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2)

최순실 난장 몬 언론과 배신의 칼춤 추는 이념·가치·의리도 없는 새누리당

배셰태 2016. 11. 5. 15:22

최순실 난장 몬 언론과 배신의 칼춤 추는 새누리

미디어펜 2016.11.05 박한명 논설주간

http://m.mediapen.com/news/view/203426

 

이념·가치·의리도 없는 좀비 정당…배신과 비겁자 판쳐 차라리 해산해야

 

박근혜 대통령이 "모두 저의 잘못과 불찰, 특별검사 수사까지 수용하겠다"고 국민 앞에 머리를 숙인 날 새누리당은 침몰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당 지도부 거취를 논의하고 이 난국 타개책을 모색하겠다면서 연 긴급 의원총회는 회의 공개 여부 문제를 가지고부터 서로가 서로를 물고 뜯었다.

 

<중략>

 

난파 직전 새누리호의 비겁자들

 

직시하자. 새누리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아니 실은 오래전부터 이미 심폐정지로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막말로 살아 있으되 생명은 없는 좀비 같은 정당이었다. 정진석은 대한민국 유일의 보수정당이라고 칭했지만 지금 이 당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기득권을 보수하는 데는 뛰어났지만 이념과 가치를 보수하는 데는 능력도 관심도 없던 정당이었다.

 

보수가 사라진 이 정당은 그래도 한 가닥 희망과 실낱같은 믿음으로 지지해온 국민을 호홉기 삼아 겨우 명줄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이제 그것마저 끊길 위기에 놓였다. 대통령이 자신을 내려놓고 대국민 사과 담화문을 발표한 날 자기부터 살겠다는 비겁자들의 아우성으로 가득한 난파 직전 새누리호의 흉한 몰골을 보면 안다. 물을 만난 듯 기세등등한 일부 의원들은 지도부가 사퇴하는 길만이 최순실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희망인 것처럼 주장한다. 친박이 당을 망쳤으니 모두 물러나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보수이념도 가치도 의리도 없는 좀비 정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은 지금 배신과 비겁자들이 판치는 난장판이다. 이대로라면 차라리 해산하는 것이 정답이다. 사진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비선실세 파문에 대한 2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4일 오후 새누리당이 국회 로텐더홀에서 대국민 사죄문을 발표하며 단체 사죄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중략>

 

'좀비정당' 새누리당이 부서지고 깨져야만 하는 이유

 

친박이고 비박이고 간에 최순실을 다 알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최순실에 입을 닫고 있었던, 그리하여 이 사태를 예비했던 사람들은 뭔가. 의도적 아닌가. 작금 이 사태에 무한 책임의식을 느껴야하는 사람들은 정작 그들이 아닌가. 오직 대통령과 친박에게만 책임이 있고 자신들은 예외인 것처럼 "최순실 일가를 비호한다"며 지도부를 손가락질 하는 건 코미디다. 이제와 남 얘기하듯 당 대표에 물러나라 악을 쓰고, 국민 운운하는 것은 역겨운 위선이다. 심각한 유체이탈화법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얘길 또 꺼내지 않을 수 없다. 2004년 정치중립의무를 어긴 노 대통령이 탄핵소추를 당했을 때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막고 새천년민주당 한나라당 자민련 등 야당 의원들을 몸으로 저지했다. 국회의장이 나서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몰아내고서야 겨우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알다시피 이 탄핵은 거대한 민심의 역풍을 불러왔고 노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려던 열린당은 의리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필자는 이런 보상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새누리당의 지금 몰골을 보라. 비박이든 친박이든 이 난국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고 함께 짊어지려는 자가 없다. 박근혜와 새누리당 골수를 빼먹고는 이제 빈껍데기만 남은 그 곳에서 쥐새끼처럼 탈출하는 데만 눈들이 멀어 있다. 정당에 대한 것이든 인간에 대한 것이든 의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을 수가 없다.

 

"새누리호는 난파 직전이다. 난 그냥 여기서 죽겠다.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대통령 나가라, 당 대표 나가라 하지 않고 배와 함께 가라앉겠다."는 김진태 의원의 의리가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감동시키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 많고 많은 새누리당 사람들 중 단 한명 뿐이란 게 비극이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정당의 역사도 이들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념도 모르고 가치도 모르고 의리도 모르는 영혼이 없는 좀비 정당으로 오래가봐야 국민에겐 고통뿐이다. 새누리당은 이참에 해산하는 것이 낫다. 아니, 철저하게 깨부수어져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란 싹을 틔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