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국내외 사회변동外(1)

인공지능(AI) 개발한 미국 실리콘밸리, '기본소득' 도입에 앞장서는 이유

배셰태 2016. 3. 14. 22:10

인공지능 개발한 실리콘밸리, '기본소득' 도입에 앞장서는 이유?

경향신문 2016.03.14(월) 주영재 기자

http://m.media.daum.net/m/media/economic/newsview/20160314165014835

 

산업혁명 이후 기술 혁신은 지난 세기 동안 많은 사람들을 일자리에서 밀어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일자리와 부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와 기계 지능의 발달로 기계가 거의 모든 직종을 위협하는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의사와 변호사, 회계사를 비롯해 높은 진입 장벽으로 고수익을 누려온 전문 직종도 안전 지대가 아니다. 프로그래밍을 하는 인공지능도 등장해 인공지능이 인공지능을 만드는 세상이 도래할 수도 있다.

 

자동화와 인공지능의 발달로 거의 모든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되면, 사람은 무엇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수억대의 기계가 인간에 필요한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사회가 되면 인간은 육체 노동에서 해방된 채 예술적, 창의적 활동에 전념할 수 있을까. 인간의 노동이 불필요해진 사회에서 벌어질 비참함과 고고함, 두 가능성 사이에는 연결 고리가 필요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이 연결고리로 ‘보편적 기본소득’(unversial basic income)을 들고 나왔다.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되는 사회에서 현재처럼 임금노동을 매개로 부를 분배하는 방식으로는 사회 구성원의 삶을 제대로 보장할 수 없다는 문제 의식에서다.

 

스위스 베른의 연방법원 앞에서 2013년 10월 4일 기본소득 지지자들이 기본소득 도입을 위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STEFAN BOHRER/Flickr

 

■실리콘밸리의 투자가들이 기본 소득을 들고 나온 이유는?

 

‘보편적 기본 소득’은 실리콘밸리의 밴처 자본가들을 중심으로 지지세가 커지고 있다. 노동의 미래를 결정할 기술 발전의 흐름을 이들이 누구보다 정확히 알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인공지능에 밀려 일자리를 잃더라도 모든 사회 구성원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주거비와 식비, 의료보험을 비롯한 기본적인 필요를 충당할 수 있는 돈을 기본 소득으로 지급하자고 주장한다.

 

인간을 기계와의 가혹한 경쟁에 놓이게 한 그들이 기본 소득으로 속죄와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일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처음부터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대결의 관점에서 보지 않는다. 이들은 인공지능이 인류를 고된 노동과 경제적 고난에서 해방시켜주기에 충분할 정도의 경제적 잉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이 예상하는 미래 사회는 SF영화 <스타 트렉>에서 묘사된 것처럼 유토피아에 가까운 사회다. 컴퓨터가 모든 일을 대신하면서 노동에서 해방된 인간은 예술가와 학자와 같은 지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에 전념하게 된다.

 

기본소득 지지자로 유니온스퀘어벤처스의 밴처 투자가인 앨버트 웽거는 지난 2일 뉴욕타임스에 “우리는 기본적 필요(생계)를 충족하기 위해 노동을 하는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수백년간 우리는 필요의 관점에서 모든 세계를 구성했다. 이제는 경제에 약간의 수정을 하는 차원이 아니라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옮겨갔을 때와 같은 근본적인 새 출발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창업 지원기업 ‘Y Combinator’의 밴처 투자가 샘 알트먼은 보편적 기본 소득 도입을 위한 연구 기금을 제안했다. 알트먼은 기본 소득의 재원 마련 방법을 비롯해 보편적 소득이 적용된 사회상에 대한 연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중랴>

 

노동 없는 사회로의 이행은 이미 시작됐다. 한 세대 전부터 거시경제 지표는 고용 없는 성장 추세를 보였다. 임금은 정체 되고 직업 안정성은 존재 자체가 없어 보인다. 불평등은 불가역적으로 보인다. 기술 발전이 우버 드라이버와 같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도 그 고용의 질이 이전보다 낫다고 볼 수는 없다. 일자리 소멸이 사람들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알트먼은 기본 소득이 노동 없는 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완충 장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일자리가 사라지는 변화의 시기 동안 상황은 상당히 힘들 수 있다”며 “기본 소득은 최소한 이 이행기간을 평탄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자동화와 기본 소득은 사회 진보의 두 축”…“다른 대안도 있어”

 

뉴욕타임스의 테크 컬럼니스트 파라드 만주에 따르면 기본 소득 도입을 주장하는 실리콘밸리 인사들은 자동화를 두려워하거나 그들이 이런 세상을 도입했다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기본 소득을 현재의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단순한 방어 수단으로만 보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오히려 자동화와 기본 소득을 사회 진보로 향하는 최적의 길로 여기고 있다.

 

<중략>

 

기본 소득 지지자들은 불평등과 실업 문제가 점점 심해지는 상황에서 기본 소득 논의가 시급히 정치권의 의제로 다뤄져야 한다고 본다. 서비스업 종사자 국제협회 회장을 지냈던 앤드류 스턴은 일자리 위기를 전쟁 상황에 비유했다.

 

<중략>

 

기본 소득은 실리콘밸리와 유럽 국가들에서 일정한 정치적 지지를 얻고 실제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아직 정치권 의제로 논의되기에는 갈 길이 멀다. 미국의 주요 대선 주자들, 특히 가장 진보적이라고 평가받는 버니 샌더스도 아직 기본 소득을 거론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일단 공론의 장에 올라오면 기본 소득이 폭넓은 정치적 지지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하 전략

 

*위의 기사는 뉴욕타임스에 실린 ‘A Plan in Case Robots Take the Jobs: Give Everyone a Paycheck’(3월2일), ‘A Future Without Jobs? Two Views of the Changing Work Force’(3월8일) 등 2건의 기사를 인용·참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