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신성한 예스(yes)와 악마적 노우(No) 사이의 영원한 대립...리버럴 패퇴, 네 가지 여건

배세태 2018. 9. 4. 19:48

※신성한 예스(yes)와 악마적 노우(No) 사이의 영원한 대립

 

러셀 커크(Russel Kirk, 1950 년대에 정치철학으로서의 보수주의를 되살려낸 인물)는 이렇게 말한다. "보수주의의 핵심은, 인류의 고대 도덕의 전통을 보호하자는 것"

 

야스퍼스(Jaspers, 20세기 최고의 사상가 중 한 명) 의 말을 연상하게 된다. 야스퍼스는 다음과 같은 취지로 말했다.

 

[2,500년 전에서 2,000년 전 사이에 인류보편의 도덕과 가치를 지향하는 정신의 '축'(axis)이 놓였다. 네 개 흐름으로 이루어진 축이다. 1) 바빌론에 잡혀간 유대인들의 신도공동체(synagogue)에서 예수-바울에 이르는 흐름. 2) 그리스 철학과 헬레니즘 3) 부처와 불교 4) 공자와 맹자... 인류는 이 축을 따라 전진해 왔다]

 

야스퍼스가 말한 '축'은, 커크가 말한 '고대 도덕의 전통'과 일맥상통한다.

 

인류가 2,500년 ~ 2,000년 전 경에 도달한 고대 도덕은, 세 개의 질문을 담고 있다.

 

(1) 인간에게는, 삶의 의미와 [영성적 구원 spiritual salvation]을 향해 발버둥 칠 힘이 있는가?

(2) 인류보편의 '제1도덕률'(prime imperative)은 성립 가능한가?

(3) 인류보편의 '삶과 세상에 대한, 건강하고 긍정적인 관점'(affirmative world-perspective)은 성립가능한가?

 

이 세 질문에 대해 "맞아! 그래!"라고 신성한 긍정(Amen) 태도가 있고... "아니야! 그런 것 불가능해! 없어!"라는 악마적 부정(devil's negation) 태도가 있다. 세번의 Yes와 세번의 No가 있다.

 

현대문명에서 '세 번의 No'는 세련에, 세련에, 세련을 거듭했다. 너무 세련된 나머지 이제, 21세기엔, '잡탕 알록달록'(파스티쉬, pastiche, 포스트모더니즘은 잡탕 알록달록을 '아름다움'에 이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치켜세운다)의 극에 이르렀다.


세 번의 No는 다음 4개의 요소가 뒤죽박죽 알록달록 잡탕으로 뒤섞인 꿀꿀이 죽을 만들어냈다.

 

- 마르크스주의 (계급투쟁 피바다를 통한 '짝퉁 구원')

- 극우 전체주의 (민족투쟁 피바다를 통한 '짝퉁 구원')

- 포스트모더니즘 (무도덕, 몰가치 막가파 반항을 통한 '순간적 희열')

- PC (political correctness, 정치위선완장질, 어차피 무도덕-몰가치할 수 밖에 없는 세상이기에, 모든 가치와 도덕을 내다버리고, 관용-평화-복지가 넘치는 부비부비 유토피아를 만들자는 입장, 이같은 무도덕-몰가치 부비부비 유토피아를 반대하는 자들을 수구 극우 팟쇼 남성우월주의 개꼴통(bigot)으로 낙인찍어 작살내자는 입장)

 

이 잡탕 꿀꿀이 죽의 기본 재료는, 마르크스주의, 극우전체주의에서 포스트모더니즘과 PC로 바뀌었다. 유럽에서,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전에... 미국으로는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에, [포스트모더니즘+PC] 잡탕 꿀꿀이죽이 전염됐다.

 

한국에서는 지금으로부터 약 25년 전에, [마르크스주의 + 주사파 ] 망상을 기본으로, 프랑스 스타일 [포스트모더니즘 + PC]가 추가된 한국형 비빔 덮밥이 완성됐다.

 

지금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정치문화의 변화는, 의미심장하다. 대처-레이건에서 시작된 [리버럴 정치세력의 결정적 패퇴]가 완성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리버럴이 골로 가는 이유는, 정신과 형세, 둘 때문이다. 우선 정신의 측면을 보자.

