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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사장의 200조원짜리 꿈..."30년내 IQ 1만 컴퓨터 시대 온다"

배셰태 2017. 4. 30. 09:56

[WEEKLY BIZ] "IQ 1만 컴퓨터' 시대 온다" 손정의의 200조원짜리 꿈

조선일보 2017.04.29 도쿄=송의달 조선비즈 대표

http://m.news.naver.com/read.nhn?oid=023&aid=0003276633&sid1=001&backUrl=%2Fmain.nhn%3Fmode%3DLSD%26sid1%3D001&light=off

 

[Cover Story]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

 

"30년내 'IQ 1만 컴퓨터' 시대 온다… 한국 젊은이들이여, 큰 꿈과 열정을 갖고 많이 생각하라"

 

2017년 현재, 내로라하는 수많은 글로벌 기업인 가운데 가장 분주하고, 정력적이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이를 꼽는다면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60) 소프트뱅크 사장이 단연 첫 번째다. 그는 작년 7월 영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320억달러(약 36조원)에 사들이는 등 최근 1년 동안 기업 M&A(인수합병)에만 약 46조원을 쏟아부었다. 매일 지갑에서 최소 1200억원 이상씩 거래를 한 셈이다.

 

그뿐만 아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1000억달러(약 112조원)짜리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도 곧 운용을 시작한다. 소프트뱅크가 이미 사들인 미국 투자사 포트리스의 운용기금(80조원)까지 합치면 그가 직접 만지며 사용하는 투자 금액만 200조원에 육박한다. 올해 전 세계 벤처 캐피털 운용액(약 73조원)의 2.6배가 넘는 거금이 그의 '베팅(betting) 수중(手中)'에 있는 것이다.

 

 

'맨손' 출발해 6만여명 둔 기업 帝國 총수로

 

이달 21일 오전 9시 30분쯤, 손정의 사장(※그는 회장이란 명칭 대신 사장이란 공식 직함을 고수한다. 명함의 영어 직함 표기는 'Chairman & CEO'이다)과의 인터뷰를 위해 소프트뱅크 본사가 있는 도쿄시 미나토구의 시오도메(汐留) 빌딩을 찾았다. WEEKLY BIZ의 첫 인터뷰(2007년 10월12일자)후 9년 6개월 만의 단독 인터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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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후 '꿈' 매진하는 60세 靑年

 

인터뷰 장소인 26층 사장실 옆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10시 5분쯤, 160㎝가 조금 넘는 키에 감색 양복, 분홍색 넥타이를 맨 손 사장이 밝은 미소를 지으며 들어왔다. 매일 '메가 딜(대형 거래)' 결정에 골몰해서인지 약간은 피곤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 시작과 동시에 "지금은 싱귤래리티(singularity·특이점) 시대"라며 금세 활력을 되찾았다. '싱귤래리티'는 손 사장 평생의 꿈인 '정보혁명'의 최종 지향점으로 요즘 그가 공식석상에 설 때마다 단골로 강조하는 메뉴다.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즉 컴퓨터에 의한 수퍼 인텔리전스(super intelligence·초지성)의 탄생을 의미하는 싱귤래리티가 아무리 늦어도 30년 후면 반드시 일상에 현실화될 걸로 확신합니다."

 

손 사장은 "(PC·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선점해 지금의 소프트뱅크를 일궜듯) 싱귤래리티 도래에 앞서 IoT 시대를 이끌고 인류를 더 행복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리더들의 윤리와 도덕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AI가 개인이나 집단에 의해 악용되는 것을 경계하는 현인(賢人)의 충고 같았다.

 

그는 일본과 한국·중국·몽골을 잇는 '아시아 수퍼그리드' 프로젝트 구상도 공개했다. 올해 만 60세이면서도 20대와 같은 꿈에 매진하는 '만년 청년(靑年)' 손정의 사장의 육성(肉聲)을 직접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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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이순(耳順)인 손정의 사장의 관심은 온통 앞으로만 쏠려 있었다. 숱한 성공 신화에 대한 비결을 물었더니 그의 첫마디가 “부끄럽다. 세상에 의미 있는 일을 아직 충분히 못 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21일 도쿄 히가시신바시에 위치한 소프트뱅크 본사 26층 회의실에서 손 사장이 인터뷰 중 얘기하고 있다. / 최원석 차장

 

손정의 사장은 지난달 미국 포브스가 집계한 ‘2017년 일본 부자 순위’에서 지난해 1위였던 야나이 다다시(柳井正·68) 유니클로 회장을 제치고 1위(세계 34위)에 재등극했다. 그의 개인 자산은 2조2640억엔(약 23조원)에 달했다. 최근 1년 동안에만 6조원 정도 불었다. 작년 12월 미국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던 도널드 트럼프를 만나 미국에 ‘500억달러(약 56조원) 투자, 5만명 고용’을 약속하며 국제 비즈니스계에 깊은 인상을 남긴 데다 최근 IoT(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치고 나가는 그의 사업구상이 투자자에게도 큰 호응을 얻은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즈니스 경쟁력 바탕은 막강 네트워크

 

손 사장의 최대 무기 중 하나는 폭넓은 인맥이다. 손 사장이 트럼프와 신속하게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카지노 대부(代父)’로 불리는 셀던 아델슨 샌즈그룹 회장과 절친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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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사장이 30년 넘게 얘기해 온 ‘정보혁명’의 청사진이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귤래리티(singularity·특이점)’가 올 때까지 지금보다 더 크고 강력한 ‘손정의 제국(帝國)’을 만들겠다는 꿈이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 그와의 인터뷰는 자연스레 ‘싱귤래리티’로 시작됐다.

