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미국에 의한 북한 접수·평정은 대한민국의 정치를 격변시킬 수 밖에 없다▲▲

배세태 2018. 9. 16. 19:00

한반도의 위대한 물결 The Great Wave from Korea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평양이 곧 붕괴한다. 미국이 평양을 쥐어 패고 북한을 접수한다라고 말하면? 재수 좋으면 엉뚱한 소리하는 놈취급 받고 재수 나쁘면 극보수차(극우 보수 수구 성차별 인종차별 동성애차별)로 낙인 찍힌다.

 

가까운 친구들끼리 모인 자리라면 극보수차(극우 보수 수구 성차별 인종차별 동성애차별)로 비판받지는 않겠지만 생뚱 맞고 이상한 소리 해서 분위기 깨고 있다라는 비난을 뒤집어 쓸 것이 확실하다. 그래도 그 중에 마음이 좀 따듯한 친구는 측은히 여기는 표정을 짓는다. 그의 얼굴엔 이렇게 쓰여 있다.

 

“평양이 붕괴한다고? 그거 몇 십 년 째 계속되는 공염불 아니야? 고장난 레코드처럼 계속 반복되는 소리지. 차라리 지구가 멸망한다고 하시지. 혹은 휴거가 온다고 하시든지…”

 

하긴 노아는 이보다 훨씬 더 지독한 대접을 받았을 것이 틀림없다. 멀쩡한 들판 한 가운데에서 커다란 배를 만들었으니까 정신병자 취급을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노아가 돌았데…돌았데”라고 수근댔다. 말 끝에 “쯧쯧” 소리를 붙이면 다행이었다. 십중팔구 이렇게 수근댔을 터.

 

“평소에도 좀 이상했잖아. 우울하고 음침했어. 나는 그 친구 볼 때마다 소름이 끼치더라구. 배 짓는 답시고 딴 생각할 틈이 없는 게 그래도 다행인 지도 몰라. 그 짓이라도 안 했다면 연쇄살인을 하고도 남을 인간이야.”

 

노아로 하여금 밤낮없이 배를 짓도록 만든 것은 “홍수가 닥친다”라는 전망이었다. 어쩌면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와는 상당히 다른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빙하기가 끝나자[1] 비가 많이 왔고 끊임없이 홍수가 발생했다. 특히 수천미터 두께의 얼음으로 이루어진 빙하가 녹아 내리는 상황이었기에 지형에 따라서는 아득하게 높은 얼음 댐이 만들어지곤 했다. 이런 댐이 터지면 ‘민물 쓰나미’가 발생하면서 무지막지한 홍수가 닥치곤 했다.[2] 배를 준비해 둔 집단은 살고 준비하지 않은 집단은 불어가는 물 속에 고립돼서 숨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을 것이다.

 

이런 경험들에서 노아의 홍수라는 스토리가 나온 것 아닐까? 그 스토리는 만년전, 8천년 전 평야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에겐 “왜 보트를 서바이벌 장비로 준비해 두어야 하는가?”에 관한 가르침이었던 것 아닐까? 이 스토리가 없었더라면, 탁 트인 풀밭과 우거진 숲이 어우러진 들판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홍수가 닥칩니다. 집집마다 보트를 준비해서 손질해 놓아야 합니다”라고 해 봐야 씨도 안 먹혔을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가 북한을 접수ㆍ평정하는 상황은 거대한, 너무나 거대한 변화를 일으킨다. 이는 초거대 쓰나미이다. 25백만 북한 주민이 갇혀 살던 아우슈비츠가 무너지고 그 안에서 시들어 오던 사람들이 존엄한 개인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하루 하루 온 세계에 실시간 방영된다. 우리 각자는 정신과 영혼을 가진 존엄한 존재이다라는 개인존엄성에 관한 관념이 절대적 호소력을 가지게 된다. 사람이란 존재는, 자유와 창의가 벋어나갈 수 있도록 물고 터 주면, 결국엔 물질적 독립과 풍요를 이뤄낸다라는 자유ㆍ창의ㆍ자조(自助)ㆍ독립에 관한 감동이 번져 나간다.

 

미국에 의한 북한 접수ㆍ평정은 대한민국의 정치를 격변시킬 수 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매직 워드는 김정은과의 평화이다. 대량학살 사교 체제와의 평화이다. 대한민국 사람들을 전쟁이냐 평화냐?란 딜레마로 밀어 넣어 평화를 원한다면 나를 따르라~라고 유혹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레시피이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까 대량학살 전체주의 사교 체제가 무너져 있다면?

 

전쟁이냐 평화냐?란 딜레마 자체가 해소돼 있다면?

 

평화를 위해서 김정은 체제와 동침해야 한다라는 비굴한 이야기가 성립조차 하지 못 하게 돼 있다면?

 

그동안 북한과 김정은을 옹호하며 끼고돌았던 언행이 실은 반()-인류 범죄집단에 대한 부역질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정이 절감된다면?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 및 이른바 진보진영의 존재이유 자체에 대해 다시 묻게 될 수 밖에 없다.

 

미국에 의한 북한 접수ㆍ평정은 북한과 대한민국만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중국인들의 심리에도 엄청난 충격을 주게 된다. 북한의 25백만 주민들이 (임시행정기구[3] 단계를 거쳐) 자유민주-노쓰-코리아를 건국해서 발전시켜 가면서 불과 10여년 사이에 국민소득이 2만달러 가까이 육박한다면? 자유민주주의, 개인존엄성, 공정 시장에 대한 중국인들의 각성과 갈망이 촉발될 수 밖에 없다. 한반도는 중국을 변화시키는 결정적인 촉발제 역할, 운명적인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된다.

