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ICT·녹색·BT·NT外

예상보다 빨리 다가온 전기차 시대, 자동차산업 판도 확 바뀐다

배셰태 2016. 6. 13. 10:01

성큼 다가온 전기차 시대, 자동차산업 판도 바뀐다

한겨레 2016.06.12 홍대선 기자

http://www.hani.co.kr/arti/economy/car/747884.html


디젤게이트로 개발 경쟁 가속
미·일·유럽 업체·정부 발빠른 대응
내연기관 차 판매 금지 계획도
중국, 2020년 500만대 보급 목표

국내 전기차시장 아직 걸음마 단계
좁은 국토에 단거리운행 많아
시설·정책 강화시 급성장 가능성
.

자고 나면 불거지는 자동차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 이른바 ‘디젤게이트’로 세계 완성차 업체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화석연료를 태워 구동하는 내연기관 자동차는 어떠한 기술적 진전에도 대기오염 배출가스를 완전히 없앨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 가솔린차든 디젤차든 내연기관 엔진이 달린 모든 자동차는 석유자원의 연소로 움직이는 한 이런 족쇄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전기차는 석유 연료와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 배터리에 축적된 전기에너지로 모터를 회전시켜 자동차를 움직인다는 점에서 친환경차의 가장 현실적인 모델로 떠오른 자동차다. 놀랍게도 전기차의 역사는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10여년 앞서 있다. 무거운 배터리 중량, 긴 충전 시간, 일반 자동차의 두 배가 넘는 비싼 가격 등 낮은 경제성으로 실용화되지 못했을 뿐이다. 최근 미세먼지를 비롯해 공해 이슈가 다시 부각되면서 전기차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과거 그랬던 것처럼 전기차는 지나가는 미풍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돌풍이 될 것인가.


한 가지 분명한 건 전기차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각국의 움직임이 범상치 않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곳은 자동차 종주국 미국과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이다.


<중략>


전문가들은 각국의 배출가스 규제 강화와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 완성차 업체들의 개발 경쟁 등을 종합할 때 전기차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전기차에 대한 우려와 단점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메이커의 전기차 개발로 기존과는 다른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정부도 다급해졌다. 최근 미세먼지 대책의 하나로 떠밀려 내놓기는 했지만, 정부는 2018년까지 모든 고속도로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충전시설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경유차를 줄이고 친환경차 보급을 늘리려는 취지에다 세계 자동차시장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상황에서 인프라 구축에 더 이상 미적대선 안 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국내 자동차산업과 정책이 전기차로 방향을 틀지 안 틀지는 차후 문제다. 전기차가 친환경이냐 아니냐 하는 논쟁도 마찬가지다. 이미 세계 자동차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전기차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중략>


물론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가 자리를 잡기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충전시 주행거리와 배터리 수명은 비교적 최근까지 전기차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했던 요인이다.


파격적인 가격과 성능을 갖춘 테슬라 모델3의 예고 등판 말고도 다양한 전기차의 등장은 기존과는 차원이 다른 전기차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만들던 애플이 전기차 개발에 뛰어드는 등 이제 자동차 개발은 전통 완성차 업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구글은 자율주행으로 무인자동차 시대를 앞당기려 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체들의 진출이 자동차 시장에 던지는 파급력은 크다. 인공지능과 커넥티드 기술, 투자 여력을 동시에 쥐고 있는 거대 정보기술 업체들이 잇따라 미래 자동차산업에 진출하면서 기존 자동차 업체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전통 자동차산업의 생산 방식의 변화로 이어지고 전기차의 대중화를 앞당기는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다.


김경연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차의 확산과 그 여파는 주변 산업에까지도 적잖은 파장을 예고할 정도로 강해졌다. 교통은 물론 전력과 에너지 인프라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