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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패권과 미래의 가능성] 어차피 모두 힘들다면, 애플에 걸겠다

배셰태 2016. 5. 18. 00:59

어차피 모두 힘들다면, 애플에 걸겠다?

이코노믹리뷰 2016.05.17(화) 최진홍 기자

http://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289389


현재의 패권과 미래의 가능성


애플은 똑똑한 기업이다. 천문학적인 돈을 조세회피로 '퉁'치고 저임금 및 노동자 인권 등의 문제는 세련된 이미지로 가볍게 넘겨버린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강자로 군림하며 고수익을 누리는 한편 자동차 및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새로운 신성장 동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다소 흔들리는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견의 여지는 있으나 현재 애플은 가장 많은 돈을 벌고, 가장 규모가 크며 가장 큰 미래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걱정이 연예인과 애플 걱정이다. 우리만 유독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거칠게 비교하며 '자위'할 뿐이다.


  
▲ 출처=뉴시스


버크셔해서웨이가 움직였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이 애플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 16일(현지시각)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애플 주식 980만 주를 올해 1분기 사들여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 당시 주가는 109달러 정도였고 한화로 환산하면 1조2900억 원에 달한다. 연초 이후 주가가 10% 정도 빠졌기 때문에 단기적 투자 결과는 나쁘지만, 지금까지 IBM 외 이렇다 할 ICT 기업주를 보유하지 않았던 투자의 귀재가 애플에 관심을 뒀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물론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번 매입이 워런 버핏 주도가 아닌 회사 투자팀에서 결정한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시장에 던지는 화두는 상당히 민감하다. 현재 애플의 위기는 현재 진행형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 워런 버핏. 출처=뉴시스


애플은 최근 2016 회계연도(FY) 제2분기(2015년 12월 27일∼2016년 3월 26일) 실적을 발표하며 매출은 505억6000만 달러(58조1100억 원)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8% 하락한 수치다. 심지어 아이폰 판매는 5129만대에 그쳐 16.2%나 내려갔다.


<중략>


게다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중저가 시장으로 향하는 권력의 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7.9%대에 그칠 전망이며, 그 포화상태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 대목에서 프리미엄에 집중한 애플이 직격탄을 맞고 있으나, 결국 이는 모든 스마트폰 업체가 겪어야 할 '보릿고개'일 뿐이다.


13년만의 역성장도 일반적인 패턴과 스마트폰 시장 포화가 겹쳤기에 발생한 '팩트'며 결론적으로 애플만의 위기가 아니다.


물론 아이폰 매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중략>


하지만 이러한 불안요소는 전반적인 판세를 읽는 상황에서 곁가지로 치부해도 좋다.


중요한 점은 '모두가 힘들 때 먼저 얻어맞은 입장에서, 그 이상의 혁신을 보여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 출처=뉴시스


신성장 동력이 없다? 있다?


업계가 기술의 발전과 시대적 흐름에 따라 부침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애플처럼 세상을 호령하다 역사의 저편으로 사라진 기업은 의외로 많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한 때 세상을 대표하는 혁신과 혁명의 대명사였지만 지금은 도전자의 입장에서 호흡을 고르고 있다. 애플이 이들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런 관점에서 애플의 신성장 동력은 추상적이지만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워런 버핏 회장은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IT가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살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결국 미래가치도 현실의 자본흐름을 보수적으로 진단하는 연장선상에서도 살필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현재 애플은 애플카, 애플페이, 가상현실 및 인공지능과 그 외 다양한 신사업에 나서고 있다. 먼저 포드와 현대차 등과 연합해 카플레이를 내놓는 한편 타이탄 프로젝트를 통해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시장을 노리는 지점이다. 현재 1000명에 달하는 엔지니어들이 애플카에 매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 경험을 각각의 기기에 삽입해 보장하는 방법론을 초연결의 사물인터넷 시대라고 전제한다면, 자동차를 공유경제의 방법론으로 접근한 우버는 물론 이미 해당 시장의 강자로 부상한 구글과 함께 애플도 분명 한 칼이 있다.


헬스케어도 있다.


<중략>


중국의 디디추싱에 1조원 이상의 투자금을 집행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반우버 전선에 합류하는 한편 애플카 프로젝트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를 비롯해 중국시장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종합하면, 애플은 현재 거론되는 모든 신성장 사업을 염두에 둔 상황에서 데이터를 모아 빠른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분위기까지 연출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 있어 카플레이라는 소프트웨워 경쟁력으로 기존 하드웨어 동맹군을 단단히 결속하는 한편, 자동차를 플랫폼으로 삼아 여전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 경험을 보장한다는 가장 일반적이고 중요한 로드맵에서 기인했다는 평가다. 결국 애플의 신성장 동력을 알기위한 최초의 행보는 데이터 확보, 이에 따른 사용자 경험의 보장적 측면에서 포착되는 실제적 움직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여기서 기술은 말 그대로 '거들 뿐'이다.


  
▲ 출처=뉴시스


"애플에 걸겠다"


매우 당연한 결론이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혁명이 끝을 향해 달려가는 상황에서 프리미엄 시장이 무너지고, 중저가 시장이 마지막 '인디안 썸머'를 누리는 중간이다. "중저가 라인업을 대폭 늘려 수익을 늘렸다"가 아니라 차라리 "중저가 라인업을 대폭 늘려 점유율을 확보, 초연결의 사용자 경험을 보장하는 방법론을 찾았다"가 잭팟인 시대다.


여기에서 애플은 신성장 동력 모두에 손을 뻗은 상황에서 나름의 선택과 집중도 보여주고 있다. 기존 생태계를 움직였던 경험도 풍부하며 정보단을 모으는 노하우도 날카롭다. 결국 '모두가 어렵다면 애플에 걸겠다''모두가 어렵지만 모두가 신성장 동력을 말한다면 애플에 걸겠다'는 결론이 가능한 셈이다.


결국 기술상향표준화의 바람을 타고 제품 그 자체의 스펙은 중요하지 않게 될 전망이다. 좋은기획을 통해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좋은 상품을 제작해 이를 좋은 스토리텔링으로 묶어 연결을 거듭해 좋은 포장지로 효과적으로 파는 일이 중요하다.


이 지점에서 애플을 따라갈 수 있는 기업은 보이지 않으며, 또 이렇게 일방적인 지지를 받는 기업도 드물다. 서비스 기업으로의 애플이 핵심이며, 이를 중심에 둔 '전쟁'만 의미가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