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저자 "학교 교육 80~90%, 전혀 쓸모가 없다"

배셰태 2016. 4. 27. 13:23

<사피엔스> 저자 "학교 교육 80~90%, 쓸모 없다"

프레시안 2016.04.26(화) 이대희 기자

http://m.pressian.com/m/m_article.html?no=135917&social=sns

 

유발 하라리 내한 첫 기자 간담회…"한국 저출산, 긍정적"

 

"현재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내용의 80~90%는 이 아이들이 40대가 됐을 때 전혀 쓸모없을 확률이 크다. 어쩌면 수업 시간이 아니라 휴식 시간에 배우는 것들이 아이들이 나이 들었을 때 더 쓸모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열풍을 낳은 <사피엔스>(조현욱 옮김, 김영사 펴냄)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첫 한국 방문을 기념해 26일 서울 중구 레이첼카슨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도발적 메시지를 던졌다.

 

<사피엔스>는 인류의 시원에서 인공지능 시대가 열릴 미래까지, 인간의 문화가 어떻게 발달했는지, 왜 인간은 대량 생산 시대로 들어간 후 더 불행하게 되었는지, 인공지능이 낳을 미래는 얼마나 불안한지 등을 학문의 경계를 넘어 그려낸 책이다. 특히 "인간이 (인공지능 혜택으로 영생을 얻어) 신이 되는 2100년이면 현생 인류는 멸종할 것"이라는 도발적 메시지를 담기도 했다.

 

2011년 이스라엘에서 처음 출간됐고, 2014년에는 영어로 출간되어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현재까지 전 세계 30여 개 언어로 출간됐다. 지난해 11월 말 국내에서 출간된 후, 현재까지 13만 부가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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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위협"

 

유발 하라리는 내한 후 이날(26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환경재단 주최 강연회에서 '인류에게 미래는 있는가'라는 주제로 독자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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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리는 특히 산업 혁명과 정보 혁명으로 인한 기술 주도 사회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설명하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무엇보다 위협적인 기술은 물론 인공지능"이라며 "문명 권위의 원천이 인간에서 기계로 움직임에 따라 인류 문명의 조종간을 (기계에)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현대의 교육이 아무런 쓸모가 없으리라는 전망도 이와 같은 이유로 그는 제시했다. 하라리는 "어쩌면 지금 아이들은 선생님이나 연장자에게 배운 교육 내용으로 여생을 준비하는 게 불가능한 역사상 첫 세대가 될지 모른다"며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가장 중요한 기술은 '어떻게 해야 늘 변화하면서 살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해야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직면하며 살 수 있을 것인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이와 같은 주장을 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현대까지 인류는 농업 혁명과 산업 혁명으로 다진 문명 흐름에 기초해 세계를 지배했다. 그러나 인공지능 발달은 이와 같은 과거의 경험을 전면적으로 부정한다. 이제 인간보다 뛰어난 기계가 인간의 노동, 인간의 사고는 물론 인간의 감정까지 앞지를 시대가 멀지 않았다.

 

이와 같은 격변의 시대에서 종래에 배운 지식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게 하라리 말의 요체다. 현재 우리 교육 내용은 기존 산업 혁명 기에 다진 정치 체제, 경제 체제에 인간을 적응하도록 돕는 내용이었지,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라리는 "앞으로의 인류는 계속해서 스스로를 새롭게 바꿔나가야 한다"며 "문제는 나이 들수록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러 미래학자가 그리는 세계와 비슷하며, 해법의 내용 역시 비슷해 보인다. 예를 들어 <인간은 필요 없다>(신동숙 옮김, 한스미디어 펴냄)의 저자 제리 카플란은 로봇 혁명기에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동자 재교육을 강조한다. 그러나 하라리의 발언은 더 구체적인 뜻을 지닌다. 이와 같은 재교육도 쓸모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라리는 "인공지능이 현존하는 거의 모든 직업에서 인간을 물러나게 하면, 인간이 담당할 새로운 직업도 생길 것"이라면서도 "문제는 인공지능이 그 새로운 일도 인간보다 더 잘 한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노동자 재교육은 아무런 대안이 못 된다는 얘기다.

 

하라리는 이어 '인간은 로봇이 따라올 수 없는 감성을 가진 존재'라는 의견 역시 부정했다. 그는 "우리의 감정은 영적인 신비한 현상의 결과가 아니며, 생화학적 알고리즘 작동의 결과일 뿐"이라며 "인간의 감정 지능이 인공지능보다 뛰어나리라 확신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완전히 새로운 모델 필요하다"

 

그는 따라서 "완전히 새로운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농업 혁명으로 떠돌던 인간이 정착하고, 잉여 생산물을 갖게 된 변화, 산업 혁명으로 인간이 지구적 국가체제를 갖추고 본격적인 제국주의 지배 시대, 자본가 시대로 접어든 변화와 같은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하라리는 구체적 해법이 도입된 미래상까지 그리진 않았다. 다만, 대안으로 가는 길의 하나로 '세계 정부'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도래하는 미래는 환경 오염, 세계적 불평등과 마찬가지로 지구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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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긍정적"

 

인간이 인공지능 혁명에 의해 노동의 자리에서 밀려날 우려가 커졌다는 점은 인공지능의 미래에서 가장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이에 관해 하라리는 "탈노동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는 농업혁명, 산업혁명기 때 '일해야 수입이 생긴다'는 신념을 수천 년간 가져왔으나, 이를 전면적으로 바꾸는 게 하나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다만 "탈노동의 선례가 없고, 이와 같은 모델을 현실에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문제"라며 "역사를 보면, 새로운 모델이 근사해 보이지만, 현실에 적용했을 때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산주의 실패를 사례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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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 기자회견에서 나온 문답을 간단히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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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관한 반응이 나라마다 차이가 있는지?

 

"대부분 나라에서 큰 우려는 같다. 모든 이가 불평등한 현실, 인공지능으로 인한 미래, 아이들의 교육을 걱정한다." ('한국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때문인지 인공지능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는 출판사 관계자의 말도 있었다.)

 

- 신간 <미래의 역사>(가제)를 낼 예정인데, 어떤 책인가?

 

"인간이 가진 여러 가지 가능성, 여러 가지 기회, 여러 가지 위협에 접근했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에 따라 어떤 미래가 그려질지에 관한 경로를 지도로써 그려보고자 했다. 올해 9월에 영어로 나올 예정이고, 한국에서는 1년 정도 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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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도서]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유발 하라리 지음 | 김영사 펴냄 | 2015.11.24 출간

http://blog.daum.net/bstaebst/17261

 

■인간은 필요 없다

- 인공지능 시대의 부와 노동의 미래

 

제리 카플란 지음 | 출판사 한스미디어 | 2016.01.29

http://blog.daum.net/bstaebst/16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