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가 창업 아이템이 된다고?

[이색 아이템] ‘블로그’가 창업 아이템이 된다고?

매일경제 경제 2010.12.28 (화)

 

 

맛집, 글쓰기, 웹써핑을 좋아하던 블로거가 이야기를 만들어 퍼트리는 사업을 시작했다. 일상 속 아이디어를 창업 아이템으로 소화시킨 독특한 케이스다.

스토리 전문 미디어 ‘이니셜C’의 홍난영 대표(36)는 단순히 취미로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콘텐츠를 기획 취재 제작 유통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사업화시켰다.

홍난영 대표가 푸드 전문 블로거가 된 건 2006년 식품 관련 잡지사에서 근무하면서부터다. 매일 쏟아지는 재미있는 식품 관련 이야기와 새로운 음식에 대한 보도자료를 접하며 먹을거리에 관심이 생겼다.

그때부터 블로그 ‘먹는 언니의 먹고 놀기(foodsister.net)’를 운영하며 음식을 주제로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기존의 맛집 블로그는 음식점의 인테리어, 메뉴에 대한 사진을 올리고 그에 대한 시식평을 남겼지만 홍 대표는 달랐다. 어떤 음식 뒤에 숨은 요리사 비화나 음식의 문화적, 지리적, 역사적 배경을 소개했다.

단순히 음식의 맛을 평가하는 리뷰는 어느 블로그에서나 볼 수 있지만 홍 대표는 그만의 독특하고 스토리 있는 블로그를 꿈꿨다. 음식과 놀이에 관한 정보가 가득한 블로그는 현재 하루 평균 1,000명의 네티즌이 방문하고, 정기구독자도 300여명에 이른다.

4년여 동안 온라인상에서 파워 블로거로서 인기를 모으던 홍 대표는 글쓰는 재주와 기획력을 사업화시키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서울통상산업진흥원(SBA)에 문을 두드렸고, 지난 7월 ‘청년창업 1000’에 합격해 소셜 스토리텔링 마케팅 회사 ‘이니셜 C’를 론칭했다.

 

소셜 스토리텔링 마케팅 회사 ‘이니셜 C’의 브랜드 ‘스토리위즈’는 기업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문적으로 세상에 알리는 온라인 미디어다.

스토리위즈는 기업이나 상품에 대한 이야기를 콘텐츠로 제작해 바이럴 마케팅까지 담당한다. 예를 들어 먹는 언니의 강점인 푸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놀이, 친환경, 라이프, 디지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 레저나 여행 시리즈, 유기농 상품이나 음식점, 자동차나 컴퓨터 고치는 법, 쇼핑 노하우 등 여러 분야의 이야기를 다룬다.

스토리위즈의 콘텐츠는 단순한 정보나 리뷰에서 진화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었기에 수익모델로서 기능을 할 수 있었다. 대신 블로그 ‘먹는 언니의 먹고놀기’는 순수 블로그로서만 운영한다.

홍 대표는 스토리위즈에 가입한 회원사를 대상으로 창업 스토리, 상품의 탄생 비화, 비하인드 스토리, 오해와 진실, 재미있는 이야기, 임직원들의 에피소드 등 하나의 패키지로 기획 콘텐츠를 만들어 준다. 그리고 제작한 콘텐츠를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오픈캐스트, 다음뷰, 야후 등 10여개 채널로 유통한다.

스토리위즈가 스토리텔링한 대표적 콘텐츠는 건대입구의 ‘최가커피’다. 홍 대표가 스토리텔링한 ‘최가커피’는 22일 G마켓 기획전에 참여해 판매를 시작했다.

G마켓 측은 ‘먹는언니’라는 파워 블로거가 스토리텔링한 상품을 온라인에서 팔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 관심을 가졌다. 홍 대표는 ‘최가커피’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G마켓에서 커피를 구매하려는 이들에게 상세한 설명과 커피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줘 선택과 구매가 편리하게 이루어지도록 했다.

이 스토리텔링에는 ‘최가커피’의 장인정신, 커피를 핸드드립하는 방법과 커피머신으로 핸드드립 효과내는 법, 프렌치 프레소로 간단히 카푸치노 만드는 법, 로스팅 과정 등 다양한 정보를 담았다.

홍난영 대표는 “스토리위즈의 비전은 기업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 감동을 전하는 것이다”며 “그를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대학교 시절 자퇴하고 학업을 중단했었다. 하지만 블로그를 하면서 단순한 신상품 소개에서 벗어나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역사와 철학 등 여러 학문을 두루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2008년 30대 중반의 나이에 다시 대학에 재입학했다. 경영정보학과 공부를 시작해 올해 졸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