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스크랩] 아침을 여는 곳, 새벽 5시 인력시장 직접 가보니

배셰태 2010. 12. 28. 09:27

                 

 

새벽 5시, 서울 양천구 신정네거리에 인부들이 하나둘씩 모여듭니다. "○○건설 아파트 공사현장 5명!" 작업반장이 일감을 공지하자 몇몇 인부들이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종이컵에 담긴 커피를 마시며 언 몸을 녹이는 인부들은 천막 안에서 경기 추세나 일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주로 건설일용직들이 모이는 인력시장은 자생적으로 형성돼 오늘날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인부들은 새벽시장에 나와 그날의 일감을 얻습니다. 하루 평균 모이는 인원만도 약 100여명.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친분도 쌓는 만남의 장인 새벽 인력시장은 인부들의 아지트 같은 곳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최근 이곳에서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근로자들 취업알선, 직업능력개발 지원하는 '종합지원 이동센터'

 

비상등을 켠 채 천막을 친 인도 곁에 정차 중인 트럭 한 대. '건설근로자 종합지원 이동센터(Job-Oasis)'라고 적힌 트럭은 왠지 낯설게만 보이는데요. 텐트 안에서 커피를 마시던 구직자들이 속속 차량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트레이닝복에 야구 모자를 눌러 쓴 인부들은 상담직원 앞에서 저마다 근로내역과 관련된 하소연을 합니다.

 

      "내가 그동안 일을 얼마나 한 거요? 내가 확인한 거랑 회사에서 말한 거랑 다르니 뭐가

       정확한 건지…."

      "저번 달에 20일, 이달에 10일 일하셨네요. 여길 그만두시고 다른 현장에 취업하시면 경력을

       인정받도록 근무이력확인서를 출력해드리겠습니다."

 

 

 

건설일용직들은 주로 일을 하면 복지수첩에 도장을 찍고 그달의 일당 총합을 계산하죠. 하지만 근로내역 신고를 통해 퇴직급여에 가입하는 방법을 모르는 이들이 많은데요. 사업장을 옮길 경우에도 그동안의 근로경험을 서류상으로 입증할 방법을 몰라 경력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동센터 상담 직원의 설명을 들은 김춘구(가명) 씨는 "우리 같은 건설인부들은 퇴직금 개념이 없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며 "퇴직급여에 가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는데 여기서 많은 정보를 얻고 간다"고 말했습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에서 운영하는 종합지원 이동센터는 건설일용근로자들에게 차량을 활용해 취업 지원, 직업능력개발, 복지사업 및 정부지원제도를 안내하고 있는데요. 여건상 공제회로 직접 찾아오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매일 새벽마다 인력시장을 직접 방문하고 있죠. 건설일용직 근로자들은 이곳에서 구직신청서를 접수하고 취업알선을 요청할 수 있는데요. 인터넷을 활용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근무이력확인서도 발급해주고 있습니다.

 

 

건설일용직 근로자, 밀린 임금 받지 못했을 때 대처법은?

 

     "회사에서 밀린 임금을 주지 않아요. 벌써 4달째인데 마냥 기다려야 하는지…."


     "우선 회사에 밀린 임금이 얼마인지 확인하시고, 회사에서 돈을 주지 않을 경우 건설근로자

      공제회 서울지부를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하시면, 지부에서 사업장에 전화를 걸어 누락된

      부분에 대해 지급 요청을 하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동센터에서는 공인노무사가 상주해 임금체불이나 산재보상 등의 노무상담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생활법률 상담이나 신용회복 지원 절차 등을 안내하는 한편, 각종 훈련 및 국가기능자격시험정보를 제공합니다. 또한 생활자금대부나 자녀학자금 지원 등 정부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를 안내해 건설일용직 근로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죠.

건설근로자의 추운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역할을 하셔서인지 미소마저 푸근한 이동센터를 총괄하고 계신 건설근로자공제회 백종진 팀장에게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도록 할까요?  

 

<인터뷰 : 건설근로자공제회 고용지원실 백종진 팀장>

 

이동센터는 언제부터 운영된 것인가요?

천막을 치고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12월부터입니다. 양천구청과의 협의를 통해 인부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고 매일 5시부터 6시 30분까지 차량과 천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임금체불이나 산재보상 등 노무 상담은 물론 생활법률, 신용회복지원 등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분들은

            날씨도 추운데 따뜻하게 기다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척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죠. 
 

주로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나요?

현재 가장 많이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 바로 근무이력증명서 발급입니다. 일반 회사직원들 같은 경우 학력과 경력이 객관적으로 증명되는 반면, 인부들은 이를 서류로 증명하는 게 어렵죠. 저희는 고용보험 DB와 연계해 일용직근로자의 근로 내역을 제공하고, 이를 기준으로 퇴직

            급여 적립내역과 취업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취업 알선 부분은 현재 공제회에서 알선

            하는 사업장의 임금수준과 실제 현장의 간극이 있어 이를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고 보시면 됩

            니다.

