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정보 큐레이션/ICT·녹색·BT·NT外

[바둑 대결] 이미 승자는 이세돌도, 알파고도 아니고 바로 '구글'이다

배셰태 2016. 3. 9. 09:29

[뒤끝작렬] 이세돌 vs 알파고…"어차피 우승은 구글"

노컷뉴스 2016.03.09(수) 김연지 기자

http://www.nocutnews.co.kr/news/4558916

인간 vs 구글 '빅데이터·머신러닝' 대결…대국 홍보만으로 상금 100만 달러 이상의 효과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8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이세돌(33) 9단-구글 알파고(AlphaGo) 세기의 대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바둑 세계챔피언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 대국이 불과 몇 시간 남지 않았습니다. 이번 대결을 두고 인간의 승리, 이세돌 9단의 '완승'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기계가 인간을 벌써부터 이기는 건 곤란하지 않냐"는 우려와 바람이 담겨있기도 하죠.

그러나 이미 승자는 사실상 정해졌습니다. 승자는 이세돌도, 알파고도 아닙니다. 바로 '구글'입니다. 아니, 이미 "승리했다"고 봐도 됩니다. 대국이 시작도 안 했는데 말이죠.

알파고는 2014년 1월 4억 달러(약 4332억원)에 구글에 인수된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기사 프로그램입니다. 신경과학 기반 인공지능 기술 회사 딥마인드의 공동 창업자인 데미스 하사비스 CEO가 알파고를 개발했습니다. '알파고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는 딥마인드의 인수 뒤, 구글 엔지니어링 부사장으로 현재 구글의 인공지능 사업 전반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렇게 구글 창립 이전부터 수십 년에 걸쳐 이뤄졌던 인공지능 연구는 이른바 딥마인드의 '딥러닝'과 만났습니다. 그리고 구글 품에 안겼죠. 즉 '알파고'라는 기계를 만들어, 현재 인공지능 분야의 큰 전환점을 마련한 것은 바로 '구글'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구글의 빅데이터와 딥러닝의 합이 '알파고'인 셈입니다.

에릭 슈미트 알파벳(구글 지주회사)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이세돌 9단-알파고 대국 개회 기자간담회에 깜짝 등장해 "이번 대국의 결과와 상관없이 승자는 인류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잘 따지고 보면 조금은 섬뜩합니다.

이세돌-알파고의 대국은 '인간 대 기계'의 대결이 아닌, 인간과 인간의 창조물의 승부여서 결국 '인간 대 인간'이 맞붙는다는 의밉니다. 그런데, 인간의 창조물은 결국 구글의 창조물입니다

<중략>



<중략>

무엇보다, 곧 도래할 기계 시대의 중심에 '구글'이 있습니다. 구글은 지금도, 조금의 쉼없이 전 세계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자들로부터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중략>

구글이 알파고라고 바둑 프로그램 이름을 지은 것도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를 알리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죠. 후발주자는 아무리 뛰어나도, 구글 알파고의 아성을 뛰어넘기에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입니다.

<중략>

이 세상은 우리 인류에게 좋은 세상일까요, 구글에게 좋은 세상일까요. 세기의 대결을 앞둔 지금, 빅 브라더의 도래를 눈앞에 둔 건 아닐까 의문이 들지 말입니다.