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필의 미래창]이성보다 감성 시대, Z세대 글보다 이미지 소통
한겨레 2016.09.23 곽노필 선임기자
http://www.hani.co.kr/arti/economy/working/762474.html
10년 후 미래직업 <3> 디지털 문화 해설가
비주얼언어가 SNS 지배…문화와 기술 버무린 영역 폭증
미술사와 큐레이션은 기본, 커뮤니케이션·마케팅 공부도
<중략>이미지
우리 속담에 ‘말 한 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면 영어 관용구에는 ‘그림 한 장이 천 마디 말이다’(A picture paints a thousand words)라는 말이 있다. 앞의 것이 소통 자체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뒤의 것은 소통 방식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구구절절이 말을 하지 않아도 이미지 한 장으로 자신의 뜻을 전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유년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온 Z세대들의 소통 방식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바로 이런 모습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같은 이미지 위주의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가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문자 위주의 SNS를 대체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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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세대와 대화하는 새로운 방법 찾아야
많은 전문가들이 비주얼에 익숙한 디지털세대가 사회 중심으로 편입돼가면서 사회 소통 방식에서도 이미지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내다본다. 마이크로소프트 보고서의 인터뷰에 응한 전문가들은 10년 후에는 비주얼이 SNS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덴마크 출신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정보사회 이후의 미래 사회 형태로 ‘드림 소사이어티’를 내다본다. 드림 소사이어티는 이성이 아니라 감성이 지배하는 사회다. 소통 체계에서 문자가 이성이라면, 이미지는 감성이다.그의 통찰력이 맞다면 드림 소사이어티, 즉 미래 사회의 핵심 커뮤니케이션 요소는 이미지인 셈이다.
대안미래학의 대가 짐 데이터 전 하와이대 교수는 음악, 드라마 등의 대중문화 콘텐츠로 유튜브 같은 영상 SNS를 통해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을 ‘드림 소사이어티’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나라로 지목한 바 있다. 그런 시대엔 또 어떤 새로운 직업이 주목을 받을까?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늘의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세번째 미래직업은 ‘디지털 문화 해설가’다. 이미지 언어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이 업계나 예술계에서 대중들에게 더 각광받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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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문화 브랜드들의 비장의 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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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가 되면 디지털 문화 해설가는 고급 문화 브랜드들이 숱한 온라인 콘텐츠 홍수 속에서 관객들의 눈에 확 띌 수 있게 해주는 비장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영상 소셜 미디어에 능숙한 이들이야말로 예술과 디지털 대중 사이의 틈을 이어주는 가교다. 이들은 단순하고 강력한 이미지를 이용해 복잡하고 과감한 아이디어들을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요즘 뜨기 시작하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같은 신기술도 이들의 주요한 도구다. Z세대 관객들에겐 이런 신기술이 더욱 강력한 호소력으로 다가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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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유명 화랑인 테이트 모던의 관장 프란시스 모리스는 “디지털 문화 해설가는 젊은 관객들을 예술 공간으로 끌어들이고, 미술관의 상업적 성공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나 브랜딩 회사, 디자인 업체로 옮겨 일할 수도
이 분야에 매력을 느낀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미술사와 큐레이션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는 건 지금의 문화 해설가들과 마찬가지다. 이것들은 예술의 맥락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기본이 되는 공부이다. 여기에 덧붙여 젊은이들의 소셜 미디어 문화 기반과 결합한 비즈니스 연구, 글쓰기, 마케팅, 홍보 기술에 대한 공부를 해놓는다면 순수 학문만 공부한 경쟁자들보다 더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보고서는 특히 디지털 문화 해설가에게 가장 중요한 일거리 가운데 하나는 영향력 있는 소셜 미디어 이용자, 예컨대 수백만 팔로워가 있는 유튜브 스타와 소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을 중간다리로 삼아 자신들이 세상과 공유하고 싶은 이미지들을 제공하는 것이 이들의 핵심 임무라는 것이다.
사실 문화적 소양과 영상 소셜미디어 능력을 함께 갖춘 미래의 꿈나무를 찾는 분야가 예술 영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인 기업 브랜드들도 새로운 아이덴티티 구축을 위해 디지털 문화 해설가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디지털 문화 해설가 가운데 일부는 광고나 브랜딩 회사, 또는 디자인 업체로 옮겨 일할 수도 있다. 디지털 문화 해설가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문화와 기술을 버무려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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