 

서류 발급이나 각종 정부제도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모르는 경우는 어떻게 하나요?

퇴직급여공제는 매달 가입 내역을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전송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동센터를 직접 방문하시면 현재 공제금액이 어느 정도 되는지 확인하고 이를 문서로 출력도 할 수 있죠. 건설일용직 근로자들 중엔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인력시장의

             출장 서비스를 통해 많은 이들이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임금체불이나 산재 관련 상담도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건설일용직 근로자들이 빈번하게 겪는 임금체불 문제는 주무부처인 고용부 쪽에 문의를 하면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일당으로 생계를 잇는 이들이기 때문에 정부 기관으로 직접 찾아가기 어려운 게 사실이죠. 때문에 이동센터에 상주하는 노무사를 통해 문제

             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생활여건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정부의 각종 지원제도를 알려주고, 가정위기에 처한 이

             들에게는 생활법률 서비스와 더불어 양천구가정복지센터와 연계해 가정 상담도 받을 수 있도

             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동센터 운영으로 인한 기대효과는 무엇인가요?

그동안 인력시장이 암묵적으로 운영되다보니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동센터가 생기면서 천막을 쳐서 소음을 차단하고, 주변 쓰레기 문제도 해결돼 주민들의 호응이 높아졌습니다. 무엇보다 건설일용직 근로자들의 공식적인 직업 루트가 생겼

             다는 데 큰 의의를 두고 있는데요. 대다수가 사회적 약자이고 취약계층인 점을 감안해 일자리

             를 알선하고, 각종 생활법률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근로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벽 인력시장에 나오지 않는 이들은 어떻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나요?

매일 인력시장이 끝나면 이동센터가 각 건설업체의 작업 현장을 직접 찾아갑니다. 취업알선에 대한 협조를 구하는 한편, 현장 근로자들에게 근로상담을 진행하는 것이죠. 여기서도 새벽시장과 마찬가지로 생활 법률과 산재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는데요. 근로자들의 점심시간을

             이용해 사전에 공지를 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상담을 해주고 있습니다. 주말을 제외하

             고 매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 근로자들도 충분히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

             라고 봅니다.  

 

 

 

건설일용직 근로자, 미래 위한 준비 필요해

 

백종진 팀장은 "건설일용직 근로자들이 너무 단기적 일감에만 집착해 미래에 대한 대비를 잘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몇 가지 사항만 잘 숙지하면 상용직 근로자 못지않게 미래에 대한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선, 퇴직공제부금 가입해 향후 퇴직급여나 직업훈련을 받을 때 다른 근로자와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일용직 근로자들이 보험 가입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보험은 국가가 보장하는 제도인 만큼 향후 퇴사나 구직 시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죠.

 

또한 자신이 요구하는 임금 수준보다 조금 낮더라도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한데요. 한 달에 일한 날이 많은 만큼 보험이나 각종 정부지원에서 유리하기 때문이죠. 비수기에는 무작정 쉬기보다 꾸준한 직업훈련을 통해 자기역량을 쌓는 것이 필요합니다. 건설일용직 근로자는 대부분 한 가지 일이 끝나면 사업주가 바뀌기 때문에 직업훈련에서도 소외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백종진 팀장은 "현장에서 반장급으로 일하는 베테랑인데 도면을 못 보는 이들이 상당수"라며 "현장에서 배우는 것 못지않게 전문훈련기관을 통해 자기역량을 쌓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습니다.

 

 

*건설일용직 근로자를 위한 Tip

 

1. 건설 현장의 근무 직종별 경력을 확인하려면 근무이력(경력증명)을 확인해야 합니다. 아울러 개인별 퇴직공제신고 내역을 알고 싶다면 공제회 지부나 이동센터를 방문하거나 공제회 홈페이지(www.cwma.or.kr)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2. 고용지원센터 및 지자체에 건설 직종으로 구직 신청한 자, 고용보험에 가입한 자, 건설근로자 퇴직공제부금에 가입한 이력자라면 누구나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장, 타일, 방수, 도장, 형틀목공, 철근, 용접, 배관 등을 배울 수 있는데요. 훈련기관에 전화를 하거나 온라인 홈페이지(www.jobgohrd.or.kr)에서 훈련기관을 확인한 뒤 해당 기관에 문의하면 됩니다. 훈련개시일로부터 8일째 되는 날부터는 교통비와 식비로 하루에 15,000원의 수당도 받을 수 있죠.

 

3. 개인별 근로일수를 알고 싶다면 ARS 1644-1900번을 이용하면 휴대폰으로 공제금 적립내역을 정기적으로 알려줍니다. 혹은 이동센터 차량(국번 없이 1577-1270)이나 건설근로자공제회 고용지원실(02-519-2111)로 연락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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