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서울광장에 ‘애국텐트’, 급소 찔린 서울시...세월호 천막 3년째 방치

배셰태 2017. 1. 31. 22:39

서울광장에 ‘애국텐트’, 급소 찔린 서울시

미래한국 2017.01.31 박주연 기자

http://www.futur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37032


“철거하려면 광화문 세월호 천막부터 먼저하라” “세월호 천막 3년째 방치 서울시에 항의한다”


서울시가 태극기 시민세력으로부터 급소를 찔렸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이 박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며 투신한 회원 조모(61) 씨의 분향소를 1월 30일 오후 7시경 서울광장에 설치했다.


이보다 앞서 21일 주말 태극기집회를 마친 오후엔 이른바 애국텐트 20여동을 이곳에 기습적으로 설치했다. 31일 현재 33동으로 늘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민족대표 33인을 기리는 의미에서 33동을 설치했다”고 했다. 민족대표 33인이란, 1919년 3·1 운동 때 발표된 기미독립선언서에 서명한 33명을 가리킨다.


탄기국 측은 애국텐트를 시민들에게 분양했다. 정 대변인에 따르면, 텐트 한동 당 매매 가격은 10만 4천원으로, 텐트를 구매한 가격이라고 한다. 일일이 매매계약서를 작성해 시민들에게 팔았다고 한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정 대변인은 “시민들이 원해서 판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의 철거작업을 어렵게 만들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고 다소 짓궂게 물었다. 그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순전히 시민들이 원해서 팔았다”고 했다.


“애국텐트 농성은 대한민국 무질서의 상징 광화문 광장 정리를 위한 것” 


탄기국과 시민들은 “서울시가 세월호 천막을 철거할 때까지 텐트 농성은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서울시가 급소를 찔렸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세월호 천막과 애국텐트 철거 문제를 놓고 불법적인 철거물에 관한 형평성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어서다.


정함철 탄기국 강원지부장은 “광화문 광장은 대한민국 심장부이자 중심부로 외국인들이 다 들르는 곳인데, 현재 무법천지나 마찬가지”라며 “박원순 시장이 세월호 천막을 비호하고 있으니 우리는 서울광장에 텐트를 치겠다는 것이다. 차별이 있을 수 없다. 세월호 천막들을 다 철거하는 순간 우리도 자진 철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국텐트는 세월호 천막을 근 3년째 방치하고 있는 서울시에 대한 압박의 뜻을 담고 있다. 세월호 천막 철거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외면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무언의 항의인 셈이다. 이를 두고 한정석 전 KBS PD(본지 편집위원) 이를 두고 “이제 애국텐트는 탄기국 소유가 아니라 시민들의 소유다. 철거하려면 광화문 세월호 불법텐트도 해야 한다. 적의 심장에 가시를 박은 신의 한수”라고 평가했다.


세월호 천막 철거를 위한 태극기진영의 기발한 아이디어 차원으로 이해되지만, 애국텐트 역시 탄핵정국과도 무관치 않다. 정광용 대변인은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서울광장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기각, 탄핵무효를 주장하기 위한 홍보효과가 좋은 자리이기도 한데다, 세월호 천막을 3년째 철거를 안 하고 있는 서울시에 대한 항변의 뜻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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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한 서울시 ‘애국텐트 강제철거 위기’…‘그러면 광화문 세월호 불법텐트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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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측이 철거 행동에 나선다면 애국텐트 측과의 마찰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서울시가 강제철거에 나선다면 마찰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 대변인은 “시민들은 애국텐트에 대해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다. 3년째 이어지는 세월호 천막은 흉물이다. 이걸 서울시가 3년째 방치하고 있는데, 그것은 놔두고 애국텐트만 철거한다? 시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애국텐트 철거로 양 측 마찰이 빚어진다면 세월호 천막 불법 논란이 다시 공론화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철거 과정에서 동원될 공권력이 애국텐트를 향해 어떤 형태로 행사되느냐에 따라 애국텐트 이슈는 생각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천막 장기 농성을 방치한 공권력에 대한 불만이 어떤 식으로든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한정석 전 KBS PD는 자신의 SNS를 통해 “서울 지방경찰청장은 내 말을 잘 들으셔야 한다. 만일 서울시에서 시청광장 태극기텐트 철거 공권력 투입요청이 들어오면 분명하게 ‘그러면 광화문 세월호 불법텐트는요?’라고 물어야 한다”며 “만일 경찰이 광화문 불법 시설물들을 놔둔 채, 시청광장 태극기 텐트만 철거하게 되면, 그날로 경찰들은 애국시민들에게 맞아 죽는다고 다소 과격한 표현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한 전 PD는 또한 “경찰은 법집행에 있어, 분명한 원칙을 가져야 한다”며 “시청광장 태극기 텐트를 철거하려면, 광화문 불법 텐트들도 함께 철거하라. 어차피 불법에 무력화된 공권력이라면 애국시민들의 발길질도 참아야 한다. 법이 정의를 수호하지 않는다면 그런 법은 개나 주어버려야 하니까”라고 썼다. 공권력의 공정한 행사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애국텐트 철거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서울시와 경찰 측의 법집행 등 대응태도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