 

이렇듯 미국에 의한 평양붕괴 및 북한 접수ㆍ평정은 인류 전체에 깊고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거대한 쓰나미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상상이나 논의는 거의 이루어져 있지 않다. 왜 그럴까? 여기에는 최소한 네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문재인 정부 및 소위 ‘진보’ 진영이 워낙 강력하게 언론과 학계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평양을 붕괴시키고 북한을 접수ㆍ평정한다”라는 스토리는 위험하고 과격한 소리로 치부되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둘째, 전문가들은 ‘미래에 대한 대담한 예측’을 꺼리기 때문이다. 특히 군사 옵션이 사용될 수도 있는 케이스에 대해서는 더욱 더 그렇다. 그 예측이 맞아 봐야 ‘전쟁광’이란 비난 받기 십상이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2003년 3월 20일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기 몇 달 전에 “이라크를 침공해야 한다. 미국이 이라크를 접수ㆍ평정해서 현대 국가를 세워야 한다”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셋째, 자유한국당 등 소위 ‘보수’ 정치세력은 내심 평양붕괴 쓰나미를 달가와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보수’ 내지 ‘우파’는 평양붕괴ㆍ북한해방에 대해 깊게 고민해 본 적 없다. 통일에 관해 생각해 본 적 없다. 하냥 마냥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 및 그 부속도서이다”라는 헌법 3조만 읊으면서 적당히 반공스럽고 적당히 대한민국스러운 이야기를 가끔씩 해 왔을 뿐이다. 한마디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와 북한이 대립하는 정전ㆍ분단 체제에 무임승차해 왔다. 이러한 정전ㆍ분단 체제야말로 그들에게는 가장 안락한 지평이었다. 창의적으로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없이 반공 게임에 관한 모범답안만 되풀이하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장차관, 법조인, 교수 등’평생 ‘모범생’으로만 살아온 그들의 입장에서는 창의적 도전이 필요한 다이내믹한 환경이야말로 악몽이다. 평양이 붕괴하고 북한 주민들이 자유민주주의와 세계시장을 향해 달려 나가기 시작하는 상황은 모든 것이 가변적이며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창의와 도전의 지평이다.

 

넷째, 기업과 경제계 역시 내심 평양붕괴가 불러 일으킬 쓰나미가 중국을 불안정하게 만들 게 될 가능성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중국과 매우 깊게 얽혀 있다. 2017년 현재 대중 누적 투자액은 6백억달러에 이른다. 전체 수출 중에 25%를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 같은 비중은 타이완 다음으로 세계2위이다. 전체 수입 중에 중국으로부터 21%를 수입한다. 이 역시 타이완 다음으로 세계 2위이다. 수출액은 연간 1,300억달러, 수입액은 연간 9백억 달러로서, 연간 약 4백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누리고 있다. 이런 상태에서 평양붕괴가 일어나서 중국이 흔들리면 우리 경제 역시 급변 소용돌이 속으로 던져질 가능성이 있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한국 경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형성된 전선(戰線)에 있어 중국 쪽 후방에 던져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네 가지 이유 때문에 우리 사회에선 평양이 붕괴한다. 미국이 북한을 접수ㆍ평정한다라는 스토리가 진지하게 논의되지 않는다. 금기 아닌 금기가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인의 역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한국인은 이제 막 '천년 동안의 동면'에서 기지개 키며 깨어났을 뿐이다. 한국인은 대한민국이라 불리는 '제도',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풍요'를 성취했을 뿐 그에 걸맞는 정신과 행동방식은 아직 익히지 못 했다. 한국인이 정신과 행동방식을 완성시킬 때, 한반도는 전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용기, 분투, 영감의 오리진이 된다. 그게 한국인의 운명이다. 운명적 존재(destiny)가 될 것인가? 아니면 우연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부수적 존재'(collateral)가 될 것인가? 한국인은 이 엄정한 갈림길 앞에 서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사회가 평양을 붕괴시키는 그 순간 이 갈림길이 명확하게 드러나면서 엄청난 쓰나미가 발생한다. 이 쓰나미는 한반도에서 한층 더 힘을 길러 전()세계 모든 사람에게 축복의 물결로 번져갈 것이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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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경우엔, 목차 잡고 '들어가기' 쓰는 것이 책 쓰기의 절반입니다. 이 책은 짧은 분량입니다. 시원시원하게 글자 키우고 그림, 도표 넣어도 백여페이지 안 팎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미국이 북한을 접수*평정한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제입니다.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까닭과,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초래될 결과, 그리고 우리가 지금부터 해 나가야 할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운이 닿으면 첫째, 미국 저명인사들로부터 추천사를 받아볼까 추진하고자 하며, 둘째, 영문으로 번역해서 출간하고자 합니다.

 

미국 저명인사는 에드 로이스 미 하원외교위원장, 제임스 인호프 미 상원군사위원장 같은 분이면 좋을 듯 한데, 인연이 닿는다는 보장은 전혀 없습니다. 혹은 크리스토퍼 힐 (부시행정부) 전 국무부 차관보 같은 분도 좋을 듯 합니다.

 

책 제목은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가제는 '한반도의 위대한 물결'The Great Wave from Korea 입니다. 스포일러로 책 첫머리, '들어가기' 초안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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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박성현(뱅모) 페이스북 2018.09.16/(이선본 대표)

[일부 발췌 각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