 

 

“10년 전부터 ARM 인수 준비했다”

 

―최근 ‘싱귤래리티’란 용어를 계속 강조하는데 어떤 배경에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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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로부터 40여년 만인 지난해 ARM을 매수한 건가.

 

“10년 전쯤부터 손에 넣고 싶었지만 성사 여부가 확실치 않았다. ARM을 사기 전까지 1년간 싱귤래리티라는 중요 국면이 다가오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매수 발표 2주 전 ARM 과 담판 지으려고 최고경영진 소재를 파악했더니 휴가 중이었다. 그래서 그들 휴가지인 터키 남부 마을의 레스토랑으로 날아가 회장·사장과 점심을 하며 많은 얘기를 나눴다. 매수 결정부터 성사까지 2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ARM이 싱귤래리티에 왜 중요한가.

 

“싱귤래리티, 즉 인간을 넘어서는 컴퓨터 초지성(超知性)이 나오려면 ‘딥 러닝(deep learning·컴퓨터가 방대한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해 배우는 기술)’이 필수다. 컴퓨터 스스로 학습해 발전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딥 러닝을 하려면 (아기가 차츰 각종 정보를 흡수해 지성을 갖춰 가는 것처럼) 빅데이터를 계속 빨아들여야 한다. 모든 데이터를 빨아들이려면 IoT, 즉 모든 사물과 컴퓨터가 연결돼야 한다. 매개체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필요한데, 현재 IoT용 프로세서 설계 분야에서 압도적 점유율(스마트폰·태블릿PC 95%, 자동차 95%, 웨어러블기기 90%)을 가진 회사가 ARM이다.”

 

손 사장은 “ARM 이란 회사를 인수합병한 게 아니라 ‘패러다임’을 인수합병한 것”이라며 “인류 역사에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 오고 있는데, 그것은 싱귤래리티가 오고 있다는 것으로 이것은 나의 기본적인 비전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바둑에 빗대 설명하기도 했다.

 

“바둑에서 이기려면 열 수(手), 스무 수, 서른 수 앞을 내다보고 ‘지금 여기에 한 점을 왜 놓지 않으면 안 되는가’ 고민하며 결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목숨 걸고 바둑 두는 사람이라면 서로 아는 내용 아닐까. ARM은 ‘IoT 세계에서 승부하는 데 중요한 도비이시(飛石·한국식으로는 비마·飛馬)’인 셈이다.”

 

“30년 내 ‘IQ 1만’의 ‘수퍼 인텔리전스’ 시대 온다”

 

―싱귤래리티는 반드시 오나.

 

“그렇다. 지난 30년간 컴퓨터 계산능력은 100만배 증가했다. 계산은 물론 기억용량, 통신속도도 전부 100만배씩 증가했다. 컴퓨터 능력이 지금부터 또 100만배 좋아진다면 어떻게 될까. ‘수퍼 인텔리전스 컴퓨터(super intelligence computer)’ 기술의 발전으로 30년 안에 ‘IQ 1만의 컴퓨터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30년 뒤에 설령 IQ 1만이 아니라 3000이 될 수도 있다. 30년이 아니라 50년 뒤일 수도 있다. 그건 오차 범위 내일뿐이다. 결국은 컴퓨터가 인간보다 영리해진다는 것이다.”

 

―싱귤래리티가 오면 세상이 어떻게 될까.

 

“수퍼 인텔리전스의 등장은 인간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바꿔놓을 것이다. 과학·교통·의료·비즈니스 모든 것이 재정의된다. 움직이는 모든 것에 컴퓨터칩(chip)이 들어간다. 즉 각종 로봇과 IoT 기기에 수퍼 인텔리전스 칩이 들어가게 된다. 우리가 쓰는 안경, 신발, 옷, 자동차, 세탁기 등에 1000개 이상의 수퍼 인텔리전스 칩이 들어가게 돼 그것과 함께 살게 될 것이다.”

 

―그때에는 리더십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나.

 

“이런 변화에 가장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새로운 리더십을 가질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된다. 다만 윤리(ethics)와 도덕(morality)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즉, 양심(良心·conscience)이 리더십의 바탕이 돼야 한다. 선(善)한 마음을 갖지 않는다면 결과가 매우 나쁘고 위험할 것이다. 소프트뱅크가 (2015년에 세계 최초로 감정을 가진 인간형 로봇) 페퍼를 만든 이유도 (고령화사회·노동력 부족 사회에 대비한다는 것 이외에) 이런 문제와 연관돼 있다.”

 

손정의 사장과 송의달(오른쪽) 조선비즈 대표, 최원석 차장이 지난 21일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인터뷰 직전 함께했다. / 소프트뱅크

 

“본능을 바탕으로 수백 수천 번 조사해 결정”

 

―30년 넘게 비즈니스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핵심 요인 3개를 꼽는다면.

 

“비전(vision)이 첫 번째, 전략이 두 번째, 전술이 세 번째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게 제대로 이뤄지려면 내면에 열정(passion)을 갖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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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는 20대 젊은이들에게 한 마디 조언한다면.

 

“무엇보다도 ‘높고 큰 꿈(high and big dream), 강한 열정(strong passion)을 갖고 많이 생각하라(think a lot)’라고 얘기하고 싶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볼 때 언제 내가 가장 쾌감을 느꼈는지를 생각해 인생의 길을 정하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부모가 시켜서’ ‘어떻게 하다보니’하는 삶을 살아선 안 된다. 극단의 괴로움, 극단의 실패를 통해서 극단의 쾌감을 느끼고 그런 쾌감을 느낀 일을 파고들기 바란다. 그 일로 세계인이 즐거워한다면 흥분은 훨씬 더 커질 것이다. 100년 후, 200년 후 사람들도 고마움을 느끼고 기뻐하는 일을 찾아 능력을 마음껏 발휘했으면 좋겠다.”

 

..이하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