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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헌 네이버 대표 “이젠 낙수효과 아닌 분수효과 시대”

배셰태 2016. 4. 26. 09:25

“이젠 낙수효과 아닌 분수효과 시대”

한겨레 2016.04.25(월) 김재섭 기자

http://www.hani.co.kr/arti/economy/it/741228.html

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2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상공인과 콘텐츠창작자 지원을 위한 프로젝트 ‘꽃’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김상헌 네이버 대표 ‘작은성공론’

“개인·다양성·작은 것이 소중한 때
소상공인 등의 성공이 경제활력소”
프로젝트 ‘꽃’으로 창작·창업자 지원

“작은 성공들이 분수효과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내수를 살릴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우리나라도 낙수효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분수효과를 경제 활력소로 삼아야 할 때다.”

해운과 조선 등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해온 대기업 중심 산업들이 불황을 견디다 못해 구조조정 회오리에 휩싸인 가운데, 국내 최대 포털사업자인 네이버의 김상헌 대표가 ‘분수효과’를 강조하고 나섰다. 그동안 정부는 대기업이 성공해야 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하고, 이를 통해 고용 창출과 내수 살리기도 기대할 수 있다며 ‘낙수효과’에 기대는 경제 정책을 펴왔다. 분수효과는 낙수효과와 달리 경제 활력을 아래로부터 찾자는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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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25일 서울 역삼동의 한 식당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제조업 경쟁력이 날로 떨어지고 해운과 조선 등은 구조조정 위기로 몰리고 있다는 보도를 보며 ‘네이버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다가 분수효과를 통한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기로 했다”며 ‘꽃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개인’, ‘다양성’, ‘작은 것’이 소중해지고 존중받게 됐다. 기술 발전으로 개인이 스마트폰을 통해 세상을 만나게 됐다. 이런 상황 변화가 소상공인과 콘텐츠 창작자들로 하여금 자신감을 갖게 하고, 네이버는 꽃 프로젝트로 새 흐름을 열어보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구글 등이 무인차·가상현실(VR)·인공지능(AI) 등 큰 이야기를 앞세우고 정부도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갖지만, 네이버의 관점에서 지금은 분수효과를 살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프로젝트 이름에 대해 “소상공인과 콘텐츠 창작자들이 실력을 발휘하면서 꽃처럼 활짝 피어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꽃 프로젝트는 파트너스퀘어란 오프라인 공간에서 창업 교육을 하면서 창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결제와 예약 등의 도구로 사업화를 지원하며, 네이버 첫 화면 및 검색 노출로도 지원하는 것이다. 또 창작 지원 장르를 일러스트레이터 중심에서 자동차·가구 디자인, 요리, 플라워, 패션 스타일, 사진, 회화로 확대하고, 공모전과 크라우드펀딩 등으로 신예 창작자 발굴과 ‘창작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며, 해외 전시회 출품이나 글로벌 판권 계약도 지원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에서는 지역 사업자 160여만명, 오프라인 매장의 온라인 가맹점 8만5천여개, 순수 온라인 매장 5천여개, 웹툰 작가 400여명, 일러스트레이터 1만여명, 예비 작곡가·가수 33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또 매일 2600여만명이 방문해 3억번 이상 검색을 하고, 1800만번 이상 동영상 시청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해 해마다 1만여명의 신규 쇼핑 창업자를 만들어내고, 올해 매출 1억원 이상 소상공인이 1500명 이상 추가로 나오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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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참조要]

■[동서남북] IT창업 5인방, 4차산업 혁명에 앞장서야

조선일보 2016.04.25(월) 우병현 조선비즈 취재본부장

http://blog.daum.net/bstaebst/17553

 

기계와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4차산업 혁명을 앞두고 한국 산업계가 리더십의 진공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과 대한상의는 노동개혁·산업 구조조정 등 산적한 현안이 많아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기 쉽지 않다. 또 SK·효성·대림 등 일부 대기업의 리더들은 크고 작은 흠결을 노출한 탓에 제 목소리를 내면서 산업계를 대변하기 어렵다.

 

4차산업 혁명과 같이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산업계 리더십을 채워줄 수 있는 후보군은 1990년대 IT 스타트업을 만들어 스스로 부를 일군 김택진(엔씨소프트)·김정주(넥슨)·이해진(네이버)·이재웅(다음)·김범수(카카오) 등 이른바 IT 창업 스타 5인방이다. 이들이야말로 한국에서 4차산업 혁명 관련 최고의 지식과 비전을 갖고 있다.


김정주와 김택진은 한국을 게임 불모지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키운 월드클래스 스타다. 이세돌을 꺾은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가 게임 개발에서 인공지능 실력을 키운 점을 고려하면 두 사람이야말로 한국 인공지능 산업의 보배다. 이해진과 김범수는 모바일 메신저를 세계화하면서 빅 데이터를 활용하여 새로운 산업을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재웅은 미국발 공유경제 트렌드를 먼저 읽고, 차량 공유기업을 만드는 등 새로운 혁신산업을 키우는 데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런데 5인방은 모두 기자회견, 대중 강연 등 공개 활동을 극도로 꺼리는 '은둔형' 경영자다. 더욱이 이들은 함께 만나 미래 비전을 공개적으로 토론한 사례도 없다. 이런 스타일 탓에 이들이 4차산업 혁명을 어떻게 보는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지를 알 길이 없다.

 

반면 미국의 IT 창업 스타들은 대부분 자기 생각을 어디에서든지 당당하게 밝히는 개방형 스타일이다. 알리바바 마윈, 샤오미 레이쥔 등 중국 IT 창업자들도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등 빅 이슈마다 기업의 비전을 뚜렷하게 밝히고 대유행을 이끈다. 태평양 양안(兩岸)에서 활동하는 IT 창업 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투자와 언론뿐만 아니라 전 인류의 관심 대상이다. 이들의 비전과 행보에 따라 4차산업 혁명의 향배가 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중략>

 

5인방은 어느덧 40대 후반에 이르렀다. 차세대가 아니라 현 세대 리더로서 산업화 시대 이병철과 정주영처럼 한국산업계를 이끌도록 해야 한다. 이들이 스스럼없이 모여 미래 기술 혁명을 이야기하고, 한국 산업계가 해야 할 일을 마음껏 떠들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5인방도 더 이상 무대 뒤에 숨지 말고 IT 산업계 후배 창업자들을 이끌고 기존 재계 3, 4세 리더들과 경쟁하면서 한국 산업의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