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스크랩] 대권주자들의 탐욕정치와 유권자들의 방황

배셰태 2017. 4. 17. 22:24

19대 대통령 선거는 대통령 탄핵과 구속 속에 치러지는 매우 비정상적인 조기 선거다. 박근혜 대통령이 헌재로부터 파면 선고 된지 60일 이내 대선이라는 벼락치기 선거가 되면서 투표권자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이 사태의 모든 책임은 오롯이 박 전 대통령에게 떠넘긴 채 대선주자들은 표심잡기에 광분하고 있다.

 

탄핵정국의 조기대선 수혜자는 야권의 더민주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두 후보다. 그들의 주도로 탄핵이 성사됐고 그 기세로 대선정국을 주도하며 일찌감치 선거운동 체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여권이던 새누리당은 탄핵과 반대로 두 동강나면서 자멸의 늪에 빠져들었다. 아무리 따져 봐도 비정상임에는 틀림없는 선거다.

 

왜 이지경이 됐을까? 간단히 헤아려보면 양자구도로 치러진 지난 대선의 패자 불복이 오늘의 사태 근원이다.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강성노조와 전교조가 반정부 운동을 벌리는 가운데 뜻밖의 세월호 해난사고가 터졌다. 그들로서는 호기다. 그 모든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물으면서 정권퇴진운동이 본격화됐다.

 

언론사에 의한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이 불거지자 광화문 촛불집회는 박근혜 하야로 급속히 전환됐고 차기 유력주자였던 문재인·안철수가 가세하면서 박근혜 탄핵은 초읽기에 돌입했다. 국정농단으로 이름붙인 언론사들은 앞 다투어 특종경쟁에 목을 맺고 검찰도 합세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대통령을 대면조사도 없이 뇌물혐의가 차고 넘친다고 발표하자 국회는 언론보도와 검찰발표문을 근거로 탄핵절차에 매진했다. 그 결정타가 새누리당 김무성·유승민이 제공한 탄핵 정족수다.

 

제왕적 권한을 가졌다는 대통령도 혼이 빠져 대국민사과부터 했다. 도의적 책임의 사과가 중죄인으로 둔갑되면서 그를 선택했던 지지층마저 등을 돌렸다. 그 틈새에 야당 단독추천의 특검과 정치헌재가 가동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4개월 이내 자진사퇴마저 퇴짜를 맞았다. 기어이 불명예 퇴진을 시키겠다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의 뜻대로 헌재가 손을 들어주었고 그 여세로 검찰이 구속까지 시키는 헌정사 최초의 치욕스런 정치사를 쓰고 말았다.

 

하지만 그 후유증은 상상을 초월한 대규모 태극기집회로 나타났다. 매주 토요일마다 덕수궁 앞과 서울시청 광장은 태국기 물결로 장관을 이뤘다. 그들의 손에는 태극기가 들려졌고 목청이 터져라 애국가를 열창하며 탄핵무효, 국회해산, 헌재해체, 정치검찰, 쓰레기언론퇴출을 연호했다. 수십만 명의 시위군중들은 머리와 발끝까지 태극기와 성조기로 치장하고 탄핵무효와 대통령 석방을 외쳤다. 다섯 달을 넘기면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끝내는 휴지통에 내다버린 새누리당 당명을 거머쥐고 창당과 동시에 대선후보까지 내는 세계사 초유의 역사를 썼다. 그들은 보수우파의 혁명이 시작되었다고 선언했다.

 

매주 발표되는 여론조사의 대선주자 지지율은 좌파진영의 더민주 문재인과 국민의당 안철수가 30% 초중반을 두고 서로 다투는 형세이고 우파 쪽은 자유한국당 홍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이 나섰지만 합산해도 10%대의 처절한 지지율이다. 여기에다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가 각을 세우면서 보수우파는 한마디로 우왕좌왕이다. 그럼에도 여론조사는 믿지 못한다며 자신만만이다. 과연 그럴까? 속은 애가 탄다. 홍준표 후보가 유승민에게 연대를 러브콜하는 것도 그래서이고 심지어 안철수까지 모두 껴안고 승리하자는 것도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보수층의 표심이다. 좌파 표심은 벌써 문재인·안철수로 양분돼 제자리를 거의 잡은 반면 확실한 구심점이 없는 보수층은 여전이 헤매는 양상이다. 유승민의 배신당도 싫고 홍준표의 박근혜 험담도 듣기 싫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박 전 대통령을 석방하고 명예회복을 시켜주자는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에게 전적으로 손을 들어주는 것도 아니다. 좀 더 관망하겠다는 것이 대세인 듯하다.

 

어쨌거나 지금 대한민국은 안보의 위기를 맞고 있다. 북한 김정은은 끝까지 해보자며 핵실험카드를 만지작거리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조롱하고 있고 트럼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면서 선제타격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유력 좌파주자들은 친중·친북 기조에서 어물거린다. 사드배치를 반대하던 안철수는 당론과 상관없이 찬성으로 돌아서고, 보수표가 안철수에게 몰려온다는데 깜짝 놀란 문재인도 애매모호한 스탠스지만 확실치는 않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정체성 따위는 크게 상관없다는 것으로 읽혀 신뢰성이 없다고도 한다.

 

문재인 안철수 양강은 이렇듯 안보관이 불분명하고, 홍준표 유승민은 서로 저들 밑으로 들어오라며 삿대질이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의 대한민국 정체성을 확실히 내건 조원진 후보는 언론사들로부터 철저히 따돌림 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도 전혀 무시할 수는 없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과 북한이다.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불가다. 그러나 대선주자들은 태평이다. 오로지 대권뿐이다. 그래서 보수·중도 유권자들은 헛갈린다.

 

국가안보에 있어 문재인보다 안철수가 낫지 않느냐고도 하고, 그래도 홍준표라며 보수단결을 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는 얼치기 보수와 배신자들과는 함께 갈 수 없다면서 끝까지 태극기와 함께 간다며 결기를 다진다. 비록 전 언론사가 무시하지만 태극기 보수 세력이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향수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무죄를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표일인 59일이 가까워질수록 많은 변화가 예상되지만 대선운동장은 여전히 좌측으로 기울려져 있는 것은 틀림없다. 아마 이달 말쯤이 보수층의 방황이 끝나면서 대권향방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되지 않을까 싶다.


출처 : 호국미래논단
글쓴이 : 남강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