 

미국 리버럴은 찬란했던 고전-리버럴(classic liberal, 깊게 파면 지금의 보수주의가 나온다)을 내다버리고, [포스트모더니즘 + PC]에 의해 정신이 점령당했기에 골로 간다.

 

고전 리버럴의 핵심 정신은 "고대 종교가 제시했던 가치/도덕/원칙"으로의 회귀이다. 그게 르네상스/종교개혁 시대의 기본 정신이었다. 기질이 발랄한 자들은 그리스/헬레니즘/불교(그 완성판은 그레코-부디즘, Greco Buddhism, 서남아시아-중앙아시아에서 활짝 꽃피운 '대승과 화엄'이다)에 끌릴 것이요, 기질이 엄숙한 자들은 세네고그-예수-바울에 끌릴 것이다.

 

지금의 리버럴은, 고전-리버럴이 무엇인지 알았던 우드로윌슨, 루스벨트(FDR), 트루먼의 리버럴이 아니다. 20세기 후반, 미국 민주당의 리버럴 멘탈은 두 악마에 의해 점령당했다.

 

- 데리다...J. Derrida.... 가장 악랄한 프랑스 포스트모더니즘 선동선전가, 북아프리카 유태인(세파딕, Sephardic) 프랑스 이민자. ....해체(Deconstructioin) 전도사이다. 소련이 망한 이후에도 "혁명의 황홀감을 맛보게 해 줬다"는 이유로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을 찬양했을 정도로, 비틀린 악마다.

- 알렌스키...Saul Alensky.... 러시아 동구권 유태인(야슈케나지, Ashkenazi) 미국 이민자의 아들... 미국 PC 시민운동을 일으킨, 전직 마르크스주의자... 그의 책 [급진주의자를 위한 교본 Rules for Radicals]는 '민주당 리버럴 세뇌/정복 매뉴얼'이다.

 

리버럴이 골로갈 수 밖에 없는, '형세'는 무엇일까? 네 가지 여건이다.

 

첫째, 공산주의의 패망이다. 공산주의가 패망하면, '혁명을 완화시켜주는 완충제' 역할을 하는 리버럴의 존재이유가 없어진다.

 

둘째, 세계시장의 급속 강화다. 글로벌 공동체 속에서 무한경쟁하는 상황이기에, 한 나라, 한 국가의 경제정책은 '시장 원리'를 벗어날 수 없다. 정부 마음대로 임금을 올리고 복지를 늘였다가는 골로 간다.

 

셋째, 국가주의, 민족주의가 안전해졌기 때문이다. 이제 나치즘이나 천황-전체주의같은 [국가주의/민족주의] 발작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월드컵/축구경기 때에만 활발하게 나타나는 국가주의/민족주의가, 현실 정치, 현실 담론 차원에서 부활되기 시작했다.

 

넷째, 주류 언론계, 학계, 엔터-문화계가 아무리 [포스트모더니즘+PC] 세뇌를 진행해도, 글로벌 실시간 개인화 소통(SNS, 유툽, 팟캐스트) 덕분에, '인간 영혼/정신에 대한 장악력'을 발휘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글로벌 실시간 개인화 소통 영역에서 사람들은, [포스트모더니즘 + PC]를 두고 [좀비 레시피]라고 비웃고 조롱한다.

 

그래서 [포스트모더니즘+PC] 멘탈에 점령당한 리버럴이 [정치 권력 투쟁]에서 패퇴하면? 그래도 여전히 악마적인, 세 개의 No는 남는다. 그 No의 본질은 절망이기 때문이다.

 

인생에 의미가 있을 수 없고, [영성적 구원]이 불가능하다는 절망... 인류보편의 제1도덕률은 존재할 수 없다는 절망... 인류보편의, '삶과 세상에 대한 건강한 관점'이란 거짓에 지나지 않는다는 절망...

 

이게 바로 욥의 절망 아닌가? 인간이라는 생명종은, 욥과 같은 고난을 겪지 않아도, 그 같은 절망에 물들 수 있다. 절망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전염병이다.

 

절망이 만들어내는 망상/악마성과의 전쟁.... 이게 인간의 운명이다.

 

출처 : 박성현(뱅모) 페이스북 2018.09.04

(이선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