더 잘 알고 있으면서도 북한과의 대화에서 인권 논의를 거부하고 비핵화-남북관계 개선이란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고 있다는 겁니다. 아울러 청와대가 이번 보고서 등 북한 인권과 관련한 이 단체의 면담 요구를 거부한 데 대해서도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로스 총장은 지난 한 달 동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레바논의 대통령과 총리를 만나 인권 사안을 논의했다며 문 대통령이 면담을 거부한 것은 인권이 그가 추구하는 의제가 아니란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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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문 대통령이 많은 방식에서 스스로 김정은 위원장을 위한 홍보요원이 되고 있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며 그것은 문 대통령의 직책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제기하는 즉각적인 전쟁의 위험은 이제 지났다고 생각한다며 남북 대화에 인권을 포함하는 더 정교하고 다차원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권의 가혹한 압제가 없고 주민들에게 선택권이 있었다면 주민들은 자신들을 위한 교육과 보건, 주택 등 복지 비용이 핵무기 개발로 전용되도록 용인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인권 존중은 곧 비핵화 해결의 일부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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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총장은 이어 북한 내 여성 성폭행 문제 개선 요구가 비핵화 논의를 손상시킨다는 한국 정부의 접근은 어처구니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여성 지도자들뿐 아니라 모든 정치 지도자가 문 대통령에게 이런 일차원적 접근을 중단하도록 촉구할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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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인권단체의 하나로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휴먼 라이츠 워치의 수장이 이렇게 미 동맹국 정부의 정책을 강하게 비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 단체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1일 늦게 ‘트위터’에 청와대 등 한국 관리들에게 휴먼라이츠워치 대표단과의 면담을 요청했었는데, 왜 청와대는 이런 사실을 부인하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북한 여성에 대한 강간과 성폭력에 관해서는 너무 바빠서 (이 단체와) 논의할 시간이 없다고 하면서 궁색한 변명에는 시간이 충분한 것 같다며 불편함을 나타냈습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2일 VOA에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제재와 압박은 실효적 수단이 될 수 없다”며 “현재와 같은 남북 간, 북미 간, 북한과 국제사회 간 대화와 접촉 및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이 정상국가로 발전토록 유도·지원하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증진하는 실효적 방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의 여성 인권과 관련해서는 “남북 간 및 북한과 국제사회 간 접촉과 교류를 통해 북한 당국과 주민들의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개선하고 변화시킴으로써, 북한 여성들의 실질적인 인권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휴먼라이츠워치가 촉구한 대로 남북 대화에서 구체적으로 여성 인권을 제기할지와 북한 관리들의 성폭행 만연 실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보위성 심문관이 여성을 조사하는 모습. 북한 선전부 출신 탈북자가 그린 그림으로 휴먼라이츠워치 보고서에 삽입됐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증진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비판적 목소리를 지속해 왔습니다.

 

지난 여름 한국의 한 대학에서 인권 강의를 했던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앞서 VOA에 남북관계 개선은 지지하지만, 반인도적 범죄에 침묵하며 인권 개선이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진 적은 국제 역사에 없다고 말했었습니다.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인 인권재단(Human Rights Foundation)의 알렉스 글래드스타인 전략기획실장도 최근 서울을 방문해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에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글래드스타인 실장은 한국 언론들에 서울시청 외벽에 북한 독재자의 사진이 커다랗게 걸려있는 것을 봤다며 시민들의 세금으로 독재자의 현수막을 걸어 놓은 것에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시는 시청 건물과 지하철, 박물관 등 주요 공공시설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환영한다는 대형 현수막과 두 정상의 사진을 몇 달째 게재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인 프레드 웜비어 씨와 함께 한국을 찾았던 글래드스타인 실장은 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대북정보 유입 활동까지 검열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글레드스타인 실장은 앞서 VOA에 문재인 정부가 북한 주민의 인권을 무시하는 것은 “역사적 실책”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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