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10일 11시 탄핵심판 선고...헌재가 내릴 구국의 결단, 그 답은 ‘각하’다

배세태 2017. 3. 9. 12:46

[사설] 헌재가 내릴 구국의 결단, 그 답은 ‘각하’다

아시아투데이 2017.03.09

http://m.asiatoday.co.kr/kn/view.php?r=articles/20170308002031298#cb

 

헌재가 10일 11시 탄핵심판을 선고할 예정이다. 헌재가 어떤 판결을 내리느냐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 개인은 물론이고 나라의 명운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탄핵이 인용되면, 1500만 유권자의 지지를 받은 박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끌려내려와 수백억 뇌물을 받은 잡범으로 단죄되어 감옥에 가게 된다. 우리 헌정사에 커다란 역사적 오점이 찍힌다. 국가적으로도 북한의 도발적인 핵과 미사일 개발과 실험, 사드배치와 관련한 한·중 갈등 등으로 엄중한 안보위기 상황인데, 헌재의 판결에 따라 어떤 정치세력이 집권하느냐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국가의 명운도 갈릴 것이다.

 

헌재재판관들도 이번 탄핵심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 그렇지만 굳이 의견을 제시하자면, 헌재재판관들이 구국의 결단으로 '각하'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 지금 탄핵 기각과 인용으로 민심이 갈라져 자칫 무정부 상태로까지 갈 수 있는 극도의 혼란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라도, 그래서 대선을 큰 혼란 없이 잘 치르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나라 법치주의를 굳건하게 세우기 위해서라도, 헌재가 구국의 심정으로 '각하' 결정을 내려주기 바란다.

 

<중략>

 

헌법재판소는 헌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국민들은 헌재 재판관들도 솔로몬의 지혜와 도덕적 의지로 이런 헌법재판소의 기능을 잘 수행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 헌재 재판관들은 이번 탄핵심판에서 탄핵사유가 법리적으로 무리라는 것도, 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뻔히 알면서 헌재재판관들이 나라를 극도로 불안한 상태로 몰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게 했다가는 헌재도 커다란 상처를 입고, 나라도 엉망이 될 게 불보듯 뻔한데 이런 엄청난 결과에 대해 과연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이런 점들을 모두 감안하면 결국 헌재 재판관들이 구국의 결단으로 ‘각하’를 결정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국회가 낸 탄핵소추안에 대해 인용이나 기각하는 것 중 택일하지 말고 탄핵소추의 무수한 흠결들을 지적하는 한편, 재판관의 수가 충족되지 못했다는 점을 적시해서 국회탄핵소추안을 국회로 돌려주는 게 최선이다. 그렇게 되면 촛불집회든 태극기집회든 계속할 명분이 사라지고 대선주자들은 대선준비로 바빠질 것으로 생각된다.

 

헌재의 '각하' 판결은 또한 법치주의를 바로 세우고 국정을 안정시키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법치주의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회를 포함한 그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원리다. 헌재가 ‘각하’ 결정을 내리면, 대통령의 임기말에 혹시 여소야대가 되더라도 야당이 무리하게 대통령을 탄핵하려는 정치적 유혹도 사라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향후 선출된 대통령은 지금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